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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북한-이란 군사협력 5] 핵자료 교환·핵심 인사 방북…전쟁 뒤 핵 협력 가능성 ‘다소 높아져’

지난 2021년 4월 이란 국영 방송(IRIB)이 공개한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 시설. 나탄즈는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322km 떨어진 지역이다.
지난 2021년 4월 이란 국영 방송(IRIB)이 공개한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 시설. 나탄즈는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322km 떨어진 지역이다.

북한과 이란 사이에서는 핵자료 교환과 핵심 인사 방북 정황이 제시됐고, 일부 전문가들은 과학 인력·정보 교환 등 제한적 핵 협력이 있었다고 평가합니다. 직접적인 핵무기 기술 이전을 입증할 공개 물증은 제한적이지만, 오랜 미사일 협력과 북한계 샤하브-3의 핵탄두 운반 연구는 핵 협력 가능성이 계속 주목받는 배경입니다. 두 차례 전쟁 뒤 양국의 핵 협력 가능성이 과거보다 다소 높아졌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핵 소프트웨어·자료 교환 ‘모두 교차 확인’”

북한과 이란의 핵 협력을 뒷받침하는 가장 구체적인 정황은 핵 관련 계산 소프트웨어와 자료 교환입니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은 2011년 서방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그해 봄 이란에 MCNPX 2.6.0 소프트웨어를 제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대표단이 2월 이란을 방문해 국방부 직원 20명에게 사용법을 교육했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미국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가 개발한 MCNPX는 입자의 이동과 상호작용을 모의 계산하는 프로그램으로, 민간용뿐 아니라 핵무기 개발에도 쓰일 수 있어 미국의 수출통제를 받습니다.

이 사안을 2021년 저서 ‘이란의 위험한 핵무기 추구’(Iran’s Perilous Pursuit of Nuclear Weapons)에서 다룬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VOA에 “책에 공개한 내용은 모두 교차 확인됐으며, 이후에도 이 평가를 바꿀 만한 것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교환된 내용은 북한이 2006년 한 차례 핵실험만으로 얻을 수 있었던 수준을 넘어섰다”며 “북한이 러시아나 중국 같은 핵보유국에서 관련 자료를 확보했음을 시사하고, 더 많은 내용이 교환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 과학국제안보연구소 소장] “[…] all that I published was corroborated. Nothing has changed since that assessment. I would emphasize that the exchange involved more than what NK could have learned from its one test in 2006, implying that NK got this data from a nuclear weapon state, such as Russia or China. There may have been more exchanged.”

이란은 당시 서방이 제기한 핵무기 개발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과학 인력·정보 교환…‘핵 분야서 분명 일부 협력’”

앤서니 셀소 앤젤로주립대 안보학·형사사법학과 교수는 “북한과 이란은 과학 인력과 정보를 교환하며 핵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면서도 “러시아가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앤서니 셀소 / 앤젤로주립대 안보학·형사사법학과 교수] “The two countries cooperate on nuclear issues with the exchange of scientific personnel and information. Though I suspect Russia has been more influential.”

윌리엄 뉴컴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전문가패널 위원도 “핵무기 분야에서 분명 일부 협력이 있었다”면서도 “그 규모와 효과는 가늠하기 어렵고 논쟁도 치열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반복적으로 핵 확산에 관여해 온 나라라는 점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윌리엄 뉴컴 /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전문가패널 위원] “The extent of cooperation in nuclear WMD is difficult to gauge […] obviously some has taken place but how much and to what effect is often a heated debate. It is very important to keep in mind that North Korea is a serial nuclear proliferator.”

브루스 벡톨 앤젤로주립대 교수도 실제 협력 가능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북한이 나탄즈와 이스파한 지하 핵시설 건설을 지원했다고 보는 그는 “핵 프로그램의 다른 부분에서 돕지 않았다면 오히려 놀라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공개된 근거는 단편적 정황이며 결정적 물증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브루스 벡톨 / 앤젤로주립대 교수] “There is nothing but anecdotal evidence that North Korea has actually assisted in building Iran's nuclear weaponization program. But where there is smoke there is usually fire. […] It would be surprising if the North Koreans did not assist Iran in other aspects of their program. But there is no smoking gun.”

양국은 2012년 9월 공동 연구와 연구진·학생 교류, 공동 실험실 설립 등을 담은 과학기술 협력 협정도 체결했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 담당 사무차장은 “협정의 범위가 넓어 핵 분야라고 명시하지 않고도 관련 협력을 촉진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 전 국제원자력기구 안전조치 담당 사무차장] “Given its broad scope, the agreement could potentially facilitate nuclear-related cooperation without explicitly identifying it as such.”

