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의 여름방학이 되면 많은 부모님은 고민에 빠집니다. 여름휴가를 어디로 떠날지, 또 자녀에게 좋은 경험을 시켜주려면 어떤 체험 행사가 좋을지 열심히 알아보게 되는데요. 현재 서울 북촌문화센터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옥에서 즐길 수 있는 한옥 바캉스가 열리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서울', 오늘은 '어린이 한옥캠프' 현장으로 안내해 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판소리 현장음]
신형식 강사의 가르침에 따라 어린이들이 목청 높여 판소리 흥부가를 따라 부르고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 시원한 한옥에서 여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어린이 한옥캠프’가 열리고 있는데요. 한국의 전통문화와 한옥에 얽힌 이야기를 알아보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먼저 북촌문화센터 윤채은 팀장에게 프로그램 소개부터 들어봅니다.
[녹취: 윤채은 팀장] “서울공공한옥은 2017년부터 서울시로부터 위탁받아서 문화다움에서 위탁 운영하고 있고요. 7년 차 동안 북촌에서 다양한 문화 지역 자산을 소재로 다양한 행사라든지 교육이라든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로 한옥 교육에 관련된 프로그램들을 많이 운영하는데 어린아이들에게도 한옥과 전통문화에 대한 경험이나 그런 것들을 조금 더 만들어 주고자 ‘어린이 한옥 캠프’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한옥 캠프에서는 도심 속 한옥이 지닌 고즈넉함이라든지 우리 건축 문화에서 지니고 있는 양식이나 전통문화의 여유 같은 것들을 아이들이 느낄 수 있도록 그런 시간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제는 한옥캠프 ‘지락소’인데요. 알아보고 즐겨보는 곳(한옥)'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요. 도심 속에 있는 100년 근대 한옥에서 다양한 전통문화체험을 하게 됩니다.
[녹취: 윤채은 팀장] “총 3교시로 진행되고요. 전체 시간은 3시간 조금 넘게 진행돼요. 1교시는 서울 계동 근대 한옥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이에요. 북촌문화센터가 북촌에서 가장 오래된 100년 한옥이에요. 그래서 한옥이 지닌 100년 역사를 알아보고 이런 한옥이 즐비한 북촌에서 살아있는 건축 양식이라든지 이런 가옥들에 얽힌 이야기를 생활 문화와 함께 예시 대상을 문화해설사님이 안내해 주시면서 재미있는 한옥 해설을 듣고 즐거운 퀴즈나 이런 것들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요.”
그리고 2교시는 한옥 소목 교실로, 소목 공예를 체험합니다. 서책을 읽거나 글씨를 쓰기 위한 작은 좌식 탁자인 서안을 직접 만들어 보고요. 점심시간에 잠시 쉬는 시간을 갖죠.
[녹취: 윤채은 팀장] “2시간 정도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나서 아이들에게도 쉬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원한 여름 간식이라든지 뒷뜰에 마련된 탁족 수영장이라든지 민속놀이들을 즐기면서 쉬는 시간을 가지는 타이밍도 있어요. 아이들이 자기가 만든 서안 위에 간식을 올려놓고 대청마루에 앉아서 간식도 먹고 민속놀이도 진행하고 3교시에 접어들게 되면 신형식 강사님께서 전통 우리 소리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북촌 같은 경우에는 북악이랑 응복을 잇는 산자락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전통 풍류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산세가’라는 노래가 있는데, 그 노래를 아이들이 배워보고 가락을 익혀보고 불러보는 시간을 가지고 마무리하고 있어요.”
그야말로 한옥의 오감을 다 체험할 수 있는 한옥 캠프인데요.
[녹취: 윤채은 팀장] “아무래도 여름 방학 기간에 맞이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요즘 친구들이 보면, 학교 끝나고도 여러 일과가 진행되고 공부하고 숙제하느라 바쁠 텐데, 이 한옥에서는 정말 전통문화가 우리를 이렇게 쉬어갈 수 있게 만들고 더 많은 사유와 감상을, 영감을 같이 가져갈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여유를 좀 가져갔으면 하는 마음에서 프로그램은 알차지만, 그 순간순간 아이들이 즐길 수 있게 그렇게 마련했습니다.”
올해 한옥캠프는 초등학교 3학년에서 5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 회차마다 13명의 학생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데요. 윤채은 팀장은 프로그램을 통해 이것만큼은 얻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녹취: 윤채은 팀장] “주로 서울에 있는 친구들이 많이 참여하기는 해요. 저희가 북촌에 있다 보니까 서울에 경관은 사실 대부분 아파트잖아요. 북촌 같은 저층 주거지에 와서 한옥과 함께 이렇게 넓은 하늘을 보고 그 가운데서 아이들이 여유를 가지고 쉼을 같이 느껴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그니까 해설사 선생님들이 설명하는 그런 건축에 대한 이야기라든지 이런 것들도 다 기억하면 좋겠지만 그래도 그 가운데 한 추억으로서 우리가 한옥에서 즐겁게 지냈다는 느낌을 가져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3교시 풍류 수업을 맡은 소리꾼 신형식 강사는 수업에 앞서 한복으로 의상을 갈아입었는데요.
