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던 원산갈마 해안관광 지구가 개장 목표일 8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완공 소식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들은 북한 체제의 근본적인 모순을 지적하며, 북한이 끝내지 못한 건설 프로젝트가 많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원산갈마 해안관광 지구를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대규모 관광단지가 어느 정도 완성된 형태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번듯한 고층 건물들이 약 5.5km에 걸친 해안가를 따라 세워졌고, 건물 주변 도로들은 조경까지 끝낸 모습입니다.
그러나 위성사진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인 곳들이 발견됩니다.
건물 옥상 부위에 아직 철골 구조물이 시멘트 등으로 덮이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거나, 외벽 공사가 절반만 마무리된 듯, 기존 공사가 마무리된 곳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곳도 있습니다.
여기에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해까지 크게 늘렸던 가구 수입이 최근 몇 개월간 이뤄지지 않는 등의 이유로 미뤄볼 때, 내부 공사 또한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를 종합해 보면 원산갈마 해안관광 지구의 최종 완공까진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북한이 이 관광지구에 대한 공사를 마무리하기로 한 시점은 2019년 10월입니다. 그러나 이후 김정은 위원장은 완공 시한을 6개월 늘어난 올해 4월15일로 연기한 바 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속도전으로 건설하지 말고 공사기간을 6개월간 더 연장하여 다음해 태양절까지 완벽하게 내놓자고…”
그러나 이후 8개월이 지난 현 시점까지 관광 지구의 개장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는 겁니다.
북한이 약속된 시간 안에 공사를 끝내지 못한 곳은 또 있습니다.
평양 종합병원의 경우 당 창건일인 올해 10월10일이 완공 목표일이었지만,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미 북한전문 매체 ‘38노스’가 공개한 지난 10월22일자 위성사진에는 병원의 외장공사가 어느 정도 끝난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도로 포장 공사가 끝나지 않고, 일부 부속 건물들이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당초 완공을 공언한 날보다 약 열흘 뒤에도 공사가 계속되고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그 밖에 북한과 중국 사이를 연결하는 신압록강대교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북한 측 도로가 연결되고, 올해 초에는 세관 추정 건물 부지에서 대규모 굴착 작업이 시작됐지만, 이 공사는 현재 중단된 상태로 남아있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시한 내에 공사를 마무리 짓지 못한 상황들은 올해 초 예고 없이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 선임국장은 과거 VOA와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건설과 관련한 자재나 노동자들의 움직임에 많은 제약이 따랐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녹취: 스탠거론 국장] “It seems that right now in terms of finishing construction and other things, with the measures that North Korea…”
북한 내 건설 등은 북한이 시행한 사회적거리두기 조치로 인해 물자 조달에 제약이 따랐을 것이며, 이로 인해 완공 예정일이 뒤로 밀렸을 것이라는 추정입니다.
그러나 북한 체제의 근본적인 ‘모순’을 지적하는 경제 전문가도 있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1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은 ‘통제 경제’라는 비효율적인 체제로 운영되면서 곳곳에 끝내지 못한 건설 프로젝트가 많은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It's part of his whole the whole inefficiency of that command economy system…”
브라운 교수는 김일성 시대부터 북한은 특정 프로젝트에 매우 구체적이고 복잡한 계획을 세워왔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테면 앞으로 몇 년간 얼마만큼의 자재가 필요한 지 등을 세부적으로 계획한다는 겁니다.
그러나 브라운 교수는 북한 지도자들이 이미 계획된 공사를 시행하는 중에 갑자기 계획에 없던 건설 프로젝트를 들고 나와, 기존의 계획까지 망치는 양상을 보여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평양 종합병원 건립이나 대규모 관광 단지, 마무리 짓지 못한 평양의 류경 호텔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브라운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회복력 혹은 탄성이 부족한 북한 경제의 특수성에도 주목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what one big characteristic of a market economy is that it tends to be resilient…”
시장 경제의 경우 예측하지 못한 돌발 상황이 펼쳐지더라도 시장 차원에서 이를 대처하는 능력이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브라운 교수는 북한과 같은 계획 경제 속에선, 당장 시멘트 값의 작은 변동에도 수급에 문제가 생기게 되는 취약한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