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카페에 가더라도 1인 1 주문이 기본이고요. 음식점에서 주문하더라도 보통 주문은 1인분부터 시작합니다. 하지만 계속 물가가 올라가고 1인 가구가 점차 늘어나면서 0.5인 분만 파는, 반인분을 파는 음식점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서울’, 오늘은 '반인분을 파는 음식점' 현장으로 안내해 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반인분 주문 현장음]
서울 용산에 있는 한 분식점에서 한 한국 시민이 떡볶이와 순대 반인분을 주문합니다. 매장에 있는 키오스크에는 반인분 메뉴가 마련돼 있었는데요. 덕분에 혼자 온 손님은 적당한 양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분식을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나 이곳은 반인분 메뉴를 만든 지 꽤 오래됐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얘기, 장선조 팀장에게 들어봅니다.
[녹취: 장선조 팀장] “저희 반인분 한지 10년 거의 다 된 것 같은데요. 이거 초창기 때 이렇게 반반 따로라는 거를 만들었었어요. 그 이후에 소식하시는 분들이나 혼자 드시는 손님들이 많아져서 반인분짜리를 저희가 그때 만든 거예요. 왜냐하면 혼자 오시는 손님들이 식사하시는데 떡볶이가 항상 남으니까 조금만 주세요, 조금만 주세요. 이런 손님들이 매우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까 손님들이 말씀하시는 거 귀를 기울인 거죠. 요식업에서는 그런 걸 위주로 손님들의 반응을 보고 귀로 듣고 그걸 고쳐나가잖아요. 조금씩 조금씩, 그러다 보니까 떡볶이 반인분이 생긴 거고 그다음에 순대 반인분이 생긴 거죠.”
1인 손님이 늘어나면서 그에 맞는 반인분 메뉴를 내놓았고요. 가격도 반입니다.
[녹취: 장선조 팀장] “혼자 드실 수 있는 건 튀김도 낱개로도 가능하시고 순대도 반인분, 떡 반인분 이렇게 가능하세요. 어묵도 다 낱개로 가능하시고 혼자 오시는 손님들을 위한 거예요. (가격도) 반이에요. 완전 반. 떡볶이, 순대가 지금 5천500원인데 반인분으로 하게 되면 3천 원이에요. 그래서 그러니까 거의 반이죠.”
그리고 껑충 오른 외식 물가에 부담을 느끼는 한국 시민들도 많은데요. 그렇기에 반인분가게가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녹취: 이화림 씨] “요새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느끼고 있고요. 추이로 봤을 때 월급 자체가 오르는 퍼센티지보다 식재료나 다른 음식점이나 식당 그런 데에서 가격 오르는 추이가 더 높아지고, 제가 가장 체감한 거는 치킨 가격이에요. 외국에서는 빅맥 지수라고 해서 빅맥 가격에 따라서 그 나라 물가를 측정하는데 우리나라(한국)에서는 좀 친숙한 음식이 국밥 그리고 하나는 치킨인 것 같아요. 그래서 국밥 가격에 다른 음식을 비교해서 가격을 확인하거나 아니면 치킨이 원래는 1만 원 초반대였다가 요새 3만 원까지 간다고 하더라고요. 특정 브랜드에서는 배달료를 받는 거를 시작해서, 원래는 치킨 가격 안에 배달료가 포함되어 있었는데 시장 자체가 이렇게 파이가 커졌잖아요. 그래서 저는 치킨 가격 볼 때 가장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녹취: 홍정표 씨] “주로 생활 생필품이나 뭐 진짜 월급만 빼고 다 오르는 것 같아서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만 원이면 좀 배부르게 먹었는데 지금은 그게 안 되잖아요. 기본 국밥만 해도 만 몇천 원씩 올라가고, 혼자 먹는 인원이 많이 생기다 보니까 그런 게(반인분 가게) 많이 발생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렇게 재룟값이 오르면서 한국 시민의 국민 간식인 떡볶이 값도 올랐는데요. 반인분 메뉴를 팔면 남는 게 있을까요? 다시 장선조 팀장입니다.
[녹취: 장선조 팀장] “아주 힘들죠. 아주 힘들고 원가도 오르는데 양이 적어지면 안 되잖아요. 1인분을 드시는 손님, 정량이 예전보다 더 나가야 하고 어찌 됐든 최상위 상품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그 원가 관리 같은 거는 일단 많이 팔면 팔수록 수익 구조가 좋은 거니까 음식은 아끼지 않고 똑같이 나가고 있어요. 단골님들 반인분에 대해서 굉장히 좋아하시죠. 좋아하시고 낱개로 드실 수도 있고 저희 리뷰를 보시면
오셔서 드시는 손님들이 대부분 반인분짜리가 있어서 너무 좋다. 완벽하게 다 먹을 수 있다. 잔반이 남지 않을 정도로 다 완벽하게, 깨끗하게 먹을 수 있으니까 그게 너무 좋다고 가격도 저렴하고 굉장히 좋아하세요. 손님들이…”
그러면서 반인분을 팔면 음식물 쓰레기가 더 적게 나오기 때문에 업장 입장에서도 더 긍정적이라고 말합니다.
[녹취: 장선조 팀장] “근데 버려지는 음식값도 또 물어야 하므로 그거나 이거나 매한가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음식이 안 남아주는 게 업장에서 더 좋은 거예요. 음식물 쓰레깃값이 더 비싸기 때문에, 한 달이면 거의 한 20~30만 원대가 나오니까 저희는 잔반이 안 나오는 게 업장에서도 좋은 거예요."
