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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대통령 ‘봉쇄’ 발표 며칠 만에 베네수엘라 인근서 ‘유조선 나포’


Venezuela ship seized
Venezuela ship seized

미국이 공해상에서 베네수엘라 해안 인근을 항해하던 두 번째 유조선을 차단했다고 밝혔습니다.

크리스티 놈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20일 사회연결망서비스 엑스(X)에 게시한 글을 통해 이번 차단 사실을 확인하고, 미국 해안경비대가 해당 유조선에 승선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해당 선박은 파나마 국적의 ‘센추리스(Centuries)’호로, 홍콩에 본사를 둔 센추리스 쉬핑(Centuries Shipping)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토안보부는 이 선박이 미국의 제재 대상인 석유를 운송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로 들어오거나 베네수엘라를 떠나는 모든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해 ‘봉쇄’를 선언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이뤄졌다.

앞서 지난 16일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대상에 해당하는 모든 유조선이 베네수엘라로 들어오거나 베네수엘라를 떠나는 것을 전면적이고 완전하게 봉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정권을 불법적인 정권으로 규정하면서, 석유를 이용해 ‘마약 테러리즘’을 자금 지원하는 외국 테러 조직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미 해안경비대의 이번 조치는 니콜라스 마두로가 이끄는 베네수엘라 정권에 대해 수개월간 이어져 온 미국의 압박 수위가 한층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베네수엘라 경제는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해외 석유 판매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유조선 봉쇄 조치는 경제에 추가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미국은 그동안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를 중심으로 베네수엘라 석유에 대한 제재를 부과해 왔으며, 금융 거래를 제한해 왔습니다.

또한 제재 회피에 악용돼 온 이른바 ‘그림자 선단’ 유조선들을 표적으로 삼아 왔고, 수입업체들에 새로운 관세도 추가했습니다.

한편,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는 센추리스호와 해당 선박의 모회사 모두 제재 대상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봉쇄를 발표하기 전인 12월 10일, 미국 군은 베네수엘라 해안 인근에서 첫 번째 유조선인 ‘스키퍼(Skipper)’호를 나포한 바 있다.

워싱턴DC 연방 검찰청은 스키퍼호에 대한 나포 영장을 발부했으며, 이 선박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을 지원하는 ‘석유 운송 네트워크’에 사용됐다고 지적했었습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3일 베네수엘라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열 예정입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의 제재와 노후화된 인프라, 마두로 정권의 관리 부실로 인해 석유 생산량이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유는 여전히 베네수엘라의 최대 수출 품목입니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가운데, 미국은 마약을 미국으로 밀반입한 혐의가 있는 선박들을 대상으로 두 차례를 넘는 군사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미국 당국은 지난 9월 초부터 시작된 28차례의 공격으로 마약 카르텔과 연계된 100명 이상의 인원이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기 집권 중인 베네수엘라 지도자가 “권좌에 머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으며, 지난주에는 베네수엘라가 과거 미국 석유 기업들로부터 빼앗아간 자산을 반환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상 봉쇄 조치와 마약 운반 혐의 선박을 겨냥한 공격에 대한 질문을 받는 과정에서 베네수엘라 내에서 손실된 미국의 투자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기자들에게 “우리는 결코 통과해서는 안 되는 곳을 그 누구도 통과하게 두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이 얼마 전 우리 에너지 권리를 모두 가져갔다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들은 우리의 석유를 가져갔고, 우리는 그것을 되찾길 원한다”며, “그들은 그것을 불법적으로 빼앗아 갔다”고 거듭 지적했습니다.

미국 석유 기업들은 1970년대 베네수엘라 지도자들이 석유 산업 국유화를 추진하기 전까지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이러한 석유 국유화는 21세기에 들어 마두로 정권과 그의 전임자인 우고 차베스 집권 하에서 더욱 확대됐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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