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한 양국이 북한 핵 위협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처음으로 고위급에서 논의한 것은 중대한 진전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논의를 통해 한국 내 핵무장론을 억제하고 동맹의 강력한 억지력을 한국 국민에게 확실히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의 분석을 조은정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 재단 핵 억제 및 미사일 방어 연구원은 5일 VOA와 영상 인터뷰에서 제5차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에서 미한 양국이 북한 핵 공격에 대한 시나리오 기반 논의를 한 것을 큰 성과로 꼽았습니다.
[녹취: 피터스 연구원] “It seemed that they had a scenario-based discussion on a potential US South Korea response to a North Korean nuclear attack. To my understanding, those have been done at lower levels, at the deputy assistant level, I think this is the first time they've had those discussions at the under-secretary level. And so that's a significant development as well. And so I think that demonstrates the seriousness with which South Korea and the United States are taking the nuclear threats that we're seeing coming out of Pyongyang, which have stepped up in recent months.”
피터스 연구원은 이러한 논의가 차관급에서 처음으로 진행된 점을 주목하며, 이는 북한의 고조된 핵 위협에 대한 양국의 엄중한 대응을 반영한다고 평가했습니다.
4일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EDSCG 회의에는 미국 측에서 젠킨스 차관과 카라 아베크롬비 국방부 정책부차관 대행이, 한국 측에서는 김홍균 외교부 1차관과 조창래 국방정책실장이 참석했습니다.\
조창래 국방부 정책실장은 이번 회의에서 이전보다 더 다양한 주제가 다뤄졌다고 평가하며, “최초로 북핵 위협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 기반의 토의를 실시함으로써 실제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습니다.
“북핵 위협 고조에 반응… 중대한 논의”
워싱턴의 민간연구단체인 군비통제·비확산 센터의 존 에라스 선임정책국장도 5일 VOA와 통화에서 미한 양국이 최초로 ‘북핵 위협’ 상황의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억제와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이 진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점점 더 강력해지는 핵 위협과 수사적 공격이 이러한 논의를 이끈 배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에라스 국장] “I think that we're seeing more and more nuclear threats and extreme rhetoric coming from the North. And while the possibility that the North would use a nuclear weapon is still rather low, it's important to be prepared and this is certainly a reaction to the increased rhetoric that is coming from the Kim regime in the North”
에라스 국장은 “북한의 핵 사용 가능성이 여전히 낮더라도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처음으로 ‘북핵 위협’ 시나리오를 논의한 것은 “확실히 북한 김정은 정권의 수사가 증가하는 데 대한 반응”이라고 말했습니다.
한미연합사령부 작전참모를 지낸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도 VOA와 영상 인터뷰에서 이번 회의에서 시나리오 기반 대응 논의가 중점적으로 다뤄졌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I think there's a recognition that of course the North Korean threat is very real it's something that cannot be swept under the carpet and there has to be a realistic acknowledgement that North Korea is a rogue nuclear state and that all parties need to be prepared to deal with the potential actions of the North.”
맥스웰 부대표는 “북한의 위협은 매우 실질적이며 결코 덮어둘 수 없는 문제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불량 핵 국가라는 현실을 인정해야 하며, 모든 당사자는 북한의 잠재적 행동에 대비할 준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미국과학자연맹(FAS)의 애덤 마운트 선임연구원은 미한 동맹이 이제서야 북한의 핵 위협 시나리오를 논의하기 시작한 것은 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이번 회의를 매우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마운트 연구원] “It's a long overdue step that the alliance is finally now simulating North Korean nuclear use. It took too long to get to this position but it's really an important step for both in general a defense managers in the EDSCG and also contingency planners and nuclear weapons specialists in the NCG to really work through the details of how the alliance would respond to different kinds of nuclear threats. As these dialogues continue, the alliance will be able to simulate different kind of contingencies and different kind of threats over time.”
