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주요 뉴스를 소개해 드리는 ‘한국은 지금’입니다. 최원기 기자 나왔습니다.
![[한국은 지금] 윤석열 헌법재판소 출석…최상목이 받은 ‘계엄 쪽지’, 윤석열 “준 적 없다”](https://gdb.voanews.com/13b1cba9-fac3-4af1-a679-3cd215ba303a_w250_r1.jpg "[한국은 지금] 윤석열 헌법재판소 출석…최상목이 받은 ‘계엄 쪽지’, 윤석열 “준 적 없다”")
진행자) 어서 오십시오.
기자)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나요?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헌법재판소에 출석해 직접 변론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또 이번 탄핵심리의 핵심 쟁점인 ‘계엄 쪽지’에 대해서도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출석한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지난 19일부터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헌법재판소에 직접 출석했습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남색 양복에 붉은색 넥타이를 맨 모습이었고, 표정은 비교적 밝았습니다.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3차 변론은 오후 2시에 시작돼 3시 43분에 끝났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대통령 탄핵심판은 3차례 있었지만, 대통령 본인이 직접 헌재에 출석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과거 노무현,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 본인이 아니라 변호사만 출석해 변론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날 윤 대통령이 직접 발언을 했다면서요?
기자) 이번 탄핵심판 변론은 1시간 43분간 진행됐는데요. 윤 대통령은 총 4차례 발언 기회를 얻어 6분 30초간 직접 발언했습니다.
진행자) 윤 대통령이 어떤 얘기를 했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변론이 시작되자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피청구인이 희망하신다면 발언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여러 가지 헌법소송으로 업무도 과중하신데 저의 탄핵사건으로 고생하시게 해서 재판관님들께 송구스런 마음”이라며 “저는 철 들고 난 이후 공직생활을 하면서 자유민주주의라는 신념하나를 확고히 가지고 살아온 사람이고, 헌재도 이런 헌법 수호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 만큼 재판관님들께서 여러모로 잘 살펴주시기를 부탁드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또 다른 발언은 어떤 것이 있었습니까?
기자) 오후 3시 28분께 문형배 권한대행이 ‘국가비상입법기구 관련 예산을 편성하란 쪽지를 기재부 장관에게 준 적이 있는가, 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저는 준 적도 없고, 언론에서 나중에 봤지만 기사 내용도 부정확한 데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당시 구속돼 있어서 확인을 못 했으며 내용도 모순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밖에 어떤 언급이 있었나요?
기자) 오후 3시 40분께 문형배 재판관이 마치려고 하자, 윤석열 대통령은 “잠시만요”라며 재차 발언에 나섰습니다. 윤 대통령은 앞서 국회 측에서 증거 조사를 위해 재생했던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 폐쇄회로(CCTV) 영상에 대해 “짧게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라며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윤 대통령은 “군인들이 본 청사에 진입을 했는데 직원들이 저항을 하니까 더 들어갈 수 있는데도 스스로 나가지 않냐, 이 점을 좀…”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회 의결을 방해했다고 하는데 설령 군을 투입해 방해했더라도 그 이후 더이상 계엄해제 요구를 못 하냐? 저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계엄해제 요구 결의를 막거나, 연기시켰다고 해서 막아지는 일이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탄핵심판의 핵심 쟁점은 무엇일까요?
기자) 두 번째로 나온 ‘국가비상입법기구’ 관련 질문을 꼽아야 할 것 같습니다. 문형배 재판관이 ‘국가비상입법기구 관련 예산을 편성하란 쪽지를 기재부 장관에게 준 적이 있는가, 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저는 준 적도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왜 그 것이 핵심적인 문제인지 좀 설명해 주시죠.
기자) 언론 보도에 따르면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직전에 윤석열 대통령은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쪽지를 주었다고 하는데요. 이 쪽지에는 ‘조속한 시일 내에 예비비를 확보하고 국회에 각종 자금을 끊어라, 비상입법기구 관련 예산을 마련하라’는 내용이 있었다고 합니다. 현재 이 쪽지는 증거물로써 확보된 상태인데요. 이 쪽지대로라면,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후 입법부인 국회를 무력화하고 그것을 대체할 초헌법적 기관을 설치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1980년 5·17 비상계엄 전국 확대 이후 설치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국보위)’와 비슷한 겁니다. 비상계엄이 대통령 고유권한이라 해도 국회를 무력화할 경우 이는 헌법 위반이 됩니다. 다시 말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내란죄’ 성립 요건이 되는 겁니다.
진행자)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이 쪽지를 준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지 않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헌재 심리에서 윤 대통령은 문제의 쪽지를 부인했는데요. 앞서 지난 18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이 쪽지에 대해 윤대통령은 “내가 썼는지 김용현이 썼는지 가물가물하다”라고 답변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사흘 전에는 ‘김용현 국방장관이 썼는지 내가 썼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쪽지의 존재는 인정했는데, 이번에는 아예 쪽지를 준 적이 없다고 부인한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최상목 권한대행은 문제의 쪽지를 누구로부터 받은 것인가요?
기자) 최상목 대행은 지난달 17일 국회에서 “대통령이 직접 준 것은 아니고, 그 자리에서 실무자가 저에게 준 참고자료”라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문제의 쪽지가 윤 대통령의 내란죄 여부를 가를 중요한 증거물이 될 것 같군요. 이날 헌재의 심리는 언론과 일반인의 방청이 허용됐나요?
기자) 방청이 허용됐습니다. 보안을 위해 일반 방청석 20석은 온라인 추첨으로 선정했습니다. 또 현직 대통령의 헌재 출석에 외신과 국내 언론 등 약 400명의 취재진이 헌재에 몰려, 평소 쓰던 브리핑룸 외에 별도의 대강당을 열어 영상으로 중계했습니다.
진행자) 다음 헌재 심리는 언제 열립니까?
기자) 헌재의 4차 변론은 23일 오후 열립니다. 4차 변론에는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나오고 또 윤 대통령도 직접 출석할 전망입니다.
진행자) 한국은 지금, 최원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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