그리고 한국 시민 나영선 씨와 구태희 씨도 반인분 가게가 환경 문제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전했습니다.
[녹취: 나영선 씨] "환경 문제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그런 선에서 음식을 적절하게 적당하게 소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0.5인 분이라는 트렌드가 기후 위기, 환경 문제 그리고 개인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녹취: 구태희 씨] "요새 대식좌, 소식좌가 있잖아요. 근데 제가 소식좌여서 먹고 싶은 건 많은데 조금밖에 못 먹어서 배달 음식 시키면 몇 입 먹고 남는단 말이에요. 또 이게 음식물 남는 것도 제가 안 좋아하거든요. 환경 오염되니까 환경 오염도 안 되고 딱 배부르게 먹고 끝내니까 그게 좋아요. 혼자 살아서 배달 음식 먹어도 너무 양이 많이 남고 그래서 진짜 잘 안 시켜 먹는데 밖에서 먹으면 친구들이랑 같이 먹으니까 남는 게 없지만 혼자 있을 때 거의 안 먹거든요. 남고 이런 게 싫어서... 중식도 되게 괜찮을 것 같은 게, 면이 은근히 배가 금방 차고 불러서 조금조금 팔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찾아간 날, 비가 와서 그런지 배달 주문도 꽤 많았는데요. 반인분씩 맛볼 수 있는 '베이비 세트'를 찾는 손님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장선조 팀장입니다.
[녹취: 장선조 팀장] “오늘같이 비 오는 날에도 혼자 오시는 손님들이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까 반인분을 찾는 손님들이 매우 많았거든요. 오늘 그리고 포장도 베이비라고 해서 반인분씩만 나가는 '베이비 세트'가 있어요. 그러니까 떡볶이 반, 순대 반, 튀김 반, 김밥 반 이렇게 해서 '베이비 세트'라는 것도 있거든요. 1인 기준인데 오늘 그 양이 굉장히 많이 나갔어요. 비 오는 날에는 막 여러분이 많이 오시지 않거든요. 혼자 오시는 손님들이 대부분이라… 20% 정도, 15~20% 정도 돼요. 굉장히 높은 편이에요.”
그러면서 앞으로도 반인분 가게가 더 늘어나지 않겠느냐고 전했고요. 자신도 반인분 메뉴를 꾸준히 판매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녹취: 장선조 팀장] “저희는 계속할 거예요. 혼자 드시는 손님들을 위해서 저희가 이제 두 분 세 분을 저희는 많이 팔면 좋겠지만 혼자 오시는 손님들을 위해서라도 잔반 처리도 그렇고 이런 걸 좀 매장에서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계속 유지할 것 같아요. 혼자 사시는 분들이 더 많아졌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1인 식사하실 수 있는 거를 많이 찾으시는 것 같아요. 밥통 같은 것도 1인으로 많이 나오잖아요. 그런 걸 봐서는 앞으로 1인이 더 활성화되지 않을까? 주위에서도 저희뿐만 아니라 짜장면도 반인 분을 봤거든요. 그래서 그거에 저도 놀랐고 계속 유지할 생각입니다. 1인이 있는 한…"
끝으로 반인분 음식점이 늘어나는 현상을 한국 시민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녹취: 조나래 씨] “저희 오늘 떡볶이랑 순대랑 튀김 먹었어요. 요즘 1인 가구가 좀 많이 늘어나는 추세인데 여러 가지를 맛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저도 그게 더 좋아서 다음에 혼자 오면 그렇게 먹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일단은 요즘 솔직히 기본 떡볶이값이 4천 원 이상인 데가 많아서 대부분 떡볶이를 간편하게 먹었는데 이제는 떡볶이 먹으려고 4천 원을 낸다, 이거는 이제 고민하게 되고, 음식점 전체적으로 오르고 장을 볼 때도 오르니까 그런 데서 많이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1인 가구로 살게 되면 조금조금씩이 좋은데 그게 어렵다 보니까 1인분보다 0.5인 분 먹고 싶을 때도 있고, 그런 거 생각하면 요즘 0.5인 분 늘어나는 게 더 좋아요.”
[녹취: 이화림 씨] “대식가의 돌풍이 불었다면 요즘엔 소식가분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사실 회사나 기업 입장에서는 반인분이 반값인데 그거를 4배로 더 많이 팔면
기업 입장에서는 이득인 거잖아요. 그래서 그런 이득도 생각하고 요즘 소비 추세도 생각해서 좋게 보고 있어요. 앞으로 늘어날 거라고 생각하고요. 늘어나는 게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을텐데, 일단 자취하는 분들은 음식물 쓰레기 처리하는 게 굉장히 곤란해요. 그래서 많이 시켜서 남는 것보다 부족하게 먹는 거를 더 선호하고 앞으로 (반인분 가게가) 더 늘어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녹취: 나영선 씨] “우선 과식이나 먹방이라는 트렌드를 넘어서서 이제는 좀 더 건강을 생각하는 웰빙 트렌드가 다시 돌아오지 않았느냐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사람들이 건강에 대한 지식을 얘기할 때 배부르기 전에 숟가락을 놓는 것이 몸에 도움 된다고 하므로 그런 면에서 0.5인 분이라는 식당 트렌드가 생겼다고 생각하고요. 저는 점심이나 저녁에 좀 더 가볍게 먹고 싶은 날이 많은데 식당에서는 좀 더 많은 양을, 좀 더 비싼 가격에 파는 경우가 많아서 사실 다 못 먹는 경우도 많고 부담스러운 경우가 있는데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0.5인 분 가게가 많이 생기면 이용할 의사가 많습니다.”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