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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기준금리 0.25%P 인상...미 법원, '무단 월경 차단' 새 망명 정책 제동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TV 모니터에 나오고 있다. (자료사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TV 모니터에 나오고 있다.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P 인상했습니다. 미 연방 법원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난민 정책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연방 교육부가 하버드대학의 동문 자녀 우대 정책, 즉 레거시 입학(legacy admissions) 제도의 민권법 위반 여부에 관한 조사에 들어간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고요?

기자) 네, 연준은 26일 이틀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면서 기준금리를 0.25%P 올린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5.25~5.5%가 됐는데요. 2022년 3월 이후 11차례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서 2001년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기록하게 됐습니다.

진행자) 지난달은 기준금리가 동결됐는데요, 이번에는 결국 인상했군요?

기자) 네, 사실 여러 경제 전문가는 지난달 금리 동결 조처에 대해 ‘매파적 동결(Hawkish pause)’이란 표현을 썼습니다. 여러 상황에 따라 언제든 금리 인상을 재개할 수 있다는 의미였는데요.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올해 최소 두 차례 금리를 추가 인상할 수 있다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FOMC 정례 회의가 끝난 뒤 성명이 나왔죠? 무슨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최근 지표에 따르면 미국 경제 활동이 완만한(moderate)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몇 달 동안 일자리 증가세가 탄탄하고 실업률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는데요. 지난 6월 성명에서는 미국 경제 활동이 보통(modest)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한 단계 높은 평가를 했습니다.

진행자)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도 열렸는데요. 파월 의장이 무슨 얘기를 했습니까?

기자) 파월 의장은 가격을 안정화하는 것이 연준의 책임이라며 자료에 기반해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물가상승률을 연준이 설정한 2%대로 되돌리기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는데요. 파월 의장은 경제의 가장 민감한 부문인 주택과 투자에서 긴축 정책의 효과를 봤다면서도, 인플레이션 부분에서 완전한 효과가 반영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매 FOMC 정례회의 때마다 자료에 기반해 금리를 결정할 것이라며 그 전까지는 어떤 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는데요. 지난 6월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했던 것보다는 완화된 기조로 평가됩니다.

진행자) 연준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참고하는 인플레이션 자료는 크게 고용지표와 소비자물가지수(CPI)인데요. 최근 수치가 어떻게 나왔는지 살펴보죠.

기자) 네, 먼저 지난 7일에 나온 신규 고용지표를 보면요. 지난 6월 비농업 부문에서 새 일자리 20만9천 개가 추가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33만9천 개 추가 일자리가 나왔던 전달에 비해 훨씬 적게 나왔지만,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연준의 강경한 통화 정책으로 경기 침체가 올 것이란 우려에도 불구하고 노동 시장이 계속 버티는 모습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실업률도 3.6%로 소폭이지만 하락했고, 강한 임금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노동시장이 강세를 보이면 물가 상승을 부추기기 때문에 좋다고는 할 수 없는데요. 전문가들은 특히 임금 상승에 주목하며 6월 고용지표가 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을 확고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 12일에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나왔죠?

기자) 네, 6월 CPI는 1년 전보다 3% 오르면서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는데요. 전달보다는 0.2% 소폭 상승했습니다. 지난해 6월 물가상승률이 연 9.1% 고점을 찍은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물가 변동률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CPI도 연 4.8% 오르며 전문가 전망치인 5%보다 낮게 나왔습니다. 식품 비용은 살짝 올랐지만, 에너지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것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큰 기여를 했는데요. 다만 높은 수준을 보이는 임대료가 여전히 상승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다음 FOMC 정례회의는 언제 열립니까?

기자) 9월 중순입니다. 8주 후인 9월 19일~ 20일에 다음 FOMC 정례회의가 열리는데요. 6주 간격으로 열렸던 이전 회의 때보다 더 방대한 두 달 치 자료를 가지고 평가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진행자) 금리와 관련해 전문가들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전문가들의 전망은 갈리고 있습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조치가 충분했고 당분간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 있지만, 연준이 자신 있게 금리 인상 주기를 끝내기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앤드루 홀렌호스트 씨티그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연착륙을 향하고 있지 않다고 본다”며 가을에 인플레이션이 또다시 상승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얘기도 나오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경제전문방송 CNBC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조기에 끝낼 경우,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후퇴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을 말합니다. 미국 경제는 1970년대에서 1980년대 초 스태그플레이션을 겪은 바 있습니다. 반면 연준의 강경 정책이 너무 지속되면 경기 불황 위험이 높아질 거라고도 지적했습니다.