그러면서 “이 단계에 도달하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확장억제전략협의체의 일반 국방 관리들과 핵협의그룹(NCG)의 비상계획 입안자들과 핵무기 전문가들 모두가 다양한 종류의 핵 위협에 대해 동맹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세부 사항을 실제로 작업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마운트 연구원은 이러한 논의가 지속되면서 동맹이 다양한 위협에 대응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정권 종말’ 경고, 신중해야”
마운트 연구원은 이번 회의에서 다시 제기된 ‘정권 종말’ 경고에 대해 우려를 표했습니다.
미한 동맹이 북한에 비해 핵과 재래식 우위를 가지고 있지만 “북한을 종식시키는 과정에서 북한이 나머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방법이 없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녹취: 마운트 연구원] “There's really no way to be confident that we can end the North Korean regime without North Korea using the rest of its nuclear arsenal. So any decision to take that step would be among the most grave that presidents of both countries have ever, have ever decided on. It would have spillover effects, raise the risk of drawing China into any conflict. It would have spillover effects on Japan and other US partners in the region.”
마운트 연구원은 “따라서 그러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양국 대통령이 내린 가장 중대한 결정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중국을 분쟁에 끌어들일 위험을 높이고, 일본과 다른 미국의 역내 파트너들에게도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국방부 국방정책위원회 위원을 겸하는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정권 종식 선언은 “미국 정책의 실수”라면서 이런 선언이 북한의 극단적인 대응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녹취: 오핸런 연구원] “If they detonated a nuclear weapon, they should be severely punished. But ending that regime implies that Kim Jong UN no longer has any reason for restraint in his subsequent actions and therefore he might go down trying to kill as many South Koreans and Americans as he could in the process.”
오핸런 연구원은 “만약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그들은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하지만 정권을 종식시킨다는 것은 김정은이 이후의 행동을 자제할 이유가 더 이상 없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 과정에서 가능한 한 많은 한국인과 미국인을 죽이려고 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한국 핵무장론 대응해 미국의 공약 알려야”
한편, 한국에서 계속되는 핵무장 여론에 대해 마운트 연구원은 “동맹간 이러한 상세한 논의를 통해 미한 당국자들이 한국의 정치권과 전문가 집단, 일반 국민들에게 동맹의 강력한 대북 억지 태세를 더 잘 알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마운트 연구원] “In a crisis when the threat levels rise, there's no chance the United States would turn tail and go home. In fact, our commitment would grow as the threat increases. And communicating that over time hopefully can help I educate these communities and reduce the calls for a nuclear weapons program in South Korea, which frankly would be a mistake both for South Korean interests and for US interests.”
마운트 연구원은 “위협 수준이 높아지는 위기 상황에서 미국이 꼬리를 내리고 돌아갈 가능성은 없다”며 “오히려 위협이 커질수록 미국의 공약은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사실을 한국에 지속적으로 알려야 핵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의 핵무장은 한국과 미국 모두의 이익에 반하는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맥스웰 부대표도 “한국의 지도자들이 핵무장이 초래할 문제를 이해하고, 대중을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it's up to the US to ensure strategic reassurance of South Korea and strategic resolve that we will use the full capabilities that we have to defend South Korea up to and including the use of nuclear weapons.”
그러면서 “핵무기 사용을 포함해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이 보유한 모든 능력을 사용할 것이라는 전략적 결의를 보장하는 것이 미국의 역할”이라며 “이러한 전략적 확신과 결의를 계속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에라스 국장은 한국의 핵무장 여론과 관련해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지도자들이 항상 인식하고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미국과 한국 모두 한국의 핵무장과 상충되는 법적 의무가 있기 때문에, 이를 바꾸려면 엄청나게 복잡한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솔직히 말하자면 미국은 다른 국가들이 추가로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원치 않으며, 특히 미국의 핵우산 아래 있는 조약 동맹국의 경우 더욱 그렇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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