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25일 쿠바 해역에서 발생한 고속정 총격 사건으로 4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했다는 쿠바 측 발표와 관련해, 미국 정부가 자체적인 정보 파악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미 외교 수장인 루비오 장관은 "미국은 자체적인 정보를 원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라면서 “우리는 쿠바 당국의 발표만을 근거로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누가 관련됐는지 직접 파악할 것"이라며 "독자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쿠바 정부는 25일 미국 등록 고속정에 탑승한 10명이 쿠바군을 향해 먼저 발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쿠바 측은 이들이 미국에 거주하는 무장한 쿠바인들로, "테러 목적으로 침투하기 위해" 쿠바 입국을 시도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쿠바 당국은 플로리다 등록 선박이 먼저 총격을 가해 쿠바 장교 한 명이 부상 당했으며 ,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4명을 사살하고 6명에게 부상을 입혔다고 덧붙였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앞서 카리브공동체(CARICOM·카리콤) 정상회의 참석차 세인트키츠 바스테르 공항에 머무는 동안 기자들에게 "공해상에서 이런 총격전이 벌어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쿠바와 관련해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은 매우 오랜만"이라고 말했습니다. 제임스 우스마이어 플로리다주 검찰총장실도 이번 사건에 대한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미 국토안보부와 해안경비대가 공동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25일, 루비오 장관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았으며 백악관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상황이 우리가 우려하는 것만큼 나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쿠바의 동맹인 베네수엘라의 전 독재자 니콜라스 마두로를 체포한 후 미국과 쿠바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마두로 정권이 그동안 쿠바에 석유를 제공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쿠바 정부를 미 국가 안보에 대한 "이례적이고 특별한 위협"으로 규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러시아, 중국과 밀착 행보를 보이는 쿠바를 겨냥해 석유 수송 차단 조치를 시행했으며, 이 지역 내 마약 밀수 근절을 위한 노력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에 석유를 판매하거나 제공하는 모든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이 조치는 베네수엘라산 석유 공급이 끊긴 후 쿠바가 의존해 온 멕시코를 압박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쿠바는 지난 2025년 초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되었다가 현 행정부 들어 다시 올랐습니다. 미국의 석유 차단 조치로 쿠바 내 인도주의적 위기는 더 악화하고 있습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하루 최대 20시간에 달하는 광범위한 정전 사태가 발생해 병원과 학교 등 필수 서비스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 재무부는 25일, 쿠바에 대한 베네수엘라산 석유 판매 제한을 소폭 완화했습니다.
이는 미군의 베네수엘라 급습 이후 쿠바가 고강도 에너지 절약 조치를 시행한 데 따른 것입니다.
루비오 장관은 이번 조치가 정책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쿠바 민간 부문에 대한 판매는 언제나 합법적이었다"라고 일축하며, 쿠바 정부나 군부에는 석유를 판매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 정부에 더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피하기 위해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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