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47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특집 방송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1대 조지 워싱턴 대통령부터 46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까지 250여 년 동안 이어진 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눈길을 끄는 기록을 많이 남겼습니다. 이번에는 ‘대통령 취임식과 관련된 흥미로운 사실들’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20일) 취임식이 몇 번째 대통령 취임식인가요?
기자) 네. 대통령 취임식을 준비하는 의회 합동취임식 준비위원회(JCCIC)에 따르면 이번이 60번째 취임식입니다.
진행자)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1월 20일에 하는데, 처음부터 그랬던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초대 조지 워싱턴 대통령 첫 번째 취임식은 1789년 4월 30일에 했는데요. 이후 1937년까지는 3월 4일이 공식 대통령 취임일이었습니다. 그러다가 1933년에 비준된 수정헌법 20조에 따라 취임식 날이 1월 20일로 변경됐습니다. 이렇게 변경된 날(1월 20일)에 처음으로 거행된 취임식은 32대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의 1937년 취임식입니다. 만일 취임식 날이 일요일이면 다음날인 21일에 공식 행사를 했습니다.
진행자) 워싱턴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이곳 워싱턴 D.C.에서 하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첫 번째 취임 선서는 1789년 뉴욕시 연방 홀 발코니에서, 두 번째는 1793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의사당에서 했습니다. 당시 뉴욕과 필라델피아는 각각 미국의 첫 번째, 두 번째 수도였습니다. 처음으로 워싱턴에서 거행된 취임식은 1801년 3월 4일에 있었던 3대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 취임식이었습니다.
진행자) 보통 취임식이 의사당 밖에서 열렸는데 항상 밖에서 열린 것은 아니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워싱턴 대통령의 첫 번째 취임식을 제외하고 초기에는 상원이나 하원 본회의장 등 실내에서 열렸습니다. 그런데 1817년 5대 제임스 먼로 대통령 취임식의 경우, 당초에 행사를 하원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상원과 하원이 의자 사용 문제를 두고 대립했는데요. 그러자 먼로 대통령이 이걸 참지 못하고 밖에서 취임 선서와 취임사를 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그때부터 취임식이 항상 밖에서 열린 겁니까?
기자) 미국의 역사 전문 방송인 히스토리 채널에 따르면 1829년 앤드루 잭슨 7대 대통령 취임식 이래 2021년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때까지 세 번을 제외하고 모두 밖에서 열렸습니다. 그런데 이 기간 실내에서 취임식이 열린 건 모두 날씨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취임식이 겨울이라 아주 추운 날이 있었겠죠?
기자) 맞습니다. 1985년 1월 21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 때는 정오 시간 온도가 거의 영하 13도였습니다. 그래서 레이건 대통령은 의사당 안에서 취임 선서를 했고, 전통적으로 하던 백악관으로의 행진도 취소됐습니다.
진행자) 반대로 기온이 가장 따뜻했던 취임식은 언제였나요?
기자) 네. 레이건 대통령 첫 번째 취임식이라고 하는데요. 1981년 1월 20일 취임식 때 기온이 섭씨 12.7도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아주 추운 날에 취임식을 했다가 병으로 목숨을 잃은 대통령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9대 윌리엄 헨리 해리슨 대통령입니다. 1841년 취임식 날 날씨가 아주 춥고 비가 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코트나 모자를 쓰고 취임사를 하기를 거부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나중에 폐렴으로 이어지는 감기에 걸렸고, 결국 취임식이 끝나고 약 30일 뒤에 숨졌습니다. 그런데 미국 CNN 방송 설명에 따르면 당시 해리슨 대통령이 약 8천500자에 달하는 취임사를 약 1시간 45분에 걸쳐서 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1시간 45분이라면 상당히 긴 시간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아마 최장 기록이 아닌가 싶은데요. 추운 날씨에 두꺼운 옷도 안 입고 그렇게 오래 취임사를 한 탓에 해리슨 대통령이 치명적인 감기에 걸린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해리슨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취임사를 했지만, 가장 짧게 재임한 대통령이라는 기록도 세웠습니다.
진행자) 반대로 가장 짧은 취임사는 누가 했습니까?
