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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납북자 아리모토 게이코 씨 아버지 사망…피해자 부모 세대 1명만 남아


2017년 11월 6일 일본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 영부인이 도쿄 아카사카 궁에서 북한에 납치된 딸 아리모코 게이코 씨의 사진을 들고 있는 고 아리모토 아키히로 씨(가운데)를 포함한 일본인 납북 피해자들의 가족들을 만나고 있다. (자료사진)
2017년 11월 6일 일본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 영부인이 도쿄 아카사카 궁에서 북한에 납치된 딸 아리모코 게이코 씨의 사진을 들고 있는 고 아리모토 아키히로 씨(가운데)를 포함한 일본인 납북 피해자들의 가족들을 만나고 있다. (자료사진)

일본인 납북 피해자 아리모토 게이코 씨의 아버지가 사망했습니다. 이로써 일본인 납북 피해자 가족 중 부모 세대는 1명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심현지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일본인 납북자 아리모토 게이코 씨 아버지 사망…피해자 부모 세대 1명만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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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리모토 게이코 씨의 아버지가 노환으로 숨졌다고요?

기자) 1983년 10월 23세의 나이에 북한에 납치된 아리모토 게이코 씨의 아버지 아리모토 아키히로 씨가 17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키히로 씨는 90대가 되어서도 40년 전 북한에 납치된 딸을 되찾기 위한 구명 활동을 혼신을 다해 왔는데요, 부인인 카요코 씨는 5년 전에 94세의 나이로 사망했습니다.

당시 영국에 단기 연수 차 공부하러 갔던 게이코 씨는 유럽 여행 중에 덴마크에서 마지막으로 소재가 확인된 뒤 사라졌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딸 게이코 씨가 사망했다고 통보했지만, 아키히로 씨는 끝까지 딸이 살아있다고 믿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키히로 씨와 카요코 씨 부부는 딸이 사라진 지 5년이 지나고 나서 북한에 살고 있다는 편지를 받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10여 년이 지난 2002년 북한이 일본인 납치를 처음으로 인정했습니다. 당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정상회담 차 평양을 방문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에게 그같이 밝혔습니다.

이후 5명의 납치 피해자가 일본에 귀국했지만, 북한은 게이코 씨를 포함한 8명은 사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추후 북한이 보낸 납북 피해자 유골이 가족들 DNA와 맞지 않거나 기록에 모순이 보이면서 아키히로 씨를 비롯한 가족들은 납북 피해자들이 북한에 살아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계속 유지해 왔습니다.

진행자) 아키히로 씨의 자녀들 그러니까 게이코 씨의 언니, 그리고 남동생, 여동생이 아버지 사망 후 기자회견을 열었죠?

기자) 네. 이들은 아버지가 평소 자식들에게 게이코 씨와 관련한 문제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 신경을 많이 쓰고 배려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남은 가족들이 힘을 합쳐 게이코 씨를 되찾아 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아리모토 게이코 씨(왼쪽)와 요코타 메구미 씨의 사진.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아리모토 게이코 씨(왼쪽)와 요코타 메구미 씨의 사진.

진행자) 이번에 아키히로 씨가 세상을 떠나면서 일본 납북 피해자 가족 중 부모 세대는 이제 1명이 남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에 의한 일본인의 납치는 1970년대에서 1980년대에 걸쳐 일어났는데요. 일본 정부가 인정하는 납치 피해자는 17명입니다. 이들의 가족 중 고령의 부모 세대가 사망하면서 이제는 1977년 13살의 나이로 납북된 요코타 메구미 씨의 어머니 사키에 씨만 남아 있습니다.

89세인 사키에 씨는 17일 기자회견에서 “드디어 혼자가 되어버렸구나 하는 허무한 생각이 든다"면서 “이렇게 힘든 문제인데, 왜 이렇게 조금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걸까 하는 아쉬움을 갖고 하늘로 떠나신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시바 시게루 총리도 아키히로 씨의 사망 소식에 안타까움을 밝혔죠?

기자) 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17일 일본 국회 중의원의 예산 위원회에서 “정말 유감”이라며 “하루라도 빠른 납북자 귀국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성사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게 되면 납치 피해자 가족과의 면담을 "당연히 추진해야 한다"고도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시바 총리가 북한 내 일본 연락사무소 설치를 구상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죠?
기자) 네. 17일 중의원 예산 위원회에서 이시바 총리는 관련 질의를 받았는데요.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이어 상당수 피해자 가족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에 대해 “그 심정은 잘 알고 있다”면서 “제대로 접근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납북 문제를 “어떻게 가시화해 나갈지도 중요하다”고 주장하면서 ‘가시화’의 수단 중 하나로 사무실 설치를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납북자 가족들은 이 구상에 대해 왜 반대하는 것이죠?

기자)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을 구출하기 위한 전국 협의회(구출회)’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회(가족회)’ 등 납북 피해자 가족 단체들은 연락사무소를 열게 되면 북한 정권이 사무소 운영의 주도권을 쥐게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연락사무소 설치, 운영 등을 통해 시간을 끌거나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건데요, 피해자 가족들은 일본과 북한 간 정상회담을 통한 직접적인 해결이 더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심현지 기자와 함께 일본인 납북 피해자 아리모토 케이코 씨의 아버지의 사망 소식과 관련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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