[녹취: 신형식 강사] “우리 학생들이 좀 더 한복에 관해서 관심을 두고 또 한옥 안에서 한복을 입었을 때 무엇이 다른지 그런 체험을 할 수 있게끔 준비해 봤는데요. 보통 민복이라고도 하고 지금 이거는 안에 저고리와 바지를 입은 상태고 여기에 쾌자를 둘러서 공연하거나 또는 두루마기를 입을 수도 있고 그렇게 진행되는데요. 현재는 쾌자, 오늘 날씨가 무척 덥죠. 그래서 이런 날씨에는 두루마기를 입는다기보다도 쾌자를 입어서 좀 더 한옥의 멋과 잘 어울리게끔 준비해 봤습니다.”
그리고 신형식 강사는 본격적인 판소리 수업에 앞서 아이들에게 발성법을 가르쳤고요. 이 수업을 통해 바라는 점을 전했습니다.
[녹취: 신형식 강사] “무조건 배에 힘주고 크게 부르면 됩니다. 저 어렸을 때는 산에 가면 메아리를 쳤잖아요. ‘야호’ 이렇게 외쳤는데 우리가 산에 왔다고 생각해 보고, 크게 메아리를 쳐본다고 생각하고 ‘야호’ 이렇게 불러보면 그게 바로 판소리 발성법에 비슷하지 않겠냐고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진행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한옥 안에서 소리를 함으로써 우리나라(한국) 음악의 멋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또 전통 음악을 체험해 보는 귀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부모님들은 북촌문화센터의 쉼터에서 기다리거나 북촌 주변을 둘러보는 분들이 많았는데요. 종로구민 송현정 씨는 프로그램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고 합니다.
[녹취: 송현정 씨] “둘째가 먼저 참여하고 너무 좋아서 첫째도 기다렸다가 참여한 거예요. 서촌 쪽에 살고 있고요. 지금 초등학생이어서 이런 체험을 해야지, 한 번 또 오게 되고 익숙해지는 그런 기회가 될 것 같아서 기다려서 신청하게 됐어요. 한옥이라는 공간 자체에서 전통문화를 다양하게 체험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어렸을 때 몸으로 느끼는 경험이 아주 값진 경험이죠. 북촌문화센터는 프로그램 내용 알차게 구성하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믿고 참여한 거예요.”
그리고 실제 참여한 학생들은 한옥에 관해 새롭게 알게 된 점이 있다면서 만족감을 나타냈고요. 다른 친구들에게도 색다른 경험을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어린이 참여자] “갑자기 시간이 바뀐 것 같아요. 평소 같으면 아파트 건물처럼 양옥이 많았잖아요. 그런데 여기 한옥이니까 건물도 딴 데보다 낮고 시간대가 좀 앞에 있다는 느낌이에요. 톱질하는 거, 제 인생 첫 톱질이라서요. 생각보다 잘 잘리는 게 소리가 좋기도 하고 재밌었어요. 조선시대 양반들이 쓰던, 책 읽을 때 쓰던 책상 같은 거래요. 저기에다가 미니어처 책 같은 거 있으면 놔서 한번 보고 싶어요. 예를 들어 과학 키트 이런 거 만들어 놨을 때, 촬영할 때 배경으로도 좋은 아이템일 것 같고요. 같이 학원 다니고 있는 친구인데 역사나 그런 데에 관심이 있어서 한 번 추천해 보고 싶어요.”
[녹취: 박현수 학생] “저번에 제 동생이 한 걸 보고 좀 재밌을 것 같아서 왔어요. 제 동생이 보여주고 자랑한 거는 책상 만들기나 간식 그런 것들을 말했고 그거를 듣고서 저도 한번 와보고 싶었어요. 그 한옥 아래에 비어 있다는 거를 알게 되었어요. 그 한옥 아래에 온돌 같은 게 있는데 그 따뜻한 바람을 통로 같은 걸로 보내서 굴뚝으로 내보내는데, 따뜻하게 해준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아래에 그렇게 크게 공간이 있는 거는 잘 몰랐어요. 우선 한옥을 딱 봤을 때는 되게 새로우면서도 살짝 아늑한 그런 느낌이었어요. (다시) 오고 싶긴 해요. 너무 공간이 좋고 동생이랑 놀기도 좋아서요.”
[녹취: 엄채빈 학생] “한옥 마을 체험이라고 알고 왔어요. 옛날의 한옥에 사람이 살았다는 것만 알고 왔어요. 목공 공예 하는 게 마음에 들었어요. 왜냐하면 옛날 사람들 했다는 게 놀라워서…. 불교는 글을 쓸 때 책처럼 넘기는 게 아니고 이렇게 돌돌 말아서 펼치잖아요. 근데 그냥 책상에 펼치면 떨어지니까 귀를 이렇게 만든다는 게 신기했어요. 옛날에 관심이 많고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은 친구를 추천하고 싶어요.”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