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러시아가 제재를 우회하며 해양에서 벌이는 불법 선박 활동이 증가하는 데 대해 호주와 뉴질랜드가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이 선박들이 모든 나라에 위협을 가한다며 국제사회의 집단적인 조치를 촉구했습니다. 김영교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먼저 호주와 뉴질랜드의 공동 성명 내용부터 살펴보죠.
기자) 호주와 뉴질랜드는 지난 28일 자 공동 성명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그림자 선단’의 활동 증가, 그리고 그러한 활동이 환경과 해양 안전, 국제 무역 및 안보, 해양법에 미칠 위험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러한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집단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선박들이 제재를 우회하고, 안전 또는 환경 규정을 무시하며, 보험 비용을 회피하거나 유엔 안보리 제재나 독자 제재 우회 등 기타 법에 어긋나는 행위에 관여하기 위한 불법 활동들에 연루된 가운데 '그림자 선단'이 모든 국가에 중대한 위협을 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두 나라는 '그림자 선단'이 해양에서 벌이는 불법 활동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해사기구(IMO)의 관련 결의가 강화되기를 기대한다고도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림자 선단’이라는 건 무엇을 말하는 거죠?
기자) 국제사회의 주류인 미국, 유럽 등 서방국의 정유사와 보험업계 등과는 전혀 거래하지 않고 국제 제재 대상국들과 주로 거래하는 유조선 등을 말하는데요, 제재 회피나 안전 또는 환경 규정 회피 등 기타 불법 활동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이 선박들은 선박명도 가리고 선박 실소유주도 감추면서 활동을 벌이는데요, 서방 국가들과 거래를 하지 않기 때문에 제재의 영향도 크게 받지 않습니다.
진행자) 특히 러시아를 중심으로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국제 사회의 제재를 회피하면서 석유를 수출하기 위해 2024년 초 기준으로 600여 척의 그림자 선단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2월 러시아의 석유 수출 제한을 강화하고자 러시아 최대 국영 해운사인 '소브콤플로트'와 이 회사가 지분을 갖고 있는 유조선 14척을 제재 명단에 올린 바 있습니다.
진행자) 올들어 북한도 유조선의 활동을 크게 늘린 정황도 확인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 유조선 3척이 공해상에서 발견됐습니다. VOA가 선박의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 지도를 살펴본 결과 북한 유조선인 안산1호와 월봉산호는 현지 시각 11월 9일 새벽 3시경 일본 시마네현 북부 해상에서 북동쪽 방향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유정2호는 11월 7일 새벽 4시경 이 지점을 통과한 뒤 위치 신호 장치를 끄고 잠적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천마산호가 지난 10월 20일 러시아 극동지역의 보스토치니항에 입항했습니다.
천마산호는 지난 6월에는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포착됐는가 하면, 11월에는 중국 근해에서 적어도 두차례 발견돼, 제3국 선박과 불법 환적을 통해 유류를 전달받았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진행자) 북러 간 이런 활동과 관련해 미국 국무부도 비판하고 나섰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1월 15일 미국 국무부는 VOA의 관련 질의에 러시아가 불법으로 북한에 정제유를 공급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러시아 항구에서 포착된 유엔 제재 대상 북한 유조선 3척을 지목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 유조선 금진강3호, 안산1호, 천마산호 등 3척을 언급하며 “정제유 이전에 관여한 이들 선박은 이미 유엔에 의해 입항 금지 대상으로 지정됐고, 이는 이들 선박이 러시아 항구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위반임을 의미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들 중 안산1호와 천마산호 두 척은 유엔의 자산 동결 대상 선박”이라며 “이 선박으로 유류를 옮기는 것은 유엔의 표적 금융 제재 위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북러 간 움직임은 최근의 북러 군사적 밀착과 맞물리면서 더 주목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에 탄도미사일 등 무기 지원은 물론 병력 파견까지도 나선 가운데,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 관계가 군사 협력을 넘어서 불법적인 경제 협력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김영교 기자와 함께 호주와 뉴질랜드가 북한과 러시아 간 그림자 선단 활동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성명을 내놓은 것과 관련한 소식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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