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들이 미국이 기부한 신종 코로나 백신 접종 혜택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고 미군 기관지가 보도했습니다. 미국은 한국에 100만회 분량의 백신을 기부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전합니다.
미군 기관지 ‘성조지’가 4일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들, 기지 밖 백신 부족 상황 속에서 신종 코로나 백신 접종 혜택에 큰 만족’ 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들의 백신 접종 상황을 전했습니다.
성조지는 먼저 현재 한국 내 백신 부족 상황을 소개했습니다.
한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초기의 방역 성과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18개월이 지난 지금은 빠른 시일 내에 백신을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한국 질병관리청의 최신 통계를 인용해 전 인구의 39%만 1차 백신 접종을 받았으며,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인구는 전체의 14%에 불과하다고 전했습니다.
성조지 “미국, 백신 100만회 분 한국에 기부…한국인 근로자 작년말부터 접종 시작”
성조지는 지금까지 미국이 65개국에 1억 1천200만회 분량의 백신을 기부했고, 이 가운데 약 100만회 분을 한국에 보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주한미군은 약 1만 2천500여명의 한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고, 미군과의 접촉 빈도에 따라 지난해 12월부터 이들에게 백신이 제공되기 시작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달 들어 대부분의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백신 혜택이 돌아갔다며, 주한미군이 이들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추적하고 있지 않지만 민간인을 포함해 전체 주한미군 관계자의 80%가 접종을 완료한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평택 캠프 험프리즈 기지에서 일하는 익명의 60세 한국인 근로자는 성조지와의 인터뷰에서 “곧바로 접종을 신청했고, 첫 번째 주사는 이미 4월에 맞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매우 기분이 좋고 감사하다”며, “이곳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한국인 근로자들은 접종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캠프 험프리즈 기지에서 행정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또 다른 한국인 근로자는 “한국 정부의 백신 접종 계획은 이미 4월 경부터 상당히 지연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기부한 백신의 혜택을 받을 대상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한국인 근로자들이 매우 기뻐했다”고 전했습니다.
주한미군의 수송 업무에 관여하고 있는 익명의 한국인 근로자는 “현재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당장 백신 접종이 가능하지 않는 상황을 고려하면 미국이 기부한 백신 혜택은 놓칠 수 없는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손지오 주한미군 한국인노조 사무국장은 성조지에 “조합원들은 미군이 준 혜택에 매우 감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예정보다 빠르게 접종할 수 있다는 점에 많은 한국인 종사자들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주한미군과 어려운 시기를 함께 헤쳐 나간 만큼 이번에도 함께 극복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블링컨 국무장관 “백신은 무료…어떤 경제적, 정치적 의도 없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5일 베트남, 라오스, 태국 등 메콩강 유역 인근 국가와의 협력을 강조한 성명을 공개하면서 백신 외교의 성과를 부각시켰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지금까지 미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메콩강 일대 국가들에 약 8천 500만회 분량의 백신을 기부했고 6천만 달러의 금전적 지원을 제공했다고 소개했습니다.
특히 미국이 기부하는 백신은 어떤 금전적 대가나 정치적, 경제적 목적이 없다며, 계속 현지 보건당국들과 긴밀한 공조 아래 바이러스 확산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