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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 정책차관 "대북정책 단기 목표는 한반도 실질적 긴장 완화"


미국 워싱턴의 국방부 건물.
미국 워싱턴의 국방부 건물.

바이든 행정부 대북정책의 단기 목표는 한반도의 실질적인 긴장 완화라고, 미 국방부 고위 관리가 밝혔습니다. 이 관리는 또 미국은 앞으로 핵무기의 역할을 줄이면서도 한국과 일본 등 동맹을 안심시킬 수 있는 정책을 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콜린 칼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23일 조 바이든 행정부 대북정책의 장기적 목표는 비핵화이지만 단기적으로는 한반도의 긴장을 실질적으로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칼 차관] “We've maintained the long term objective of denuclearization but also a near term objective of practical steps to reduce tensions and the threat that North Korea poses to us, all of that doing in lockstep with the South Koreans and with Japan. So, we want to make sure that our declaratory policy is helping us achieve our Non Proliferation and arms control objectives”

칼 차관은 이날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이 주최한 핵 정책회의 기조연설에서 미국의 핵정책 전반에 대해 설명하는 가운데 이같이 말했습니다.

콜린 칼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좌측) 은 23일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이 핵안보를 주제로 연 화상회의에 참석해 바이든 행정부의 향후 핵정책 기조의 방향성에 대해 밝혔다. (화면캡처)
콜린 칼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좌측) 은 23일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이 핵안보를 주제로 연 화상회의에 참석해 바이든 행정부의 향후 핵정책 기조의 방향성에 대해 밝혔다. (화면캡처)

칼 차관은 미국은 이같은 목표를 한국과 일본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달성하려 한다고 밝혔습니다.

칼 차관은 이어 북한의 비핵화 협상 복귀를 위해 어떤 체제 안전보장을 제안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공은 북한으로 넘어간 상태”라고 답변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의 협상은 대화를 위한 대화여서는 안 되며 핵과 미사일, 보다 넓은 의미에서는 대량살상무기 축소 등 한반도 긴장 완화를 겨냥한 실질적인 조치가 목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칼 차관] “We 're open to dialogue with us but it can't be dialogue for dialogue sake. It needs to be aimed towards practical measures to reduce, reduce tensions on the Korean peninsula, and, you know, make practical reductions in the nuclear and missile threat and broader WMD threat…”

칼 차관 “통합된 억제력 고려해 핵무기 역할 축소할 것”

칼 차관은 이날 연설에서 앞으로 억제력 측면에서 핵무기의 역할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는 미국 정부의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녹취: 칼 차관] “The Biden administration in the interim national security strategic guidance did say that we were inclined to look for a way to reduce the role of nuclear weapons in our national security strategy but really what that means is, to narrow the scope of the role of nuclear weapons around those threats that nuclear weapons actually address”

칼 차관은 “바이든 행정부의 공개 핵정책 선언은 대통령이 최종 결정할 사안이기 때문에 예단하지 않겠다”면서도 전체적인 정책 기조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공개 핵정책 선언(Nuclear Declaratory Policy)이란 미 행정부가 대외에 발신하는 핵 억제전략을 말합니다.

냉전 시절 미국 정부가 소련의 핵 공격 시 핵 보복을 통해 상대국을 완전 소멸시키겠다고 공개 선언한 상호확증파괴(MAD)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칼 차관은 핵무기가 존재론적 위협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억제 수단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핵 전면전보다 낮은 단계의 갈등 상황에서 어떻게 핵무기를 활용할지에 대해서는 상당히 모호하고, 사람마다 견해가 나뉜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우주와 사이버 등 고도로 진화하는 재래식 영역에서는 핵무기가 모든 문제의 해답이 될 수 없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핵무기 역할을 축소하되 핵 이외 다른 영역에서도 억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칼 차관은 통합된 억제력으로 불리는 이 같은 새로운 접근법을 내년 초 발표할 예정인 핵 태세 검토(NPR) 보고서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공개 핵정책 선언, 적성국-동맹 셈법 반영”

“쿼드 기반 아시아판 핵기회그룹 창설은 시기상조”

칼 차관은 또 이전 행정부와 다를 수도 있는 미국의 공개 핵정책 선언 기조가 적성국뿐 아니라 동맹 또는 우방국에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영향에도 유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선 적성국들이 변화를 오판해 우발적 갈등 확산으로 이어질 위험성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동맹국의 셈법도 확장억제력 측면에서 검토할 것이라며, 북한의 위협을 대표적 사례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의 미 본토 공격뿐 아니라 한국에 대한 공격으로부터도 억제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칼 차관] “It's not just you know we're not just trying to deter North Korea from attacking the American homeland. We also wanted to turn North Korea from attacking South Korea. We want to deter China from attacking Japan, we want to deter Russia from invading the Baltics…We want to make sure that our declaratory policy is then as we crafted that were in close consultation with our allies, but also that it's something that ensures that our deterrence commitments to them are seen as credible”

이런 기조는 중국의 일본 공격과 러시아의 발칸반도 침공에도 해당되며, 바이든 행정부의 공개 핵정책 선언 검토 과정에서 미국의 확장억제력 노력의 신뢰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동맹과 긴밀히 공조해 나가겠다는 겁니다.

한편 칼 차관은 미국, 일본, 호주, 인도가 참여하는 `쿼드’가 앞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처럼 핵정책을 공유할 수 있는 상설 동맹기구로 발전할 수 있을지 묻는 질문에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답변했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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