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중국 등 제3국 회사를 활용해 선박을 운영해 온 관행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과 홍콩, 마셜제도 회사들이 북한 선박의 ‘등록 소유주’로 확인됐는데, 유엔 제재를 우회하기 위한 것인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선박이 중국 회사에 의해 대리 운영되는 정황이 국제해사기구(IMO)의 공식 자료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VOA가 IMO의 선박정보 시스템인 국제통합해운정보시스템(GISIS) 자료를 확인한 결과, 중국과 홍콩, 마셜제도 등에 근거지를 둔 회사가 최근 북한 선박 3척의 ‘등록 소유주(Registered owner)’로 등재됐습니다.
선박의 국적은 모두 북한으로 돼 있지만, 등록 소유주가 북한이 아닌 제3국 회사로 기재돼 있는 겁니다.
IMO 자료에 따르면 문제의 선박 중 한 척인 ‘미래 1호’는 등록 소유주가 중국 회사 ‘단둥 린훙 휴먼 스트렝스’로 기재됐습니다.
이 회사는 ‘등록 국적’이 중국으로 표기됐는데, 회사 주소 칸에는 중국 내 주소가 아닌 “북한 남포시 항구구역 문화동의 ‘코리아 남산 쉬핑’을 대리한다(C/O, care of)”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선박 업계에선 ‘대리점’ 형태의 선박 회사들이 실제 소유주를 대신해 제3국에서 선박 관련 업무를 처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박의 실제 선주는 북한에 있지만, 해당 선박이 해외 항구에 입출항하며 발생하는 각종 서류 작업이나 유류 공급, 선박 내 물품 보급 등 관리를 이들 회사가 ‘등록 소유주’ 자격으로 대행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 선박에 중국 국적의 ‘등록 소유주’가 생겼다는 건 중국 대리점이 해당 북한 선박의 운영과 관리에 관여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 같은 운영 방식은 대북제재 위반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016년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2270호는 북한 선박에 대한 소유와 임대, 운항은 물론 선급 혹은 관련 서비스 제공 행위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선박은 ‘부성 5호’입니다.
부성 5호의 등록 소유주는 ‘파나시아 쉬핑’, 이 회사의 국적은 마셜제도입니다. 그런데 회사 주소란에는 “북한 평양시 선교구역 강안2동의 ‘부성 쉬핑’을 대리한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습니다.
‘금운산 8호’도 외국 회사가 등록 소유주로 기재된 경우입니다.
현재 IMO 자료에서 금운산 8호의 등록 소유주는 홍콩 회사 ‘빅 럭 트레이딩’으로 나타납니다. 다만 앞선 두 사례와 달리, 홍콩 상업용 건물이 회사의 주소로 적혔습니다.
물론 북한 선박을 직접 운영하는 경우인 만큼, 이 역시도 대북제재 위반입니다.
앞서 VOA는 지난 2024년 IMO 자료를 분석해 북한 선박 19척의 등록 소유주가 ‘중국 회사’로 기재됐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번 사례를 포함하면 중국 등 제3국 회사가 북한 선박의 운영에 관여하는 사례는 더 늘어난 것으로 분석됩니다.
선박 업계 전문가들은 북한이 제3국 회사를 활용하는 이런 방식을 ‘편의치적’과 유사한 구조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현지에서 화물 운임을 받기 위해선 현지 법인 명의의 은행 계좌가 필요한데, 북한은 이를 대신해 줄 수 있는 제3국 회사를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금은 활동을 중단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제3국 회사의 북한 선박 ‘대리 운영’이 급증한 2023년 VOA에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는 선박 등록을 포함해 북한 선박에 대한 서비스 제공을 금지하고 있다”며 관련 행위가 제재 위반이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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