남미 이주민들이 미국-멕시코 국경인 리오그란데 강을 건너 미국 텍사스주 델리오로 넘어오고 있다.
남미 이주민들이 미국-멕시코 국경인 리오그란데 강을 건너 미국 텍사스주 델리오로 넘어오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 정책이 법원에서 가로막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5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조처가 종료되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새롭게 도입한 망명 정책이 중단될 상황에 놓였습니다.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 법원 존 타이거 판사는 25일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이민자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미국에 도착하기 전 온라인으로 망명 신청을 하도록 한 바이든 행정부의 망명 정책에 대해 무효 결정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가 도입한 새로운 망명 정책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미국에 불법 입국하다 적발돼 추방된 사람은 5년 동안 합법적인 입국을 금지하고요. 적발될 경우 형사 처벌도 가능합니다. 또 이주자가 망명을 신청하고자 할 경우 미국 국경을 넘기 전에 세관국경보호국(CBP)이 출시한 스마트폰 앱 ‘CBPOne’을 통해 망명 신청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다만, 일부 예외는 있는데요. ‘임박하고 극단적인 위협’에 직면한 사람이나 성인 동반자가 없는 어린이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정부가 왜 이런 정책을 도입한 겁니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명분으로 도입했던 ‘타이틀42’가 지난 5월11일 자정 부로 종료됐기 때문입니다. ‘타이틀42’는 지난 2020년 3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도입된 정책인데요.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국경에서 붙잡힌 불법 입국자를 당국이 즉각 추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이 정책이 종료되면 더 많은 사람이 국경으로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고요. 이에 정부가 무단 월경자를 차단하기 위해 새로운 정책을 도입한 겁니다.

진행자) 새 정책을 도입하고 불법 입국자가 실제로 좀 줄었습니까?

기자) 네, 정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국경순찰대가 체포한 불법 입국자 수는 10만 명이 조금 넘었는데요. 전달인 5월에 16만9천 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겁니다. 그리고 하루 평균 불법 입국자 수도 4천 명 아래로 떨어졌는데요. 타이틀 42가 종료되기 직전인 5월엔 하루 입국자 수가 최고 1만 명에 달했던 적도 있습니다.

진행자) 불법 입국자들 막는 데 도움이 된 이 정책이 왜 법원에 올라가게 된 겁니까?

기자) 이민 옹호 단체들이 정부 정책은 이민법에 어긋난다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등 인권 단체들은 정부의 정책은 미국 땅에 있는 사람은 누구나 입국 경로와 관계없이 망명을 요청할 수 있다고 보장한 이민법 위반이며, 미국처럼 망명 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인권을 보호하는 국가가 아닌 제3국에서 보호를 요청하게끔 함으로써 이주자들을 위험에 빠트렸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스마트폰 앱을 통해 예약할 수 있는 망명 신청 일정이 제한적이고, 다양한 언어로도 제공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결국 법원이 이들 인권 단체의 손을 들어준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타이거 판사는 판결문에서 미국 법은 불법 월경이 망명 신청을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벨리즈와 멕시코, 콜롬비아와 같은 제3국에서 망명 신청을 하는 것은 해당 국가의 제한된 처리 능력과 다른 요인 등으로 인해 ‘실행 불가능’하다고 밝혔는데요. 이어 미국 법은 “이민자들이 실제로 안전을 제공하는 국가를 통과하는 경우에만 망명 신청을 제한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법원의 판결에 대해 정부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법원의 결정이 나온 지 바로 몇 시간 만에 제9 항소 법원에 항소했습니다. 법원은 정부가 항소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 판결 효력을 14일 정지시켰습니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은 25일 “우리가 확장한 많은 합법적 경로를 통하지 않는 사람들은 망명 자격이 없다”고 강조하며 법원의 결정으로 인해 이주자들이 국경으로 몰려들지 않기를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의 남부 국경 정책이 계속해서 논란이 되는 것 같네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남부 국경을 넘는 불법 입국자가 급증하자 공화당은 정부의 느슨한 이민 정책 때문이라며 비판했습니다. 이에 바이든 행정부는 일부 민주당 내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망명 정책을 도입해 불법 입국자를 줄이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해당 정책에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걸면서 미국 정부는 난감한 상황이 됐습니다.