기자) 네. 초대 조지 워싱턴 대통령인데요. 그의 두 번째 취임사는 단 135단어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추운 날씨가 취임식 파티를 망친 경우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18대 율리시스 그랜트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이 1873년 3월 4일에 있었는데, 이날 너무 추웠답니다. 그래서 파티에 쓸 음식과 샴페인이 얼었을 뿐 아니라 무도회를 위해서 들여온 카나리아 수백 마리가 모두 얼어서 죽었다고 하는군요.
진행자) 그런데 취임식 때문에 하루짜리 대통령 권한 대행을 세운 적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바로 12대 재커리 테일러 대통령 때였습니다. 1849년 3월 4일이 취임식 날인데, 그날이 일요일이었습니다. 그런데 테일러 대통령이 ‘성스러운 안식일’을 엄격하게 지키는 사람이라 일요일에 취임 선서하기를 거부했습니다. 그래서 3월 4일 하루 대통령 자리가 비게 됐는데요. 그러자 데이비드 라이스 애치슨 상원 의장이 대통령직을 대행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애치슨이 단 하루 대통령 대행 역할을 한 겁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애치슨이 12대 대통령이고 테일러가 13대 대통령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애치슨의 묘비에 ‘하루 동안의 대통령’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지금 여러분께서는 미국 대통령 취임식과 관련된 흥미로운 여러 사실에 관해 듣고 계십니다. 자, 그런가 하면 만취한 상태로 취임식에 간 사람도 있다는 기록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나중에 17대 대통령이 되는 앤드루 존슨 부통령이 1865년 부통령 취임식에서 만취한 상태로 연단에 올랐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장티푸스에 걸려서 통증을 줄이려고 술을 먹었다는데요. 하지만 너무 많이 마셔서 연설과 선서가 엉망이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는 백악관을 떠나는 전임 대통령 부부가 참석하는데요. 여기에 참석하지 않은 전임 대통령도 있죠?
기자) 네. 건강 문제가 아닌 다른 이유로 후임 대통령 취임식에 가지 않은 사람이 모두 5명입니다. 먼저 2대 존 애덤스 대통령은 1801년 3월 4일 정적인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의 취임식이 있기 몇 시간 전에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자신의 농장으로 떠났습니다. 애덤스 대통령 아들인 6대 존 퀸시 애덤스 대통령도 후임 앤드루 잭슨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또 8대 마틴 밴 뷰런, 17대 앤드루 존슨 대통령도 취임식에 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럼 마지막으로 후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은 사람이 누굽니까?
기자) 네. 바로 오늘(20일) 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가 끝난 지난 2021년 1월 20일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취임식에서 대통령이 대법원장 말에 따라 취임 선서를 하는데요. 27대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대통령은 취임 선서와 관련해서 독특한 기록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태프트 대통령은 본인이 대통령 취임 선서를 했을 뿐 아니라 대법원장으로 다른 대통령 취임 선서도 이끈 유일한 사람입니다. 태프트 대통령은 1909년 3월 4일 대통령 취임 선서를 했습니다. 이후 그는 연방 대법원장으로 1925년에 캘빈 쿨리지, 그리고 1929년 허버트 후버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이끌었습니다.
진행자) 대통령 취임식이 TV로 미국 전역에 생중계되는데, 언제부터 TV로 중계되기 시작했나요?
기자) 네. 1949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 취임식이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1857년 3월 4일 제임스 뷰캐넌 대통령 취임식이 사상 처음으로 사진에 찍혔고요. 1897년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 취임식이 최초로 활동사진에 담겼습니다. 또 1925년 캘빈 쿨리지 대통령 취임식이 라디오로 중계됐고, 1997년 빌 클린턴 대통령 취임식이 사상 처음 인터넷으로 중계됐습니다.
진행자) 의사당 안이나 밖이 아닌 비행기 안에서 취임 선서를 한 대통령도 있었죠?
기자) 네. 바로 36대 린든 존슨 대통령입니다. 그는 1963년 11월 22일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됐을 때 부통령이었는데요.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된 뒤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워싱턴 D.C.로 돌아오는 도중 비행기 안에서 대통령 취임 선서를 했습니다. 미국 헌법은 대통령 유고 시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하도록 합니다.
진행자) 네. 지금까지 대통령과 취임식과 관련된 흥미로운 기록을 살펴봤습니다.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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