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부가 한국을 ‘민감국가’로 분류하려는 동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되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이 해당 목록에 포함돼 있는데요, 안소영 기자와 함께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미국 에너지부는 어떤 경우에 해당 국가를 ‘민감국가’로 분류합니까?
기자) 크게 보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국가들입니다. 특히 핵 비확산, 역내 불안정, 경제 안보에 대한 위협, 테러 지원 등의 이유로 특별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국가들을 해당 목록에 포함합니다. 그러니까 에너지부의 ‘민감국가’는 정책적인 이유로 특별히 고려되는 국가들을 뜻합니다.
진행자) 해당 목록에는 어떤 나라들이 들어 있습니까?
기자) 에너지부 홈페이지를 보면 먼저 북한과 중국, 러시아, 이란의 이름을 볼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이라크, 파키스탄, 벨라루스, 몰도바 등 총 25개국이 현재 ‘민감국가’에 포함돼 있습니다. 특히 이란, 쿠바, 리비아, 수단, 시리아 등 5개국은 ‘테러리스트 국가’로 추가 분류됐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사실상 적국으로 지목한 국가들이군요.
기자)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 외에도 이스라엘과 타이완, 우크라이나 등도 해당 목록에 올라와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같은 경우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민감국가’로 분류되는 이유 중 하나인 핵 비확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고요. 타이완은 중국과의 긴장된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타이완과 중국 간의 정치적, 군사적 긴장이 미국의 국가 안보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판단으로 ‘민감국가’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민감국가’로 분류되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 겁니까?
기자) 우선 ‘민감국가’로 분류된 국가의 국적자들은 미국의 핵기술, 국가 안보 관련 정보, 인공지능(AI) 및 첨단 기술 등에 접근하는 데 엄격한 제한을 받게 됩니다. 예를 들어, 해당 국가의 연구자나 기술자가 에너지부 사이트와 프로그램, 정보 기술에 접근하려면 특별 승인을 받아야 하고요.
뿐만 아니라 미국의 연구시설이나 핵 관련 시설에 방문하려고 해도 사전 승인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국가 안보와 관련된 기술 공유도 제한됩니다. 또, 주요 연구에서 배제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해당 국가 국적자들의 미국과의 연구협력, 교류 기회가 좁아진다는 것이죠.
특히 ‘민감국가’로 분류되면 국제사회에서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핵 확산이나 테러 지원 문제 등과 연관됐다고 여겨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미국 에너지부가 이 목록에 한국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나 나왔는데, 무슨 얘기인가요?
기자) 한국 언론인 ‘한겨레’가 지난 9일 “미국의 에너지 정책과 원자력 연구·개발 및 군 핵무기 프로그램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에너지부(DOE)가 한국을 ‘민감국가’(Sensitive Counrty)로 분류해 규제하는 조치에 착수한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고 보도하면서 관련 내용이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신문은 “한국과 미국의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는 4월15일부터 한국을 민감국가로 분류하기로 하고 산하 국립연구소들에 이를 사전 통보하는 등 행정적 준비를 시작했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한국 정부는 어떻게 반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과 긴밀히 협의 중이라는 입장입니다. 한국 외교부의 이재웅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계부처와 함께 적극 대응하고 있다. 미국 측 관계기관과도 긴밀하게 협의 중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에너지부의‘민감국가’ 리스트는 현재 최종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또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관련 보도가 나온 직후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관련 질문에 “비공식 경로를 통해서 알게 된 것을 (근거로) 우리가 문제 제기를 해서 미국 에너지부에서 다시 내부 상황을 자체 파악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도 배경과 경위를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아직 없고, 아마 내부적으로 상황이 파악된 다음에 저희에게 의논할 것으로 안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의 입장은 나온 게 있습니까?
기자) 아직 없습니다. VOA는 현재 에너지부에 ‘민감국가’ 목록에 한국이 포함되는지, 그렇다면 그 배경은 무엇인지를 문의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안소영 기자와 미국 에너지부의 ‘민감국가’와 관련한 이모저모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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