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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서울] 카페는 공부하는 곳? '카공족' 논란


[헬로 서울] 카페는 공부하는 곳? '카공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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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장시간 공부하거나 일하는 사람들을 이른바 '카공족'이라고 말합니다.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는 이러한 카공족을 적극 수용하는 반면, 소규모 개인 커피전문점은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오랜 시간 자리를 차지하는 카공족 때문에 고충이 크다고 합니다. 그래서 카공족에 대처하는 카페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요. 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서울', 오늘은 '카공족'에 관한 얘기 전해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카페에서 장시간 공부하거나 일하는 사람들을 이른바 ‘카공족’이라고 말합니다.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는 이러한 카공족을 적극 수용하는 반면, 소규모 개인 커피전문점은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오랜 시간 자리를 차지하는 카공족 때문에 고충이 크다고 합니다. 그래서 카공족에 대처하는 카페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요. 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서울’, 오늘은 '카공족'에 관한 얘기 전해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카페 주문 현장음]

서울의 한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카페를 찾은 손님이 음료를 주문합니다.

카페에는 커피를 놓고 함께 대화를 나누는 손님도 보이고요. 혼자 온 손님은 노트북을 펼친 채 일을 하거나 공부하고 있습니다. 카공족에 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시민은 카공족을 어떻게 바라볼까요?

[녹취: 박지연 씨] “청량리 백화점에 있는 스타벅스도 오늘 갔다 왔거든요. 근데 실제로 멀티탭 그거 봤어요. 멀티탭을 갖고 온 거예요. 실제로는 처음 봐서 너무 놀랐어요. 그 정도까지는 심하지 않나, (공부하러) 카페도 가긴 가는데 아무래도 오랜 시간 이용하려면 그래도 커피 말고도 디저트를 추가로 시키거나 아니면 더 오래 이용할 거면 또 음료를 시키거나 그런 게 좋을 것 같긴 해요. 근데 그것도 손님 입장에서는 그것도 나쁜 건 아니니까, 그것도 크게 뭐라고 못할 것 같긴 해요.”

[녹취: 이승호 씨] “요즘 그렇게 달갑지는 않죠. 자리에 앉아서 너무 많은 시간을 차지하고 있으니까 그렇게 썩 달가운 것 같지 않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주로 집에 있는 편이긴 한데 카페에 가도 1시간 이상 그렇게 잘 있진 않은 것 같아요.”

[녹취: 권현지 씨] “저는 공부할 때나 좀 집중하고 싶을 때 카페에 많이 가서… 근데 여기는(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공간도 넓고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곳이니까 하루 종일 차지하고 있는 게 아니면 괜찮지 않나, 저는 일단 직원분들이 저를 안 보는 그런 곳을 좋아하고요. 자리도 깨끗하고 콘센트도 다 달려 있고, 어쨌든 요즘에는 공부하라고 1인 좌석 같은 것도 따로 만들어 주는 편이니까 대기업 프랜차이즈 카페가 제일 좋아요.”

실제 카공족이 많이 찾는 한 프랜차이즈 카페의 관계자는 손님들이 편하게 쉬다 갈 수 있는 곳으로 쓰이길 바란다면서 시간 제약을 두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스타벅스 홍보팀 언론 파트 이병엽 파트장의 이야기입니다.

[녹취: 이병엽 파트장] “카공족이라고 매장에서 업무를 보거나 공부하거나 아니면 본인이 좋아하는 취미 생활을 즐기거나 그런 다양한 고객들의 삶이 매장에 녹아져 있거든요. 근데 그런 것이 사실은 저희가 추구하는 제3의 공간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공간을 제공하기 때문에, 집이라든지 회사 이외에 또 다른 나만의 공간이 되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고맙게 생각하고 있죠. 일단은 상권에 따라서 다른 것 같아요. 학원가라든지 주택가에서는 젊은 학생분들이 많이 오셔서 음료도 즐기고 공부도 많이 하시는 편이고 오피스 같은 데는 직장인들이 짧게 일도 보시고 다양하게 매장을 이용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카공족을 위한 1인 좌석도 마련했고요. 여러 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콘센트도 더 많이 구비했다고 합니다.

[녹취: 이병엽 파트장] “매장 이용하시는 고객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콘센트도 오히려 더 늘리고 콘센트 옆에 줄 꽂는 거 있잖아요. USB 그것도 함께 놔서 전자기기를 여러 개를 이용하실 수 있도록 제공해 드리고 있어요. 고객이 편안하면 계속 방문하시는 거고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유입 고객이 많아지는 거고, 계속해서 방문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카페의 점주는 장시간 머무는 카공족이 반갑지만은 않다고 말합니다. 서울 여의도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점주의 이야기인데요.

[녹취: 카페 사장] “일단은 회전율이 중요하다 보니까, 드시고 가시는 분들은 물론 대화하시고 이러시는 분들도 계시고 그러시니까 사실 오래 앉아 있는 게 엄청 신경 쓰이고 이러지는 않는데, 그렇게 막 작업을 하느라고 계속 앉아서 그렇게 하시면 보통은 한3시간, 4시간 그런 식으로 하시는 분들도 많으시더라고요. 저희 입장에서는 회전율이 안 좋으니까, 공간이 넓으면 상관없는데, 안 그래도 좁은 공간이다 보니까 그렇죠. 조금 힘들죠.”

손님의 회전율이 곧 수익이기 때문에, 공간이 작은 카페에서는 더 예민한 문제라고하는데요. 장시간 카페를 이용하는 손님 중에 추가 주문하는 손님도 있지만, 극히 드물다고 합니다.