지난 2018년 4월 30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국방부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 핵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의 사진이 띄워진 화면을 가리키고 있다.
지난 2018년 4월 30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국방부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 핵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의 사진이 띄워진 화면을 가리키고 있다.

“파크리자데 방북 정황…핵실험 참관설도”

이란의 과거 핵무기 개발 계획을 이끈 것으로 지목된 모센 파크리자데의 방북 정황도 제시됐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파크리자데와 같은 핵심 인물의 방북은 확인됐다”며 “방문 당시와 전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양국 핵 협력 정황 전반에 대해 “인적 이동은 확인할 수 있고 설계 공유의 단서도 찾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 과학국제안보연구소 소장] “Visits of key people like Mohsen Fakhrizadeh to NK before his death in 2020 are substantiated but not what may have happened when he visited or before or after this visit. […] Physical movements can be confirmed, hints of design sharing can be found […].”

파크리자데가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을 참관했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공개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북한계 샤하브-3으로 핵탄두 운반 연구”

양국의 오랜 탄도미사일 협력은 핵 협력 가능성이 계속 주목받는 또 다른 배경입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이란은 북한 노동 미사일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샤하브-3 등 탄도미사일 기술을 북한에서 확보했다”며 “아마드 계획은 2003년 말까지 핵탄두 운반에 쓰일 수 있는 샤하브-3 재진입체 설계를 개발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 전 국제원자력기구 안전조치 담당 사무차장] “Iran obtained ballistic missile technology from North Korea, including the Shahab-3 missile, which is closely related to the North Korean Nodong missile. Until the end of 2003, Iran’s AMAD program appears to have been developing a Shahab-3 re-entry vehicle design that was potentially suitable for delivering a nuclear payload.”

지난 2022년 4월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알쿠드의 날' 군중 집회에 샤하브-3 탄도미사사일이 세워져있다.
지난 2022년 4월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알쿠드의 날' 군중 집회에 샤하브-3 탄도미사사일이 세워져있다.

“협력했다면 전문가·설계·자료”

핵자료 교환 내용이 교차 확인됐다는 평가와 핵심 인사의 방북 정황, 설계 공유의 단서가 제시됐지만, 북한이 이란의 핵무기화를 직접 지원했음을 보여주는 공개 물증은 제한적입니다.

게리 세이모어 브랜다이스대 크라운중동연구센터 소장은 “2013년까지 미 정부에서 근무하며 무기화 기술과 소프트웨어, 핵실험 자료, 장비·인력 등 북한의 대이란 핵무기 지원에 관한 정보 보고를 본 적이 없다”며 “내가 아는 한 이란 핵문서에도 북한의 관여를 보여주는 내용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 브랜다이스대 크라운중동연구센터 소장] “During my government service (which ended in 2013), I didn't see any intelligence reports of North Korean nuclear weapons assistance to Iran, including weaponization know-how, software, nuclear-test data, equipment, or personnel, etc. […] As far as I know, there is nothing in the Iranian nuclear archives to indicate North Korean involvement.”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도 “북한이 이란에 핵 기술을 제공했다는 신뢰할 만한 증거를 알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반 밴 디펜 /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 “I am not aware of any credible evidence of North Korean provision of nuclear technology to Iran.”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공개적으로 문서화된 탄도미사일 개발 협력과 달리, 북한이 이란에 핵무기 기술을 이전했음을 뒷받침할 검증된 증거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 전 국제원자력기구 안전조치 담당 사무차장] “Unlike the publicly documented cooperation on ballistic missile development, there is no such available corroborated evidence demonstrating that North Korea has transferred nuclear weapons technology to Iran.”

올브라이트 소장은 협력이 있었다면 “핵무기 전문가의 지원이나 핵무기 또는 부품 설계, 핵무기 관련 민감한 실험자료, 중성자 발생장치처럼 제작이 어려운 소형 핵무기 부품에 국한됐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핵분열성 물질이나 완성 핵무기까지 포함됐을 가능성은 낮으며, 그 정도의 협력이 있었다면 탐지됐어야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 과학국제안보연구소 소장] “The cooperation could be limited to the help of a nuclear weapons expert, nuclear weapon or component designs, nuclear weapons sensitive experimental data, or small, difficult to make nuclear weapons components like neutron initiators. The cooperation is unlikely to have involved fissile material or actual weapons; that level of cooperation should have been detected.”

“북한·이란 핵 검증 공백”

공개된 물증이 제한적이라고 해서 곧바로 협력이 없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양국 핵 프로그램 모두 국제 검증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이 넓기 때문입니다.

