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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북한 ‘트럼프 2기’ 앞두고 관망…‘우크라 전쟁’이 변수”


23∼27일 열린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8기 11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주재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23∼27일 열린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8기 11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주재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새 행정부 출범에 앞서 정세를 관망하고 있다고 미국 전문가들이 평가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황과 북한과 러시아 간의 관계 변화가 향후 미북 대화 가능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문가들 “북한 ‘트럼프 2기’ 앞두고 관망…‘우크라 전쟁’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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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3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미국에 보낸 메시지는 “매우 모호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There were very little specifics there and actually I thought the tone despite that one phrase was fairly bland compared to other years when there was much more specific, much more hostile wording used and threats. This just seemed to be very vague and bland. And then conversely, it wasn't as forward-leaning on offering an olive branch as some other speeches have been over the years.”

클링너 연구원은 “미국에 대한 ‘최강경 대응 전략’이라는 표현을 제외하면, 훨씬 더 적대적인 표현과 위협이 사용되던 다른 해에 비해 미국에 대한 어조가 상당히 부드러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반면 과거 보였던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듯한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북 메시지 기다리는 듯”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이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무엇을 할 것인지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며 “특히 훨씬 유리한 조건으로 미국보다 러시아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에 뒤로 물러나 있는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노동당 중앙위 제8기 11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23∼27일 열렸다고 29일 보도했다.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노동당 중앙위 제8기 11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23∼27일 열렸다고 29일 보도했다.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노동당 중앙위 제8기 11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23∼27일 열렸다고 29일 보도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회의 연설에서 “미국은 반공을 변함없는 국시로 삼고 있는 가장 반동적인 국가적 실체”라며 “대한민국은 미국의 철저한 ‘반공 전초기지’로 전락됐다”고 비난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이같은 현실은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명백히 제시해 주고 있다”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망적인 국익과 안전 보장을 위해 강력히 실시해 나갈 최강경 대미 대응전략’을 천명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매체들은 ‘최강경 대미 대응전략’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진 않았습니다.

VOA는 국무부에 북한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한 논평을 요청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북한, 대미 선택지 열어두고 있어”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 북한 담당 국가정보분석관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 북한 담당 국가정보분석관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 북한 담당 국가정보분석관도 30일 VOA와의 통화에서 이번 전원회의에서 “미국에 대한 부분은 상당히 애매모호하고 미흡하다(underwhelming)”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새해 첫날이나 2025년 초에 대미 정책과 관련한 더 명확한 내용을 밝히거나, 트럼프 당선인이 1월 20일 취임할 때 어떤 내용을 밝힐지 지켜보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일러 전 분석관은 “북한은 현재로서는 모호한 태도를 유지함으로써 선택지를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 협상 복귀 대가 크게 요구할 것”

그러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김정은과의 만남에 열려있지만, 김 위원장은 더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을 때 회담에 복귀할 것으로 사일러 전 분석관은 내다봤습니다.

사일러 전 분석관은 “김정은은 트럼프 당선인과 만나서 앞으로 4년 동안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는 미국과 대화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사일러 전 분석관] “Kim Jong UN may simply not want to talk, at least until he has a better understanding of what he might be able to get with Donald Trump through meeting in the coming four years… The imagery was what was projected in Singapore and Hanoi demonstrated that the United States had not given up on denuclearization and the United States would not accept North Korea as a nuclear power. I think that was the biggest frustration for Kim Jong Un.”

이어 “싱가포르와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북한 비핵화를 포기하지 않았고,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줬다”며 “김정은은 이 부분이 가장 큰 불만이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핵보유국 인정 원해”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 소장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 소장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 소장은 30일 VOA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전원회의에서 발신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그들이 이미 결정한 방향과 목표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국방 발전 5개년 계획이 내년에 마지막 해에 접어든다는 것입니다.

이어 “그들이 그 길에서 조기에 벗어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말 강력한 제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소장] “I think the main message is that they have their own direction and set of objectives that they've already decided upon and that it would take a really powerful offer to make them deviate prematurely from that pathway. We see consistently an emphasis on national sovereignty and we see an emphasis on prestige. And so I think those are the priorities and the lens through which North Korea would be looking at any approach that might be made by the Trump administration.”

이어 “북한은 일관되게 국가 주권과 명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그것이 북한의 우선순위이며 트럼프 정부가 취하는 접근법을 평가하는 관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핵 보유국 인정을 원할 것이라며 “북한이 스스로 설정한 목표에 부합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이 비핵화에 초점을 맞춘 회담에 복귀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점을 밝힌 데에서도 그 의도가 분명히 드러난다”고 덧붙였습니다.

로버트 매닝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
로버트 매닝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

로버트 매닝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도 30일 VOA와의 통화에서 전원회의 결과를 보면 “미국에 대한 언급에 새로운 것이 없다”며 “북한은 2019년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에 대해 꾸준히 강경해졌고, 이번에도 그 연속선상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매닝 연구원] “What might interest him is the prospect of an arms control deal that legitimized him as a nuclear weapons state, removed all sanctions because his goal is to be treated like Pakistan or Israel in other words, accepted as a normal nuclear state.”

이어 “김정은이 관심을 가질 만한 것은 핵무기 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고, 모든 제재를 철폐하는 무기 통제 협정을 맺을 가능성”이라면서 “그의 목표는 파키스탄이나 이스라엘 처럼 정상적인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크라 전황, 러시아와의 관계가 변수”

사일러 전 분석관은 2025년 미북 관계에 영향을 줄 변수로 우크라이나 전황과 북러 관계 변화 가능성을 꼽았습니다.

사일러 전 분석관은 “현재 모든 것이 김정은에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면서도 “트럼프 당선인이 푸틴 대통령과의 협상에서 북러 협력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일종의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사일러 전 분석관] “It is possible that perhaps the president could, in negotiations with Vladimir Putin try to secure some type of agreement from Moscow to curtail or terminate its cooperation with North Korea. And that would leave North Korea having to once again look for a partner. It could once again declare austerity belt tightening isolation, the path that it had already committed to back in 2020 and just simply go back to that isolation or it could be, you know, under current economic and diplomatic strains that it feels it needs to reach out to Washington.”

사일러 전 분석관은 “이때 북한은 2020년과 같이 다시 고립을 강화하는 정책으로 돌아갈 수도 있고, 아니면 경제적 외교적 긴장 상황에서 미국에 접근해야 한다고 느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소장도 새해 미북관계에 대한 변수로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이 2025년에 어떤 종류의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그로 인해 (대미 접근법에)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는가라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 러시아 간 공급 관계가 현재 수준에서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북러가 양국 관계에서 얻는 이익이 줄어들도록 극적인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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