[녹취: 카페 사장] “점심 조금 넘어서 오시기는 하시는데 근데 한 번 오시면 길게는 5시간 막 이렇게 앉아 계시는 분들도 계셔서 저희는 약간 공간이 좁은 곳이고 4인석이 별로 없는데, 노트북 사용하시고 물건 같은 게 많으시다 보니까 4인석을 이렇게 보통 대부분 앉으셔서 혼자 사용하시다 보니까 그러면 테이블을 사용할 수가 없어서 손님을 못 받는 경우들도 조금 있고, 10분 중의 한두 분 정도는 추가 주문하시는데 사실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그래서 최근 노(NO)스터디존을 선언하거나, 3시간 이상 이용 시 추가 주문하라는 규칙을 만든 카페도 생겼는데요.

[녹취: 카페 사장] “이해는 가요. 저희도 이렇게 사실 몇 시간 있으면 음료 한 잔 더 주문 부탁드립니다. 같은 게 있긴 한데 저희는 사실 그렇게는 안 하거든요. 근데 계속 그렇게 앉아서 손님을 못 받는 경우가 생긴다고 하면 사실은 안 받는 것도 어쩔 수 없이 할 방법 중에 하나인 것 같아요.”

일부 카공족의 도를 넘은 자리 이용으로 카페의 피해 사례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카페의 정책을 따르거나 다른 손님을 배려하는 문화가 생겨야 한다고 말합니다.

[녹취: 하재근 문화평론가] “카페가 영업장인데 거기가 독서실이 아니잖아요. 많은 사람이 거기서 차를 마시고 담소를 나누고 만남의 계기를 갖는 곳인데 거기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점령해서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차지하고 있으면 카페 영업에 심각한 지장이 초래되고, 공부하는 사람들 때문에 조용히 해야 하고 눈치를 봐야 하고 그런 분위기가 되면 사람들이 거기서 만나서 즐겁게 대화할 수가 없잖아요. 잠깐 책을 본다든지 할 수는 있겠지만 본격적으로 장시간 동안 공부하려면 그거는 도서실이라든가 그 성격에 맞는 장소를 찾아가야 하고 굳이 카페에서 하겠다면 최소한 그 공간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대가는 확실하게 지불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카공족에 대응하는 카페 정책을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전했는데요.

[녹취: 하재근 문화평론가] “카페에서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늘어난다면 어쨌든 하나의 시장이 형성되는 거니까 그 소비자들을 확보하기 위한 또 다른 영업 전략이 필요할 수 있고 소비자들이 그렇게 카페를 좋아한다면 카페에서도 그들을 적당히 수용할 수 있는 큰 좌석, 만남을 위한 큰 좌석이 아니라, 혼자서 공부하기에 적합한 좌석을 더 많이 만든다거나 아니면 시간별 요금제를 개발한다거나 이런 식의 전략을 앞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공부한 한국 시민 전유빈 씨는 적당한 소음이 있는 열린 공간의 카페에서 집중이 더 잘 된다고 합니다.

[녹취: 전유빈 씨] “스페인어 공부하고 나왔어요. 오늘 2시간 반 정도 있었는데 2시간 반 전체 다 공부한 건 아니고 뭐 딴 거 하다가 공부하다가 그랬어요. 집은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에요. 바로 옆에 침대도 있고 너무 편안해질 수 있는 곳이어서 긴장감이 필요한데, 그렇다고 해서 스터디 카페 같은 경우는 너무 숨 막히고 긴장감이 있어서 딱 그 사이인 열린 카페에서 공부하는 게 좋아요. 프랜차이즈 같은 곳이나 대형 카페에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드는데 작은 개인 카페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좌석 수도 많지 않고 손님들을 더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너무 오래 앉아 있는 거는 좀 실례이지 않냐는 생각이 들어요.”

이 밖에도 한국 시민 김선혜 씨는 카페에서 공부하기를 즐겨한다면서 일부 카공족을 겨냥한 강한 규칙이 아쉽다는 얘기도 전했습니다.

[녹취: 김선혜 씨] “보통 카페 다른 분들도 뭐 대화를 하기 위해서 3~4시간 있는 분들도 있고 더 오래 있는 분들도 있는데 사실 카공족만 타깃이 된다는 거는 점주 입장에서 비상식적인 행동들이 보였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하고요. 굳이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 카공족들에게 장소를 금지하는 것은 조금 너무하지 않나... 어떤 사람은 노트북으로 다른 걸 할 수도 있는 거고, 누구는 공부할 수도 있는 거고, 각자 다양한 활동이 있는 거니까요. 물론 테이블 회전이 많이 있어야 할 시간에 계속 자리 잡고 있으면 문제겠지만, 그렇지 않은 공간이라면 굳이 카공족들에게 너무 많은 제한을 하는 것도 저는 강한 조치가 아닌가 생각되네요.”

이제 카페라는 곳은 일상에 빼놓을 수 없는 공간이 됐는데요. 즐거운 카페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자세가 필요할까요?

[녹취: 하재근 문화평론가] “기본적으로 타인의 영업장, 타인의 공간을 쓰기 위해서는 거기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고 카페는 원래 공부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만남을 위한 공간이니까 거기서 다른 사람들 대화 나누는 데 눈치를 준다든지 이런 일은 없어야 하겠고 가끔 일부 카공족 중에 자리를 맡아놓고 가방을 놓고 밖에 나가서 볼일 보고 돌아온다든지 밥 먹고 돌아온다든지 이런 사람들이 있다고 하는데, 자리를 맡아 놓는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거 공중도덕 사회의 기본적인 질서 의식 이런 거를 재고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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