IAEA는 2009년 4월 사찰단 철수 이후 공개 자료와 위성사진 등으로 북한 핵 프로그램을 추적해 왔습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IAEA는 이후 북한의 핵물질 신고를 받거나 검증 결과를 북한 당국자들과 논의하지 못했다”며 “따라서 분기별·연례 보고서가 북한 핵 프로그램의 모든 측면을 반영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 전 국제원자력기구 안전조치 담당 사무차장] “[…] the IAEA has not been able after 2009 to receive nuclear material declarations from the DPRK or discuss its verification findings with the North Korean officials. As a result […] its quarterly and annual reports are unlikely to reflect all aspects of North Korea’s nuclear program.”

이란에서도 2025년 6월 공격받은 신고 핵시설에 대한 IAEA의 접근이 중단됐습니다. IAEA는 지난 6월 이들 시설에 거의 1년간 접근하지 못했으며, 60%까지 농축된 우라늄 약 440kg도 공격 이후 검증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24년 11월 15일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왼쪽 두 번째)이 이란 나탄즈의 핵농축 시설을 방문했다. 왼쪽은 카젬 가리브 아바디 이란 외무부 차관. 이란 원자력청이 제공한 사진이다.
지난 2024년 11월 15일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왼쪽 두 번째)이 이란 나탄즈의 핵농축 시설을 방문했다. 왼쪽은 카젬 가리브 아바디 이란 외무부 차관. 이란 원자력청이 제공한 사진이다.

“두 차례 전쟁 뒤 협력 가능성 ‘다소 높아져’”

짐 월시 매사추세츠공대(MIT) 안보연구프로그램 선임연구원은 개별 접촉이나 기술 교류보다 이란 지도부가 핵무장을 결정했는지, 이를 실행할 “구조화된 프로그램”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라고 봤습니다.

그는 “당시 이란이 핵무기 획득을 결정하지 않았다는 것은 충분한 근거가 있는 결론”이라며 “농축을 통해 핵 역량을 갖추려 했지만 핵무장의 선을 넘기로 결정하지 않았고, 그런 결정 없이는 북한의 도움을 구할 필요나 유인도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짐 월시 / MIT 안보연구프로그램 선임연구원] “The more important question when evaluating a state's nuclear weapons effort is: Is there a political decision by the leadership to pursue nuclear weapons […] is there a structured program? […] Do I think that Iran had made the decision to acquire nuclear weapons during this period? No, and that is a well-supported conclusion. […] They had decided to give themselves a capability through enrichment, but they had not made a decision to cross the line. And in the absence of that decision, there's no real need or incentive.”

IAEA는 2011년 이란이 2003년 말 이전 구조화된 프로그램 아래 핵폭발장치 개발 관련 활동을 했다고 평가했지만, 2015년 최종 평가에서는 이 활동이 실현 가능성 검토와 과학 연구, 일부 관련 기술·역량 확보 단계를 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란은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 목적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이후 이스라엘과 미국은 2025년 6월 이란 핵시설을 공격했고, 올해 2월 28일 다시 이란을 공격하면서 전쟁이 재개됐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핵무기 획득을 막고 핵·미사일 위협을 제거하는 것이 미국의 작전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월시 연구원은 “지난 1년 사이 이란을 상대로 두 차례 전쟁이 벌어지고 핵시설까지 공격받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며 “이런 공격이 이란의 ‘폭탄 결정’을 유도해 핵무기를 추구하도록 만들 실질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짐 월시 / MIT 안보연구프로그램 선임연구원] “Now, have things changed? They have changed. […] With two wars against Iran in the past year, with attacks on its nuclear facilities, there are people like me who study nuclear weapons programs, who fear that this attack will induce the bomb decision […] So there's a real risk that […] Iran will make a decision to pursue a nuclear weapon.”

다만 이란이 실제로 북한의 도움을 필요로 할지는 불확실하다고 봤습니다. 일단 고농축우라늄 생산 능력을 확보하면 무기화는 핵물질 생산만큼 큰 기술적 난제가 아니며, 이란은 억지력에 필요한 중거리 탄도미사일도 이미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또 월시 연구원은 이란이 자신을 북한과 같은 유형의 국가로 보지 않는 점과 대북 거래의 위험성, 북한의 러시아 동맹 집중을 협력의 제약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그럼에도 월시 연구원은 “두 차례 공격 이후 핵 관련 협력 가능성은 다소 높아졌다”며 “이전과 달리 적어도 한쪽이 관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짐 월시 / MIT 안보연구프로그램 선임연구원] “With the two attacks on Iran, the chances are somewhat higher because at least one of the parties may be interested, and before, that wasn't true.”

핵자료 교환과 핵심 인사 방북 정황, 북한계 미사일을 이용한 핵탄두 운반 연구가 제시된 가운데, 두 차례 전쟁이 이란의 핵 셈법과 북한과의 협력 가능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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