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주요 뉴스를 전해 드리는 ‘한국은 지금’입니다. 윤국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일제 강점기 시절 조선인들이 강제동원돼 혹사당했던 일본 사도광산에서 어제(24일) 희생자 추도식이 열렸는데요, 한국 측이 불참한 채 일본 정부 관계자들만 참석하는 ‘반쪽 행사’로 열렸다는 소식입니다.
진행자) 한국 측이 왜 추도식에 불참했나요?
기자) 한국 외교부는 추도식 하루 전인 23일 “양국 외교 당국 간 이견 조정에 필요한 시간이 충분치 않다”며 “제반 사정을 고려해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는데요, ‘제반 사정’이 무엇인지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해 언론들은 어떻게 보도하고 있나요?
기자)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일본 정부 대표로 참석해 추도사를 한 이쿠이나 아키고 외무성 정무관의 문제이고요, 다른 하나는 추도사 내용입니다. 일본 국회 참의원 의원인 이쿠이나 정무관은 일본 패전일에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논란을 빚은 인물입니다. 게다가 일본 정부는 추도사에서 조선인들이 노역에 강제동원됐던 사실을 언급하지 않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추도식이라면 당연히 노역 중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는 것이 목적이어야 했을 텐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한국 언론들은 이날 행사가 추도식이라기 보다는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자축하는 자리가 됐다고 전했습니다. 희생자 애도보다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이쿠이나 정무관은 추도사에서 조선인 노동자들에 대해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한반도에서 온 노동자들’이라고 했을 뿐 강제노동이란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사도광산’ 추도식이 어떤 배경에서 열리게 된 건가요?
기자) 일본 니가타현에 위치한 사도광산은 과거 금광으로 유명했던 곳인데요, 일제 강점기 시절 태평양전쟁 때는 구리 등 전쟁물자를 확보하는 광산으로 이용됐습니다. 일본은 이를 위해 당시 조선인 1천500여 명을 강제동원했고, 이들은 가혹한 환경 속에서 차별받으며 작업에 종사했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지난 2022년 유네스코에 이 광산의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신청했고, 이에 한국 정부는 등재에 동의했습니다. 추도식은 한국 정부가 등재에 동의하는 대신 일본 정부가 매년 열기로 약속했던 행사입니다.
진행자) 일본은 앞서 사도광산 내 전시관 자료에도 조선인들이 강제동원됐다는 언급을 하지 않아서 논란이 됐던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가 조선인 강제동원 사실을 어떻게 기록으로 남길지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 없이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에 동의하면서 이미 예고됐던 일이라는 지적입니다. 한국 정부가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급급한 나머지 과거사 문제에서 일방적으로 양보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배경입니다.
진행자) 다음은 또 어떤 소식이 있나요?
기자) 부산에서 오늘(25일)부터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 회의가 열린다는 소식입니다. 이번 회의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목표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협약을 만드는 것이 목표인데요, 170여개 나라 정부 대표단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제품들은 플라스틱이 소재인 것이 상당히 많은데요, 플라스틱 오염 종식이 목표라면, 사용을 금지하겠다는 것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당장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금지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고요. 그 보다는 석유를 통해 만들어지는 플라스틱의 재료인 폴리머 생산을 줄이는 것이 이번 회의의 핵심 쟁점입니다. 플라스틱이 소재인 제품은 치솔 면도기 커피컵, 종이컵, 페트병, 비닐봉투, 기저귀, 주사기 등 그야말로 우리 일상생활에서 너무도 다양한 것이 현실입니다.
진행자) 플라스틱은 오랫동안 썩지 않을 뿐더러 사람 몸에도 해가 되는 소재여서 환경과 건강 차원에서 이미 많은 경고가 있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회의가 열리는 부산에는 환경운동가들이 모여 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각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들에 따르면 전 세계는 “500년이 지나도 분해가 되지 않는 플라스틱을 매년 4억t 이상 생산”하고 있고, “이 중 약 9%만 재활용되고 2천만t 이상이 바다로 흘러”갑니다. 물고기들이 미세플라스틱을 삼키고, 이들 물고기를 사람이 먹으면 혈관 등에 흡수돼 생명을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이번 회의에서 플라스틱 제품 생산이나 사용 제한에 대한 합의가 가능할까요?
진행자) 언론들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의 재료인 폴리머 생산국과 소비국의 입장이 크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생산국들은 주로 산유국들인데요, 이들은 플라스틱의 생산을 규제하기보다는 재활용과 폐기물 관리 단계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은 지금’ 윤국한 기자였습니다.
For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