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올해 북한에 석유 126만-130만 배럴을 공급했을 것이라고 한국의 에너지 전문가인 김경술 박사가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여기에 중국의 공급량을 합치면 북한의 석유 수입 규모는 600만 배럴 정도 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북한 에너지 전문가인 한반도경제협력원(KECI)김경술 연구위원을 최원기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2023년 9월 1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러시아 극동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러시아가 이를 계기로 북한에 석유를 본격적으로 공급한 것일까요?
김경술) 북러 정상회담이 계기가 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보면 2018년부터 2020년 기간에 북한에 정제유를 공급한 나라가 중국하고 러시아인데요. 러시아가 중국보다 더 많이 공급했어요. 그러다 2021년부터는 2023년 사이에는 중국이 러시아보다 더 많은 양을 공급했습니다. 2023년 9월이죠, 북러 정상회담이 있고 나서, 다시 말해 2024년부터 중국보다 러시아가 다시 더 많은 양을 공급하기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시기적으로 봐도 북러 정상회담이 계기가 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기자) 올해 2024년 들어 러시아의 대북 석유 공급이 본격화됐습니다. 미국 백악관은 러시아가 3월에만 정제유를 15만5천 배럴을 공급했다고 밝혔고, 영국의 BBC는 3-11월 기간 중 100만 배럴을 제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올해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한 정제유 규모를 어떻게 추산하시는지요?
김경술) BBC가 보도한 최근의 분석 자료가 ‘오픈 소스 센터(The Open Source Centre)’에서 분석한 건데요. 2024년 3월 7일부터 11월 4일까지 보스토치니 항에 기항한 북한 유조선들이 43회에 걸쳐서 북한에 석유를 운송했다고 분석한 것이거든요. 비교적 명확한 영상 자료를 갖고 분석을 한 것이어서 상당히 신뢰할 만한 양으로 판단합니다. 그런데 100만 배럴이라고 했지만, ‘오픈 소스 센터’도 실제로는 더 많을 것이다. 위성 영상이기 때문에, 구름에 가려 있는 날은 확인하지 못했고, 위성이 24시간 계속 찍는 게 아니고 돌아가면서 찍기 때문에, 위성이 비어있는 시간에도 거래가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100만 배럴은 우리가 확인한 최소한 양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 생각에도 100만 배럴보다는 상당히 많은 양이 수입됐을 것이다, 이렇게 추정 할 수 있겠습니다.
기자) 숫자로 좀 말씀해 주실 수 없겠습니까? 지금 나온 것만 해도 백악관 15만5천 배럴이고, 100만 배럴, 이것만 합쳐도 115만5천 배럴 아닙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김경술) 2024년 1월에 러시아가 1만5천280 배럴, 2월에 10만 9천720 배럴 정도를 공급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1월은 러시아가 보고한 것이고, 2월은 미 국무부나 전문가들이 보고한 것을 종합한 것이고, 3월부터는 ‘오픈 소스 센터’가 얘기한 100만 배럴이라고 치고, 1~2월에 공급한 것이 약 25만-26만 배럴 정도 됩니다. 그러면 126만-130만 배럴 정도 공급됐겠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기자) 러시아는 이렇게 북한에 석유를 많이 공급하는데, 중국은 어떻습니까, 3월 이후 중국의 대북 정제유 공급이 끊겼나요?
김경술) 중국이 2024년 1월~5월까지 보고한 실적이 있습니다. 이 실적도 정제유가 아니고 비에너지류, 그러니까 아스팔트, 피치 이런 에너지가 아닌 비에너지 석유류를 공급한 실적을 대신 보고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어서, 중국이 보고한 양의 신뢰도에 관한 문제가 제기돼있습니다.
기자) 그러면 중국도 정제유는 계속 공급을 하고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어떻습니까?
김경술) 그렇습니다. 양은 러시아가 많이 들어가니까, 전에 비해서 많이 감소했지만 지금도 계속해서, 상업적으로, 중국의 상인들하고 북한의 석유 수입 업자들하고 커넥션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조금씩 공급이 되고 있습니다.
