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 3국, 러시아 전력망 완전 차단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 ‘발트 3국’이 러시아와 연결된 전력망을 오는 8일 완전히 끊습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7일 성명을 통해 이 같은 일정을 발표하고 “발트 3국이 대러시아 에너지 의존에서 벗어나 유럽 공동 에너지 시스템의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하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에스토니아 총리 출신인 카야 칼라스 EU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러시아는 더 이상 에너지를 협박 수단으로 쓸 수 없다”고 밝히고 “자유와 유럽 통합의 승리”라고 강조했습니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마지막 의존성을 끊어내는 물리적 단절”을 이루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침략국(러시아)에 더 이상 의존하지 않고 우리 에너지 시스템을 완전히 통제하게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 유럽 대륙 전력망 합류

이들 세 나라는 단절 이튿날인 9일, 핀란드·스웨덴·폴란드를 통한 여러 경로를 통해 유럽 대륙 전력망(Continental Europe Synchronous Area)에 새로 합류하게 됩니다.

전력망 차단·연결을 작업하는 약 30시간 동안 3국은 ‘에너지 섬’ 단계에 돌입합니다.

현지 주민들은 정전 발생 가능성 등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 소련→나토

발트 3국은 옛 소련 소속이었으나, 현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입니다.

소련 붕괴 이후에도 러시아가 관리하는 브렐(BRELL) 전력망에 연결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4년 EU와 나토에 가입한 이후, 에너지 안보 이슈가 대두되면서 전력 수급 환경을 바꿀 필요가 커졌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 인프라를 개보수하는 한편, 핀란드·스웨덴과 연결되는 해저 전력케이블, 리투아니아와 폴란드를 연결하는 리폴(LitPol) 전력망 등 유럽 대륙과의 연결선을 새로 구축했습니다.

EU가 관련 프로젝트에 12억 달러 넘는 보조금을 지원했습니다.

◾️ 러시아, 전력 무기화

러시아가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뒤 관련 작업은 더욱 가속화됐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력망을 공격하고, 자포리자 원전을 점령하는 등 전기를 무기화했고, 주변 국가들은 위협으로 간주했습니다.

발트 3국은 앞서 진행해온 추가 연결선 작업 덕분에,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러시아에서 전력을 사들이는 것을 중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력망의 주파수 유지, 수요·공급 균형 조정 등 핵심 운영은 여전히 러시아 통제 아래 있었습니다.

지난해 7월, 발트 3국은 브렐 전력망에 관여하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정부에 단절 계획을 공식 통보했습니다.

이에 따라 브렐 협정은 7일부로 만료됩니다.

◾️ ‘발트 에너지 독립의 날’

9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는 ‘발트 에너지 독립의 날’ 기념식이 열릴 예정입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발트 3국과 폴란드 대통령을 비롯한 여러고위 인사들이 참석합니다.

이와 관련, 최근 나토는 발트해 해저 케이블 보호 임무를 신설했습니다.

지난해 말 발트 전력망의 핵심인 이스트링크(Estlink) 2 해저 케이블이 손상된 사건이 계기가 됐습니다.

핀란드 당국은 러시아 선박이 닻을 끌며 케이블을 훼손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