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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침몰’ 선박 조사보고서 제출…“기상 악화로 피항”

북한 화물선 ‘운선7호(UN SON 7)’. 북한 국가해사감독국이 국제해사기구(IMO)에 제출한 사고 조사보고서에 첨부한 사진. 자료=국제해사기구(IMO)
북한 화물선 ‘운선7호(UN SON 7)’. 북한 국가해사감독국이 국제해사기구(IMO)에 제출한 사고 조사보고서에 첨부한 사진. 자료=국제해사기구(IMO)

북한이 지난해 12월 중국 저장성 저우산 인근에서 침몰한 화물선 사고와 관련해 기상 악화를 피해 피항했다가 중국 어선과 충돌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출발지에서 약 1천km 떨어진 저우산까지 이동해 이틀간 머문 이유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지난해 12월 중국 해역에서 침몰한 화물선 ‘운선7호(UN SON 7)’의 자체 사고 조사 결과를 국제해사기구(IMO)에 제출했습니다.

IMO 해양사고 자료에 따르면 북한 국가해사감독국은 지난달 27일자로 운선7호 사고 조사보고서를 등록하고, 사고 경위와 원인, 당시 운항 상황 등을 상세히 보고했습니다.

북한이 국제해사기구(IMO)에 제출한 운선7호 사고 조사보고서. 자료=국제해사기구(IMO)
북한이 국제해사기구(IMO)에 제출한 운선7호 사고 조사보고서. 자료=국제해사기구(IMO)

앞서 VOA는 지난 6월 중국 저장성 저우산시 동쪽 13해리 해상에서 석탄을 가득 실은 북한 화물선 운선7호가 지난해 12월 중국 어선과 충돌해 침몰한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당시 운선7호는 남포항을 출항해 동해안의 청진항으로 향한다고 신고했지만, 통상적인 항로에서 크게 벗어난 중국 저우산 인근 해상에서 사고를 당하면서, 북한의 실제 목적지가 청진항이 아니었을 가능성을 제기했었습니다.

특히 사고 해역이 북한산 석탄의 선박 간 환적, 즉 선박에서 다른 선박으로 석탄을 옮기는 활동이 이뤄져 온 곳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항로 이탈의 배경에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사고 발생 약 8개월 반 만에 당시 사고에 대한 상세 조사 결과를 내놓은 겁니다.

북한의 보고서에는 청진을 목적지로 했던 운선7호가 저우산으로 향한 구체적인 사유가 담겨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운선7호는 지난해 12월 9일 석탄 4천600t 이상을 싣고 남포항을 출항했습니다. 그러나 청진항으로 향하던 이 선박은 12일 기상 악화를 피하기 위해 항로를 변경했습니다.

운선 7호 선장이 기상 예보 확인 후 중국 저장성 저우산 해안으로 피항하도록 지시했고, 이날 오후 6시 저우산 동쪽 13해리 해상에 닻을 내렸다는 설명입니다.

이어 이틀 뒤인 12월 14일 밤, 정박해 있던 운선7호에 중국 어선 ‘저산위 00168호’가 접근해 충돌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북한 화물선 운선7호와 충돌한 저산위 00168호. 북한 국가해사감독국이 국제해사기구(IMO)에 첨부한 사진. 자료=국제해사기구(IMO)
북한 화물선 운선7호와 충돌한 저산위 00168호. 북한 국가해사감독국이 국제해사기구(IMO)에 첨부한 사진. 자료=국제해사기구(IMO)

종합하면, 운선7호가 저우산 인근에 있었던 것은 석탄 환적 등 다른 목적이 아니라 기상 악화에 따른 피항이었다는 해명입니다.

그러나 이같은 북한의 설명은 여전히 의문을 남깁니다.

운선7호가 출항한 남포에서 저우산까지는 약 1천km 떨어져 있습니다. 기상 악화를 피해 이동했다면 굳이 이렇게 먼 거리에 있는 중국 연안까지 내려가야 했는지 의문입니다.

사고가 발생한 저우산 해역은 북한 서해와 동해를 오가는 일반적인 북한내 항로에서 크게 벗어난 곳입니다. 저우산은 북한 남포에서 약 990km, 제주도 남쪽 해상에서 약 400km 떨어져 있습니다.

특히 해당 항로에는 저우산보다 가까운 중국의 다른 연안 항구와 도시들이 있습니다.

또 운선7호는 12월 12일 오후 저우산 인근에 닻을 내린 뒤 사고가 발생한 14일까지 약 이틀간 머물렀습니다.

청진으로 향하던 선박이 기상 악화를 피하기 위해 이처럼 먼 거리의 중국 연안까지 이동해, 오랜 시간 머문 것이 일반적인 피항 방식인지 의문입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에서 활동했던 수에 슈지 전 위원은 8일 VOA에 “(운선7호가) 침몰한 해역이 그동안 STS(선박간 환적)이 이뤄져 온 해역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동일한 (환적) 활동을 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석탄 수출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이며, 최근에도 북한의 관련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저우산 일대는 과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과 각국 정부에 의해 북한 선박들의 석탄 환적과 제재 회피 활동이 이뤄지는 주요 해역으로 지목돼 왔습니다.

수에 전 위원은 운선7호가 지난 2023년 9월 전문가패널 보고서에서 북한이 2021년부터 2023년 사이 조달한 화물선 32척 가운데 한 척과 IMO 번호가 일치하는 선박이라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현재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중고 선박 구매가 금지돼 있지만, 북한은 최근 몇 년간 선박 구매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한편 북한은 이번 보고서에서 운선7호가 충돌 30분 만에 침몰했지만, 중국 어선이 북한 선원 14명을 모두 구조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확인했습니다.

아울러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중국 어선 선장이 레이더 감시를 제대로 하지 않은 점을 지목했습니다. 다만 운선7호 측 당직 항해사 역시 충돌 위험을 충분히 판단하지 못했고, 중국 어선에 빛 신호만 보내고 음향신호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인정했습니다.

북한은 이번 사고 조사가 운선7호 선원들의 진술만을 토대로 이뤄졌으며, 중국 어선에 관한 정보 역시 운선7호 선원들이 제공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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