미 의회도서관의 ‘참전용사 역사 프로젝트 (Veterans War History Projects)’가 주최한 25일 행사에 토론자로 참석한 한국전쟁 참전용사 커트 리 소령은 한국전쟁을 가장 치열했던 전쟁으로 회고했습니다.
3년 간 계속된 한국전쟁에서 3만 3천7백 명의 미군이 전사한 반면 11년 간 계속된 베트남 전쟁에서는 미군 4만7천 4백 10명이 전사했다는 것입니다.
이를 1년 평균으로 볼 때 베트남 전쟁에서는 4천 2백 명이 전사했지만 한국전쟁에서는 1만 1천 2백 40명이나 전사했다고 리 소령은 말했습니다.
중국계 미국인인 리 소령은 아시아계 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 해병대에 입대해 소령으로 전역했습니다.
리 소령은 한국전쟁 중 가장 많은 미군 전사자가 발생했던 장진호 전투 경험을 묻는 청중들의 질문에 치열했던 당시의 상황을 회고했습니다.
일반 가정의 냉장고에 고기가 냉동되는 온도가 0도인데 그보다 20도나 낮은 영하 20도의 산중에서 14일 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싸워야 했다는 것입니다.
장진호 전투는 지난 1950년 11월 함경남도 개마고원의 장진호에서 미 해병 1사단과 중공군 사이에 벌어졌습니다. 당시 미 해병대가 주축이 된 1만5천 여명의 연합군은 12만 명에 달하는 중공군에게 포위돼 전멸 위기에 몰렸지만 치열한 전투를 펼치면서 후퇴에 성공했습니다.
미 해병 1사단은 당시 자신들보다 무려 10배에 달하는 중공군의 남하를 저지했으며, 엄청난 수의 전사자와 부상자들은 물론 피난민 10만 여명까지 흥남에서 남쪽으로 철수시켰습니다.
리 소령은 현역 미 해병대 대위가 미 전역을 돌며 장진호 전투에 참전했던 노병들을 인터뷰해 만들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기록영화 ‘초신’에도 출연해 당시 상황을 증언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한반도에서의 전쟁 발발 가능성에 대해 토론 참석자들의 견해를 묻는 질문도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방대학교(National Defense University)의 크리스토퍼 영 박사는 60년 전 한국전쟁 당시와 지금은 국제적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전쟁 발발 당시는 냉전의 시작으로, 소련과 중국은 국제사회의 시스템을 시험하기를 열망했지만, 지금은 국제 환경에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영 박사는 중국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현재 어떤 정책을 채택해야 할지 딜레마에 직면해 있고, 마치 종말을 향해 가는듯한 북한 정권은 절박함에서 도발적인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 의회도서관은 어제 (25일) 미국 내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들의 한국전쟁 등 참전 경험과 국방 분야에서 이들의 기여에 대해 논의하는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아시아태평양 문화 유산의 달을 기념해 열린 이번 행사를 유미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