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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FP "북한 국경개방·직원복귀 희망"…미 대북단체들 "현 상황 우려, 활동 재개 준비"


FAO/WFP 조사팀이 지난 2019년 4월 북한 황해북도 은파군에서 식량 안보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WFP/James Belgrave.
FAO/WFP 조사팀이 지난 2019년 4월 북한 황해북도 은파군에서 식량 안보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WFP/James Belgrave.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장기 폐쇄된 북-중 국경이 다시 열려 철수한 직원들이 복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대북 지원단체들은 현 상황에 좌절하고 있다면서도 활동 재개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차단을 이유로 국경을 전면 봉쇄한 지 17개월이 지났습니다.

평양 주재 외국 대사관들은 국경봉쇄와 함께 엄격한 이동 제한 등으로 정상적인 공관 운영이 어려워지자 대부분 철수했고, 인도주의 지원을 위해 남아 있던 유엔 관계자도 몇 달 전 모두 떠났습니다. 지난 3월 19일, 유엔 대변인의 브리핑 내용입니다.

[녹취: 두자릭 대변인] “The strict COVID-prevention measures have impacted humanitarian operations in the DPRK, causing reduced operational capacity, stock out of essential humanitarian supplies, and delay of the delivery of humanitarian programs.”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현지에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세계식량계획(WFP) 직원들이 철수한 사실을 확인하며, 북한의 엄격한 코로나 방역 조치가 현지 인도주의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세계식량계획(WFP)의 스티브 타라벨라 대변인은 9일 VOA에, 북한 정부의 코로나 관련 입국 제한에도 불구하고 WFP 평양사무소는 여전히 열려 있고 직원은 계속 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타라벨라 대변인은 평양사무소에 북한 직원이 상주하고 있고, 해외 직원은 현지에서 철수했지만 원격근무하며 WFP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WFP 대변인] “Despite COVID-related entry restrictions imposed by the govt of DPRK, WFP’s office in DPRK remains open and staff continue to work. While international staff are away, WFP functions have been carried out by national staff in Pyongyang and by international staff working remotely. Since the beginning of 2020, yes, WFP has faced obstacles delivering food aid and bringing supplies into DPRK due to the COVID-19 containment measures -- just like we have experienced elsewhere. But despite this, in 2020, our food and nutrition assistance reached nearly 730,000 people, including vulnerable women and children. This was done through the collective efforts of our staff both inside and outside the country. We hope the border will re-open soon so that other staff can return and we can bring supplies in.”

타라벨라 대변인은 지난해 초부터 코로나 봉쇄 조치로 북한에 식량을 제공하고 물품을 반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현지와 해외 직원들과의 협력을 통해 지난해 여성과 어린이 등 취약계층 약 73만 명에 식량과 영양 지원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타라벨라 대변인은 북한 국경이 다시 열려 직원들이 복귀하고 물품이 들어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인도주의 활동을 했던 미국 내 민간단체들은 국제기구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민간단체의 대북 활동을 지원하는 전미북한위원회(NCNK) 대니얼 워츠 국장은 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당국의 국경봉쇄 조치로 인도주의 활동 중단이 장기화하면서 관련 단체들의 좌절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신의주 압록강변에서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식량을 분배하고 있다. 강 건너 중국 단둥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자료사진)
북한 신의주 압록강변에서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식량을 분배하고 있다. 강 건너 중국 단둥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자료사진)

특히 워츠 국장은 최근 북한 안팎에서 제기된 식량난 외에 북한 내 결핵 상황이 악화됐을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녹취: 워츠 국장] “Top of the food crisis, I should add that it's likely that the tuberculosis situation in North Korea has gotten worse over the past year as well. It's likely that North Korea has run out of stockpiles of frontline TB drugs, as well as drugs to treat multiple drug-resistant tuberculosis sometime in the past year…”

일반 결핵치료제와 치료제에 내성이 있는 다제내성 결핵치료제 비축분이 고갈됐을 가능성이 크며, 이로 인해 치료를 완료하지 못할 경우 다제내성 결핵환자가 더욱 증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결핵 확산과 함께 식량 부족으로 인한 영양결핍 인구가 증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조합”이라고 워츠 국장은 말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기준 북한의 결핵환자 수를 13만1천여 명, 다제내성 결핵환자는 5천200명으로 추산한 바 있습니다.

북한 내 농장을 지원했던 미국친우봉사회 대니얼 재스퍼 워싱턴지부장도 국경이 다시 열리기 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재스퍼 지부장] “it's difficult to speak to what's happening inside the country. So we're sort of waiting for the borders to reopen and we're prepared to reengage our partners. We really do look to our partners to identify their needs. At this point, our concerns are with mainly US government regulations where we're sort of waiting for the borders to reopen.”

자신들은 북한 파트너들과 다시 협력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특히 북한 파트너들이 그들의 필요가 무엇인지 알려 오기를 기대한다는 겁니다.

재스퍼 지부장은 대북 활동과 관련한 미국 정부의 규제도 주요 우려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재스퍼 지부장은 미국친우봉사회의 현지 활동이 2019년 이후 중단됐다며, 자신들의 지원 프로그램이 계속됐다면 모내기 등 내년 봄철 농사에 필수적인 물자와 장비를 이번 가을에 운송하기 위해 지금쯤 준비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미북한위원회의 워츠 국장은 많은 인도주의 단체들이 현 상황에 대해 좌절하고 있지만 북한 파트너들과 계속 소통을 유지하면서 최대한 현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인도주의 단체들이 북한에서의 활동 재개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워츠 국장] “I think that it's important that humanitarian organizations stay prepared for a resumption of their work in North Korea because when the border does reopen, it's likely that there will be the significant need and it needs to be addressed as quickly as possible.

국경이 다시 열리면 상당한 인도주의적 요구와 함께 최대한 빠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인도주의 단체들이 여러 비상 상황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미국 정부와 유엔 안보리 제재위원회도 필요한 제재 면제를 용이하게 해 지원단체들이 최대한 빨리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워츠 국장은 그러나 국경이 열리더라도 현지에서 인도주의 활동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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