기자) 중국은 이밖에도 지하 송유관을 통해 북한에 원유를 공급하는데, 그 규모를 어느 정도로 추정하시는지요?
김경술) 해마다 400만 배럴 정도의 원유가 공급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자) 과거에 비해 중국과 북한 간 해상환적을 통한 석유 거래가 좀 줄었나요?
김경술) 러시아 쪽의 공급이 증가한 만큼 불법 해상 환적은 많이 줄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불법 해상 환적은 북한으로서는 굉장히 불편한 수입 방법이거든요.
기자) 올해 북한이 러시아와 중국으로 공급받은 석유가 어느 정도 될까요?
김경술) 중국에서 5월까지 공급한 실적이 있고, 러시아는 1~2월에다가 ‘오픈 소스 센터’가 밝힌 100만 배럴, 3월~11월 초까지. 그런 걸 다 합치면 146만 8천 배럴 정도 됩니다. 11월 초까지. 6월에서 12월까지 중국이 공급한 양이 또 있을 것이고. 또 러시아의 공급 물량 중에 미확인 물량, 구름이 끼여서 관측이 안 됐다든지, 이런 미확인 물량까지 합치면, 최소 200만 배럴 정도 됐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겠습니다.
기자) 아까 송유관을 통해서 원유가 400만 배럴 정도 갈 것이라고 말씀하셨으니까, 다 합치면 600만 배럴 정도로 볼 수 있습니까?
김경술) 그렇습니다. 원래 유엔 제재 이전인 2017년, 2016년, 2019년 때만 해도 원유가 400만 배럴 들어가고 정제유가 500만 배럴 정도 들어가고 해서 한 900만 배럴 정도의 석유 수급 규모였거든요. 그런데 2017년, 2018년, 2019년까지 비슷한 규모로 이루어지다가, 2020년부터는 코로나 봉쇄로 해상이 봉쇄되면서, 그 양이 크게 줄었죠. 그러다 2022년에 좀 회복하고, 2024년에는 예년 수준으로 회복이 안 됐지만, 전년에 비해서는 좀 회복된 추세에 있을 것으로 봅니다.
기자) 러시아가 북한에 석유를 공급하고 있다고 하지만 북한 내부 기름값은 오히려 올랐습니다. 올해 초 kg에 1만3천원이었던 휘발유 가격은 11월 22일 2만4천원까지 올랐습니다. 왜 이렇게 오른 것일까요?
김경술) 대체적으로 환율 효과 때문이다, 이렇게 지금 보고 있습니다. 환율이 계속적으로 올라가면서 북한 화폐 가치가 크게 하락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는데, 수급상에도 약간의 좀 문제가 될 관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북한의 주요 수출품이 석탄인데, 유엔 안보리는 2017년 대북 제재 결의 2397호로 석탄 수출을 금지시켰습니다. 현재 북한이 몰래 석탄을 얼마나 수출하고 있는지요?
김경술) 생산량도 1천700만t 정도일 것이고, 수출량도 전년도 270만t 정도 되지 않을까, 그렇게 추정하고 있습니다.
기자) 최근 북중 국경을 돌아본 사람에 따르면 북한 지방에는 아직도 목탄차가 운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지방의 에너지 상황은 어떻습니까?
김경술) 지방의 에너지 상황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 지속되는 것으로 봅니다. 북한 당국이 최근 ‘지방발전 20X10’ 정책을 강하게 밀어부쳐서, 지방 기업체를 재건하는데 정열을 쏟고 있습니다만, 지방 기업에 전력을 공급할 개선책은 뒤따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는 어떻게든 공급돼야 한다. 그것이 인권과 연관해서 우리가 에너지를 얘기할 때 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그 최소한의 에너지 공급도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 지금 수십 년째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에너지 전문가인 김경술 박사로부터 올해 북한과 러시아의 에너지 거래 규모와 중국의 대북 석유 공급 현황 등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최원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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