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 물질이 2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핵연구그룹의 평가가 나왔습니다. 조립 가능한 핵탄두 수는 최대 90기로 추정되지만 실제론 약 50개 정도를 조립했을 수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과학자연맹 핵정보프로젝트는 15일 “북한이 최대 90개의 핵탄두를 제조할 수 있을 만큼의 핵분열 물질을 생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추정한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 “North Korea continues to modernize and grow its nuclear weapons arsenal. In this Nuclear Notebook, the authors cautiously estimate that North Korea may have produced enough fissile material to hypothetically build up to 90 nuclear warheads, but has likely assembled fewer than that—potentially around 50.”
핵정보프로젝트는 이날 ‘핵과학자회보’ 7월호에 실린 ‘북한 핵무기’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북한이 이 중 약 50개 정도를 실제 핵탄두로 조립했을 수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계속해서 핵무기를 현대화하고 증강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핵정보프로젝트는 앞서 지난 2022년 보고서에서는 북한이 45개에서 55개의 핵무기를 만드는데 충분한 양의 핵분열 물질을 생산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 중 중거리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20~30개의 핵탄두를 조립했을 수 있다고 추정한 바 있습니다.
2년 만에 북한이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되는 핵 분열물질 양이 두 배 가까이 뛴 겁니다.
이 같은 추정치는 북한이 폭발력 10kt에서 20kt 사이의 1단계 핵분열탄(single-stage fission weapons)을 만들었을 경우를 상정한 것으로, 2단계 핵분열탄을 만들 경우 핵분열 물질이 더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생산할 수 있는 핵탄두 수가 줄어들게 됩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최대 81kg의 플루토늄과 1천 800kg의 고농축우라늄(HEU)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최대 90개의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는 잠재적 역량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다른 국제연구단체도 올해 북한의 핵물질 보유량과 관련해 핵정보프로젝트와 비슷한 추정치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스웨덴의 민간연구단체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지난 6월, 올해 1월 기준으로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 수를 50기로 추정했습니다.
또 북한이 조립할 수 있는 핵탄두 수를 최대 90기 정도로 추산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15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핵무기 90개 분량의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다는 추정은 “합리적인 판단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북한은 핵무기 프로그램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90개의 핵무기를 실제로 제조하지는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특별연구원] “I think they are correct in saying that most likely they have not actually manufactured 90 nuclear weapons. It makes a lot of sense not to because they are still in this very early stages of their nuclear weapons program. There are still various designs. They are still properly experimental and perhaps not a nuclear test. So, you don't use all your fissile material.”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북한이 아직 제대로 된 실험이나 핵실험 단계를 거치지 않았다면 핵물질을 모두 소모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무기 설계를 최종적으로 확정했을 때 핵물질을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만큼 북한의 실제 핵탄두 개수는 핵물질 보유량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또 핵정보프로젝트 보고서의 북한 보유 핵분열 물질 추정치가 2년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은 북한이 플루토늄 추출을 늘리고 있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특별연구원] “We see that they produce more for plutonium. So, therefore the amount of (fissile) material available increases. This is one parameter.”
한편 핵정보프로젝트는 이번 보고서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역량에 대해서도 평가하면서 지난 10년 동안 북한이 모든 사거리를 망라한 매우 다양한 종류의 탄도미사일을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핵탄두 운반을 위해 최근 신형 고체연료 장거리 전략 미사일과 단거리 전술 미사일, 해상 기반 미사일 등 미사일 전력을 강화·다각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고서] “To deliver the warheads, North Korea is enhancing and diversifying its missile force, most recently with new solid-fuel long-range strategic missiles, short-range tactical missiles, and sea-based missiles.”
그러면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정상적인 궤도로 이동하기 위해서 지구 대기권 재진입 시 탄두를 보호할 수 있는 재진입체가 필요하지만 아직 이에 대해서는 공개된 바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보고서는 동시에 북한이 정상 작동 가능한 재진입체를 만드는 데 큰 기술적 장애물이 없다고 보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아울러 북한이 대량의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는 역량은 미사일 발사대를 조달하거나 자체 생산하는 역량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과거 러시아와 벨라루스, 중국 기업으로부터 발사대를 조달해 민간용 발사대로 위장해 수입해 왔지만 최근에는 장거리 미사일용 발사대를 자체 생산하는데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고체 연료를 장착하는 쪽으로 무게 중심이 서서히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고체연료는 북한의 지상 발사 미사일의 작동을 단순화하고 신속한 발사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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