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 중 환경 문제를 빼놓을 수 없을 텐데요. 그래서 한국에서는 현재 재활용을 의무화시켜 분리수거를 권장하고 있고요. 또 지자체나 민간 단체에서도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재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사고파는 장터가 열려 많은 한국 시민의 발길을 사로잡았는데요. 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서울’, 오늘은 '뚝섬 재사용 장터' 현장으로 안내해 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장터 현장음]
‘뚝섬 재사용 장터’에 참여한 한 판매자가 목청 높여 자신이 가져온 물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싼값에 지나가던 사람들도 눈길을 돌려 물품을 둘러보는데요. 서울 뚝섬 한강공원에서 열린 재사용 장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중단됐다가 4년 만에 재개됐습니다. 자세한 얘기, 재사용 장터를 운영하는 국방용 팀장에게 들어봅니다.
[녹취: 국방용 팀장] “이 장터는 서울에서 살고 계신 (한국 )시민분들께서 집에서 사용하시다가 어떤 목적이 사라져서 집에 방치되고 있는 물건들을 다른 시민들에게 판매하거나 교환하거나 하는 식으로 해서 물건이 더 이상 사용 가능성을 잃은 거를 다시 살려내서 다시 한번 사용해 보자고 하는 의미로 여러 가지 중고 물품을 나누는 장터입니다. 이 중고 장터는 2000년대 초반부터 존재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2019년부터 운영이 중단되었다가 올해부터 4년 만에 다시 진행되고 있습니다.”
행사는 지난 15일에 시작됐고요. 10월 말까지 주말마다 열렸습니다. 첫 주에는 170여 팀이 판매자로 나섰고요. 그다음에는 350여 팀이 이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많은 한국 시민이 이 재사용 장터를 기다려 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녹취: 국방용 팀장] “신청하시는 분들은 전부 다 선발한 상황이고요. 그중에서 이런 것들은 안 된다 싶은 것들이 사행성 물품, 주류, 그다음 의약품 이런 것들은 거래가 안 되는데요. 그런 것들만 행사 참여가 불가능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있고, 일반적으로 생활에서 사용하시던 것들 파는 분들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은 전부 다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일단 중고 장터이기 때문에 전부 다 생활에서 사용했던 물건이 되게 많아요. 요즘 확실히 마니아들의 물건이나 이런 것들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 시대이다 보니까 한정판 피규어라든지 한정판 운동화 같은 것들을 들고나와서 판매하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또한 시민 판매자뿐만 아니라 재활용과 관련한 사회적 기업, 단체를 소개하는 10여 개의 부스도 마련됐는데요.
[녹취: 국방용 팀장] “에너지나 아니면 전자제품 재사용 이런 쪽에 포커스를 맞춘 단체가 많이 들어온 것 같습니다. ‘계란자조금관리위원회’라는 곳에서는 어른의 티셔츠 안 입는 거를 두 장 가져오시면 구운 계란으로 교환해 주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고요. 집에서 안 쓰는 핸드폰, 전자기기 같은 것들을 가지고 오시면 ‘한살림’에서 양갱이나 간식 같은 걸로 교환해 드리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자제품 같은 경우에는 안에 분해하게 되면 그런 것들을 자원으로 다시 쓸 수 있게끔 환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시는 곳에서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는 걸로 봤습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버려진 장난감을 재활용하면서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줄여가고 있는 환경단체 ‘트루’가 참여했는데요. 부스에서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버려지거나 망가진 장난감을 직접 분해하는 체험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단법인 트루, 김주혜 교육 실장입니다.
[녹취: 김주혜 교육실장] “장난감을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재질 분리 과정이 필요해요. 그래서 분해한 후에 플라스틱은 플라스틱끼리, 쇠는 쇠끼리, 건전지는 건전지끼리 재질 별로 분리하면 다 재활용이 되거든요. 게다가 분해할 때 상당히 재밌어요. 공구를 사용해서 돌리기 때문에 그런 장난감 재활용을 재미있는 체험으로 배워가는 곳이에요. 그런데 장난감이 정말 복합재질이거든요. 그래서 그냥 버리면 플라스틱을 가지고 있는 거기 때문에, 태웠을 때 환경오염 물질, 미세먼지라든지 이산화탄소라든지 이런 것들을 배출해요. 그래서 장난감 플라스틱도 다 재활용되어야 해요."
그러면서 부스 체험 활동으로 한국 시민을 만난 소감과 함께 장난감 분리배출에 관한 바람도 전했습니다.
[녹취: 김주혜 교육실장] “재밌죠. 축제장에서 가족이 모여서 분해하고 쩍 벌어질 때 탄성도 나오거든요. 즐겁게 할 수 있는 재활용, 이거 참 재밌어요. 인간이 만들어 낸 모든 물건은 화석 자원을 사용해서 만들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이 필수적인 것 같아요. 재사용, 재활용이 문화로 정착되면 에너지 사용이 줄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도 줄 거고 환경은 더 깨끗해질 거고 인간에게 더 쾌적한 미래가 준비되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이 행사를 총괄한 국방용 팀장은 장터를 운영하며 인상 깊었던 순간을 얘기했는데요.
