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이 재임 중 마약 단속 과정에서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오늘(11일) 체포됐습니다.
필리핀 대통령실은 이날 성명에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요청에 따라 홍콩에서 귀국하는 두테르테 전 대통령을 마닐라공항에서 체포해 공항 인근 빌라모르 공군기지로 이송했다고 밝혔습니다.
ICC는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주도한 불법 마약 단속 과정에서 살인 등 초법적 행위를 허용한 것으로 보고 관련 조사를 진행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6천여 명이 잔혹하게 사망했으며, 필리핀 하원 위원회는 사망자가 3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ICC가 이같은 살인 사건 조사를 시작하자 당시 두테르테 대통령은 ICC에서 탈퇴했습니다.
ICC는 비회원국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지만, 범죄 행위 발생 시점에 ICC 회원국이었을 경우 관할권이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번 체포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현 대통령 가문과 두테르테 가문의 동맹이 최근 악화하면서 현 정부가 ICC와의 관련 협력을 약속한 가운데 이뤄졌습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네덜란드 헤이그로 이송될 경우 아시아 전직 국가원수 최초로 ICC 법정에 서게 된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한편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체포 뒤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법은 무엇이며, 내가 저지른 범죄는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VOA 뉴스
*이 기사는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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