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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 호건 여사 "메릴랜드주 코로나 퇴치 앞장서...아시아계 역할"


2020년 2월 메릴랜드 예술의 날에 연설하는 유미 호건 여사 (메릴랜드 주지사실)
2020년 2월 메릴랜드 예술의 날에 연설하는 유미 호건 여사 (메릴랜드 주지사실)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메릴랜드 주지사 부인 한국계 유미 호건 여사의 활약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4월 한국으로부터 코로나19 진단 도구를 직접 확보했던 호건 여사는 최근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개인보호장비 기부를 이끌어내는 데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 동부 메릴랜드주가 지난 3월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퇴치 캠페인, ‘메릴랜드 유나이트스,’에는 현재 200여 현지 기업과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손 세정제와 마스크, 보안면, 의료용 가운 등 56만여 개의 개인보호장비 PPE를 주 정부에 기부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래리 호건 주지사 부인인 유미 호건 여사는 6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녹취: 호건 여사] “제가 특별히 무엇을 했다기 보다는 메릴랜드 최초 아시아계 퍼스트 레이디로서 특별하게 아시안 커뮤니티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 이번에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는데, 아시안 커뮤니티가 다른 사람들에게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어요.”

호건 여사는 앞으로도 미국 내에서 아시아계 공동체를 계속 잘 성장시켜야 한다며, 한국인들을 비롯한 아시아인들이 미국에서 항상 열심히 일하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부부가 관저에서 음력 설 행사를 열고 공동체 지도자들을 만났다. (제공:메릴랜드 주지사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부부가 관저에서 음력 설 행사를 열고 공동체 지도자들을 만났다. (제공:메릴랜드 주지사실)

칠링 통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 상공회의소’ ACE 회장은 VOA에, 최일선에서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의사들과 간호사들을 돕고자 기부에 참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세계중국여성기업관리협회 볼티모어지부와 함께 메릴랜드주에 수술용 마스크 4만 개와 보안면 1만1천 개를 기부했습니다.

[녹취: 통 회장] “We are absolutely inspired by the First Lady Yumi Hogan. She cares about people all the time, her leadership has fully focused on saving lives during this pandemic. She also informed us about what PPE the state of Maryland needs, how the state can accept and distribute them.”

통 회장은 기부를 결정하는 데 “유미 호건 여사로부터 큰 영감을 받았다”며 “코로나 발병 이후 호건 여사는 생명을 구하는데 지도력을 집중하고 있으며, 메릴랜드주가 어떤 보호장비를 필요로 하며 어떤 방식으로 분배할지 정보를 제공해 기부자들에게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습니다.

호건 여사는 지난 4월 한국으로부터 50만 회 검사가 가능한 진단 도구를 직접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미 역사상 최초의 한국계 주지사 부인으로서 관계 당국의 협의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한 것입니다.

메릴랜드주의 볼티모어 워싱턴 서굿 마셜 국제공항에 한국과의 직항노선을 신설하기 위해 몇 년째 계속 노력하고 있는 호건 여사는 한국에서 전세기로 진단 도구가 도착하던 순간을 감격스럽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녹취: 호건 여사] “이번에 테스팅 키트 가져왔을 때 제가 너무 감격했죠. 직접 한국에서 쉬지 않고 논스톱으로 가져올 수 있어서, 꿈처럼 이렇게 될 수 있구나 하고 너무 기뻤죠.”

전라남도 나주 출신인 호건 여사는 2017년 전라남도와 메릴랜드주가 자매결연을 맺는데 앞장섰고, 나주의 천연염료 ‘쪽’을 볼티모어에 보급하는 등 한국과의 문화교류에도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유미 호건 여사가 2019년 12월 여성과 아동 보호 기관인 '크리살리스 하우스'를 방문했다. (메릴랜드 주지사실)
유미 호건 여사가 2019년 12월 여성과 아동 보호 기관인 '크리살리스 하우스'를 방문했다. (메릴랜드 주지사실)

활발한 대외 활동에도 불구하고 호건 여사는 스스로가 정치인이 아니라며, ‘어머니’와 같은 주지사 부인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호건 여사] “메릴랜드의 퍼스트 레이디의 역할은 어머니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법제도나 행정 시스템이 잘 돼 있더라도, 이를 넘어서 많은 보살핌이 필요한 분들에게, 이웃 커뮤니티, 아이들, 여성들, 도움이 필요하신 힘든 분들께 위로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작게나마 도움을 주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한지 위에 자연을 소재로 추상화를 그리는 화가인 호건 여사는 2017년 ‘유미 케어스’ (Yumi C.A.R.E.S) 재단을 출범하고 어린이 환자들을 위한 미술치료에도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전남 나주 양계장집의 8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낸 호건 여사는 20대 때 결혼해 미국으로 왔고, 딸 셋을 낳고 이혼했습니다.

이후 2000년 그림 전시회에서 당시 부동산 사업가였던 래리 호건을 만났고, 2004년 결혼했습니다. 자녀들이 장성한 뒤 뒤늦게 미술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강단에 섰습니다.

[녹취: 호건 여사] “어떤 어려움이 와도 인내하면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면 반드시 좋은 일이 올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리고 절대 꿈을 포기하지 말고. 저는 항상 학생들에게 제 얘기를 하면서 ‘네버 투 레이트’ (절대 늦지 않았다) 라고 말해요.”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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