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주요 뉴스를 전해 드리는 ‘한국은 지금’입니다. 윤국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한국 정치권에서 때아닌 계엄령 논란이 일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언론들은 이에 관한 정치권의 공방과 대통령실의 반박을 자세히 보도하고 있는데요, 어제(2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도 이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진행자) 계엄령은 국가비상사태 발생 시 군이 행정권과 사법권을 행사하는 상황을 말하는 것인데요, 왜 이 시점에 계엄 논란이 일고 있는 건가요?
기자) 논란의 시작은 지난 1일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회담이었습니다. 당시 이 대표가 모두발언에서 “최근에 계엄 이야기가 자꾸 나온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겁니다. 이 대표의 발언에 앞서 민주당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상황이 오면 정부가 계엄을 선포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는데요, 이 대표의 발언을 계기로 본격적인 논란거리로 떠오른 겁니다.
진행자) 야당이 근거로 제시한 게 있나요?
기자) 없습니다. 민주당은 “구체적인 제보가 있다”고만 주장할 뿐 아무런 증거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고교 동창인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을 나름의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김 후보자 외에 국군방첩사령관 등 고교 동문들을 군 핵심 요직에 임명한 것은 계엄 선포 가능성에 대비한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진행자) 이에 대한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그야말로 괴담에 불과하다는 입장입니다. 대통령실은 야당이 나치독일과 스탈린 전체주의의 선동정치를 닮아가고 있다며, 계엄론으로 국정을 마비시키려는 계엄 농단과 국정 농단에 맞서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동훈 대표도 야당의 주장을 ‘국기문란’이라고 강하게 비난했고요, 김용현 후보자 역시 야당의 주장은 “거짓, 정치 선동”이라며, “지금 대한민국 상황에서 과연 계엄을 한다고 하면 어떤 국민이 이를 용납하겠나”라고 반문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국회 내 여야 의석 구도를 보면 정치적 이유로 계엄을 선포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 아닌가요?
기자)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계엄령은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를 맞아 병력으로써 군사상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선포하는 명령인데요, 대통령의 권한에 속합니다. 하지만 계엄을 선포하면 대통령은 지체없이 국회에 통고해야 하고요,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해제해야 합니다. 현재 국회는 야당이 전체 의석의 과반을 훨씬 넘는데요, 계엄을 선포하더라도 바로 해제된다는 의미입니다.
진행자) 계엄 논란은 한국 정치권의 고질적 병폐인 극한대립의 산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자) 네. 2일 열린 22대 국회 개원식이 이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국회 임기가 시작된 지 96일 만에 지각 개원식이 열린 것인데요, 헌정사에서 가장 늦게 개원식이 열린 사례입니다. 윤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도 이례적입니다. 대통령의 불참은 1987년 민주화와 함께 현행 헌법이 제정된 이래 처음인데요, 언론들은 국회가 민생 현안은 외면한 채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국민적 비판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윤 대통령은 왜 국회 개원식에 참석하지 않은 건가요?
기자) 대통령실은 국회에 대한 불신을 이유로 설명했습니다. “계엄설이 난무하고 특검과 탄핵을 남발하는 국회의 정상화가 먼저’라는 겁니다. 반면 야당인 민주당은 “정상화해야 할 것은 윤 대통령”이라고 날을 세웠는데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바로 하루 전 날 대표 회담을 열고 정치 복원과 민생 중심의 정치를 다짐한 바 있는데요, 회담 하루 만에 이런 다짐이 무색하게 됐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은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한국 정부가 ‘국군의 날’인 오는 10월 1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습니다. 오늘(3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같이 의결했는데요, 이에 따라 10월 첫 주는 1일 ‘국군의 날’과 3일 ‘개천절’까지 이틀이 공휴일이 됐고, 그 다음주에도 ‘한글날’인 9일이 공휴일입니다.
진행자) 올해 국군의 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군의 사기 진작입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무회의에서 이 안건을 심의, 의결하면서 “지금은 북한의 잇따른 도발과 중동 분쟁 등 국내외 안보 상황이 매우 엄중한 시기”라며, “이에 올해 국군의 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국가안보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국군의 역할과 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과거에 보면, 임시공휴일 지정은 경제 유발 효과를 염두에 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실제로 정부와 여당은 지난주 당정회의에서 국군의 날을 임시공휴일로 검토하기로 하면서 경제적 요인을 주요 이유로 들었습니다. 군 장병들의 사기뿐 아니라 “소비 진작, 기업 부담 등 여러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설명입니다. 언론들은 한국의 경제성장으로 소비력이 커지고 노동자 휴식권에 대한 인식도 강화되면서 ‘노는 날’에 대한 반대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은 지금’ 윤국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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