[녹취: 국방용 팀장] “아이들이 새로운 장난감을 하나씩 가져가는데 그걸 보통 부모님들이 마트 가서 새것을 사주려고 하면, 적어도 2~3만 원씩 하잖아요. 근데 여기서 3천 원, 4천 원 이렇게 새 장난감을 들고 나가는데, 아이의 표정도 좋고 부모님의 표정도 좋고 이런 풍경이 일반적인 마트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얼굴들이라 그런 게 되게 기분이 좋았습니다.”
재사용 장터에 참여한 한국 시민 판매자들은, 각자 돗자리를 펴고 물건을 진열해 판매하고 있었는데요. 재사용 장터에 처음 참여했다는 한 판매자를 만나봅니다.
[녹취: 한국 시민 판매자] “평소에 제가 모으던 거 가지고 나왔는데 너무 많은 것 같아서 판매하려고 가지고 나왔어요. 가방이랑 인형이랑 소품이랑 신발 가지고 나왔어요. 가짓수는 한 30가지 되지 않을까요? 가방이랑 인형이랑 팔았어요. 한 100만 원 이런 것들도 5만 원 막 이렇게 판매하고, 가방 안 쓰니까 그냥 판매해서 다른 분들 쓰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교환도 가능해요. 이거를 다시 사는 것보다 서로 나눠 쓰고 판매하는 게 좋아요.”
물건을 둘러보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자기 물건에 대한 추억도 전하고요. 가벼운 흥정도 벌어집니다. 한편에서는 아기 물품을 1천 원에 판매하는 한 가족도 있었는데요. 자녀와 함께 참여한 해별 씨와 손정락 씨입니다.
[녹취: 손정락 씨] “1천 원입니다. 거의 1천 원에 팔려고요. 여기 저희가 아기 낳기 전부터 원래 사려고 왔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언제 열리나 기다리고 있다가 열린다는 소식 듣고 나서 바로 신청해서 왔어요. 그때는 아기들 신발이라든지 옷이라든지 물놀이 장난감 같은 거 이런 것들 많이 샀었어요. 여기 있는 사람들이 돈을 벌려고 온 목적보다는 아까우니까 나눠주는 목적이다 보니까 저렴하게 구매했었어요.”
[녹취: 해별 씨] "저희는 아기가 있어서 아기 물품을 주로 가지고 왔어요. 책이나 신발, 구두 뭐 이런 것들, 안 입는 옷들이고 버리기엔 너무 아까워서 가지고 왔어요. 재밌죠. 사는 것보다 파는 것도 재밌는 것 같아요. 아기들이 또 자기들 물건 팔고 돈의 가치를 조금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 일단은 저희보다 더 필요한 사람들한테 많이 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또 다른 부스로 가니 헌책이나 재고 상품을 싼값에 파는 책 부스가 마련돼 있었는데요. 현재 서점을 운영하는 고영근 씨의 이야기입니다.
[녹취: 고영근 씨] “주로 아동물하고 실용서들, 어른이 볼 수 있는 그런 책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일부 선정해서 가져온 거죠. 굉장히 싸게,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정가에서 거의 한 60%에서 80% 할인, 이게 재고 도서라든가 헌책도 있고 하다 보니까 그렇습니다. 모처럼 만에 이렇게 사람도 많이 구경하고 또 책 사 가는 모습을 보면 너무 좋습니다. 앞으로 이런 장터가 많이 생겨서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많이 활성화되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한국 시민 판매자의 다양한 물품으로 싼값에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는 장터가 되었고요. 더불어 환경을 생각하는 사회적 기업, 단체의 캠페인 활동으로 지구 환경을 생각하는 뜻깊은 행사가 됐습니다. 장터를 즐긴 한국 시민들의 소감도 들어봅니다.
[녹취: 김창현 씨] “여기 마라톤 참석하고 가는 길에 우연히 모여 있어서 들렀어요. 아이들도 막 직접 하는 것들도 있고 이쪽은 환경 위주로 많이 하는 것 같아서 애들한테 좋은 경험 될 것 같아서 지금 돌아보고 있어요. 지금 장난감 해체해서 이렇게 분리수거하는 활동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냥 살면서 지구를 깨끗하게 하려고 하는 활동에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 커갔으면 좋겠어요.”
[녹취: 한국 시민] “가방만 2개 구매했는데요. 이거는 서비스로 주신 거예요. 서비스로 주시고 이거는 저기서 받은 거고요. 저는 중고 이런 거 되게 좋아하거든요. 재활용 물건을 그래서 자주 열렸으면 좋겠어요.”
[녹취: 정민정 씨] “그냥 자전거 타고 왔는데 하고 있었어요. 여행용 파우치예요. 보면 좋은 물건들도 있고 새것도 있고 퀄리티도 괜찮고 가격은 거의 인터넷에서 파는 제품이었는데 2만 원대를 8천 원에 파시고 6천 원, 4천 원 저렴하게…. 저희 때는, 어릴 때 아나바다(운동) 많이 했는데 요즘 없다 보니까 우리 나이대도 좋고 어린아이들도 좋고 어르신들도 좋고 새로운 물건 접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