진행자) 남부 국경 상황과 관련해서 바이든 행정부가 바로 며칠 전에도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최근 공화당이 장악한 미 남부 텍사스주 정부가 멕시코와 국경을 이루는 리오그란데강에 부유식 수중 장벽을 설치했는데요. 이에 대해 연방 법무부는 24일 텍사스주가 연방 정부의 승인 없이 장벽을 설치했다며 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시내 하버드대학교 표식 앞을 지나던 사람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시내 하버드대학교 표식 앞을 지나던 사람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대학 가운데 한 곳인 하버드대학이 정부의 조사를 받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교육부가 하버드대학의 동문 자녀 우대 정책, 즉 레거시 입학(legacy admissions) 제도에 관한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보스턴 지역 비영리기관인 ‘민권을 위한 변호사’가 이달 초 흑인과 라틴계를 대변하는 세 단체를 대신해 하버드대학의 레거시 입학 제도가 민권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연방 교육부 산하 민권 담당국에 문제를 제기했는데요. 25일, 민권 담당국이 실제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힌 겁니다.

진행자) 레거시 입학이 어떤 제도인가요?

기자) 레거시 입학은 동문이나 기부자 자녀 등의 대합 입학을 우대하는 일종의 특별 전형입니다. 최고 명문대 가운데 하나인 하버드대학을 비롯해 여러 대학이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요. 지난달 연방 대법원이 하버드와 노스캐롤라이나대가 채택한 ‘소수계 우대 정책’이 위헌이라고 결정한 이후, 또 다른 대입 정책인 레거시 입학제도 역시 집중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인권 단체들은 어떤 점을 들어 레거시 입학 제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겁니까?

기자) 동문이나 기부자 자녀에게 혜택을 주는 레거시 입학 제도가 흑인과 중남미, 아시아계 지원자들에게 불리하다는 주장입니다. 인권을 위한 변호사 측은 고발장에서 “하버드대의 기부자나 동문 자녀 입학생 중 거의 70%가 백인이며, 이들은 다른 지원자들에 비해 6배 정도 합격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하버드대학이 동문이나 기부자 자녀를 선호하면서 백인들이 압도적 이익을 받기 때문에 자격 있는 유색 인종 지원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버드 대학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하버드대 니콜 루라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학교 측이 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입학 정책의 여러 측면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우리가 하는 검토에는 폭넓은 자료와 정보 그리고 학문적 우수성을 추구하는 데 기본이 되는 다양한 지적 커뮤니티를 유치하고 지원하는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우리가 지난 10년간 펼친 노력에서 배운 것들이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교육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조사하게 될까요?

기자) 교육부는 대변인을 통해 연방기금을 지원받는 프로그램에 대한 인종차별을 금지한 1964년 민권법 타이틀6에 따라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민권법은 인종이나 피부색, 국적 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인데요. 교육부가 하버드대의 레거시 입학 제도를 불법으로 규정할 경우 연방 자금을 받을 수 없게 됩니다. 교육부는 하지만,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더 이상의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인권을 위한 변호사 측은 지난달 대법원 결정에 따라 공개된 하버드대 입학 자료를 기반으로 이번 문제를 제기했는데요. 교육부는 조사 과정에서 더 많은 최신 자료를 수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레거시 입학 제도가 여러 대학이 시행 중이지만, 최근 레거시 입학 중단을 선언하는 학교들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몇 년간 몇몇 대학이 레거시 입학 제도를 활용하지 않겠다고 밝혔고요. 코네티컷주에 위치한 웨슬리안대학과 미네소타대학 트윈시티스는 이달 부로 레거시 입학 제도를 폐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마이클 로스 웨슬리안대 총장은 이달 초 레거시 입학제도는 ‘혼란과 불공평의 상징’이었다며, 부유한 가문이나 기부자들과 관계있는 지원자들에게 입학 우선권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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