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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금]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작가 '신드롬'


2024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국 작가 한강. (자료사진)
2024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국 작가 한강. (자료사진)

한국 내 주요 뉴스를 전해 드리는 `한국은 지금’ 입니다. 윤국한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국은 지금]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작가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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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한강 작가 열풍이 불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출판계, 독서계는 물론 음악에서 출판사 주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 열풍이 족히 `신드롬’으로 불릴 정도라고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강 작가 신드롬이란 게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요?

기자) 우선 작가의 작품을 읽으려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들 수 있는데요. 전국의 대형 서점과 동네 책방, 도서관, 온라인 서점 등이 한강 작가의 책을 구입하거나 빌리려는 사람들로 넘치고 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책을 사기 위해 서점의 문이 열리기도 전에 길게 줄을 지어 늘어서고 있고, 온라인 서점도 접속장애가 생길 정도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같이 품절 사태를 빚고 있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책이 얼마나 팔리고 있는 건가요?

기자) 한국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와 예스24, 알라딘의 오늘(14일) 발표에 따르면 그야말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교보문고에서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발표된 지난 10일 밤부터 31만여 부가 팔렸는데요, 노벨상 수상 직전인 지난 7일부터 9일 사이 판매량에 비해 1천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입니다. 예스24에서도 10일 밤부터 14일까지 33만 부, 알라딘에서는 20만 부가 판매됐는데요, 14일 낮까지 한강 작가의 책 85만 부가 팔린 겁니다.

진행자) 동네 책방 등에서 팔린 것까지 합하면 엄청난 숫자이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게다가 대형 서점이나 동네 책방들 모두 일찌감치 한강 작가의 책이 동이 나 팔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책방이나 출판사에는 구매와 관련한 문의가 빗발치고 있고요, 한강 작가의 책을 펴냈던 출판사와 인쇄소는 전 직원이 출근해 밤샘작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출판계 관계자는 책이 안 팔려서 더 이상 찍어내지 않아 품절된 적은 있어도 이번처럼 책이 너무 많이 팔려서 품절된 적은 최근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어제 오후 실시간 베스트셀러 순위는 교보문고와 예스24 모두 한강 작가의 시와 소설이 1위부터 10위까지를 싹쓸이했습니다. 그나마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해 대부분 예약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10일 한국 서울의 서점에서 독자가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집어들고 있다.
10일 한국 서울의 서점에서 독자가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집어들고 있다.

진행자) 한강 신드롬이란 말이 이해가 가네요.

기자) 네, 한 예로 한강 작가가 3년 전 언론인터뷰에서 언급한 음악이 새삼 주목을 받으면서 차트에서 역주행하고 있습니다. 한강 작가의 소설 `흰’에 감명받아 활동명을 `흰’으로 했던 가수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또 한강 작가의 부친인 소설가 한승원 씨의 책들도 지난 사흘새 판매량이 110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영어와 프랑스어, 일어 등으로 번역된 한강 작가의 작품들도 동이 난 상태라고 합니다.

진행자) 사람들이 한강 작가의 어떤 점에 특히 열광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작가의 작품뿐 아니라 한강이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언론들은 `아시아 여성’ `페미니즘’ `채식’ `반폭력’ `5.18 광주민주화운동’ 등을 한강 작가를 특징짓는 단어로 꼽고 있는데요. 작가가 작품에서 뿐 아니라 실제로도 이런 것들을 실천하고 있다는 데 더 크게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 축하 행사나 기자회견 등을 고사하고 있는 이유가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강 작가가 왜 그런 자리를 피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당일 작가의 부친인 한승원 소설가가 밝힌 내용인데요, 딸에게 돼지를 잡아 자신이 현재 거주하는 전라남도 장흥의 동네 주민들과 마을잔치를 열겠다고 했더니 “지금 세계 2곳에서 전쟁으로 날마다 사람들이 쓰러져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고, 기자회견을 할 것이냐”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일보’는 한강 작가가 “말하지 않기를 통해 그 누구보다 강렬한 전쟁 반대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출판업계나 언론계가 많이 아쉬워하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출판사들은 여전히 한강 작가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입장을 내 `한강 신드롬’에 더욱 불이 붙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직접 메시지를 내는 것이 전쟁 피해자들에게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강 작가의 작품을 세계에 알린 영국인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 씨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축하 행사나 기자회견 등을 하지 않겠다는 한강 작가의 입장을 다시 올려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스미스 씨는 한강 작가의 대표작인 `채식주의자’를 번역해 지난 2016년 영국의 권위있는 문학상인 부커상을 공동수상한 번역가인데요, 그 자신도 한강 작가에 공감해 침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은 지금,’ 윤국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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