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현재 장마 기간으로 비 소식이 연이어 있습니다. 특히나 장마 기간이면 항상 구비해야 하는 우산이 빠질 수 없는데요. 강한 비바람과 충격에 튼튼하지 못한 우산은 쉽게 망가져 버리기도 하죠. 그런데 서울의 한 지역 자활센터에서 망가진 우산을 무료로 수리해 준다고 합니다. 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서울’, 오늘은 서초지역자활센터에서 운영하는 '우산수리센터' 현장으로 안내해 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접수 현장음]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초 구립 양재종합사회복지관'. 이곳 지하 1층에 마련된 '우산수리센터'에서 한 서울 시민이 망가진 우산을 접수하고 있습니다.
'우산수리센터'는 2003년부터 서초구에서 운영하는 자활 사업의 일부인데요. 현재 서초지역자활센터에서는 '새로다시사업단'이라는 이름으로 우산수리뿐만 아니라 자원순환의 가치 실현을 위한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개, 서초지역자활센터 이명환 팀장입니다.
현재 '우산수리센터' 자활 사업단에 함께하는 분은 모두 8명인데요. 어떤 기술을 배우는 걸까요?
[녹취: 이명환 팀장] “정기적인 직무 교육을 통해서 기술 습득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소양 교육을 통해서 정서적인 안정을 위해서 힘쓰고 있고요. 저희가 기술이 없었을 때는 동대문에서 실제로 활동하고 계신 전문가들을 저희가 모셔서 한 달 동안 기술을 배웠고요. 저희가 이제는 전문가로서 외부 활동까지 하는 단계까지 왔습니다. 그래서 저희를 필요로 하는 봉사단체가 있으면 가서 교육도 해드리고 수리도 해드리고 서비스도 해드리고 있습니다."
이 센터는 자립이 목적인 곳이기 때문에 최대 5년까지 활동할 수 있는데요. 이명환 팀장은 참여자가 다양한 기술을 배워 자립에 성공했을 때 가장 큰 자긍심을 느낀다고 합니다.
[녹취: 이명환 팀장] “참여자분들이 맨 처음에 왔을 때는 되게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피폐한 상태에서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의욕도 처음에는 없으시고요. 그런 과정에서 저희가 상담과 자원 연계를 통해서 필요하신 것들도 지원해 드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서 스스로 자신감을 찾아가신 과정을 지켜봤을 때 너무 뿌듯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보통은 사업 운영을 담당자가 운영하는데 사업의 기획부터 운영까지 전반적으로 참여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적극적으로, 그런 거 봤을 때 자활센터에서 많이 역량이 강화됐다, 자신감을 찾았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이곳에서 우산 수리 접수를 맡고 있는 최순영 씨는 자활 사업을 통해 잃어버린 자기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녹취: 최순영 씨] “저는 작년 4월에 입사했고요. 처음에는 여러 가지로 아주 힘든 상황이었어요. 그랬는데 자활사업단에 참가하면서 자신감도 많이 생기고요. 원래의 제 모습을 찾은 것 같아서 상당히 지금 기쁩니다."
최순영 씨가 이곳에서 활동한 지 이제 1년이 조금 넘었는데요. 주민들은 주로 어떤 우산을 가지고 올까요?
[녹취: 최순영 씨] “생활 우산이에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일반 우산이요. 근데 그 우산이 요즘은 예전보다 가벼워지고 또 가격이 싸졌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사실 많이 약해요. 약해서 잘 부러지고 바람에 부러졌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으셔서 생활 우산을 주로 해드리고 있는데요. 생활 우산이 주를 이룬다고는 하지만 가을쯤 9월, 10월경에는 양산도 굉장히 많이 접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우산을 다 수리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녹취: 최순영 씨] “대체로 수리해 드리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지만 정말 중심대가 부러졌다거나 자동 우산인데 자동 기능이 고장 나서 안 된다거나 천에 구멍이 났다거나 그런 경우는 저희가 고칠 수 없다고 말씀드리는데 너무 서운해하세요. 그게 제일 안타깝습니다. 주로 살이 부러진 거죠. 우산 살이 접었다, 폈다 하면서 잘 말리지 않거나 아니면 접을 때 좀 힘을 주시거나 해서 부러지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그런 경우는 저희가 치료할 때 부목 대듯이, 거기다 어떤 다른 우산 살을 대서 그걸 집어드린다고 하거든요. 저희 표현으로는, 연결해서 고쳐드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산수리센터'의 가장 좋은 점은 대부분 현장에서 바로 고쳐드린다는 점인데요.
[녹취: 최순영 씨] “하루에 바로바로 고쳐드리는 걸 목적으로 하고 있어요. 지금 사업단 규모가 많이 늘어나서 고치시는 분들도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그런데 장마가 시작되면 너무나 주문이 많으셔서 당일날 못 해 드리는 경우가 왕왕 있어요. 부품이 없다든가 시간이 오래 걸린다거나 하는 그런 경우는 맡겨놓고 가셔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저희 수리했던 건수가 620개 정도 됐어요. 그러면 뭐 하루에 한 삼사십 개 정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번 달엔 더 많을 것 같아요."
더불어 장마 기간을 맞아 최근 더 많은 구민이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녹취: 최순영 씨] “그건 자부심이 있죠. 우산 수리에 있는 만큼은 서초구 자활사업단이 최고라는 자부심이 있고요. 그리고 심지어 서초구에 거주하고 계신 주민분뿐만 아니라 가까운 강남구나 동작구는 물론이고 남양주, 평택 근교에서도 굉장히 많이 오시거든요. 멀리서 왔다, 고맙다고 말씀하실 때 굉장히 뿌듯합니다. 다 소중한 우산들이죠. 그런데 자녀의 결혼 선물이라든가 며느리가 선물했다, 아들이 입사 선물로 했다고 하는 특별한 우산들이 있잖아요. 양산이나, 그런 것들을 고치러 오셨다가 도저히 못 고칠 줄 알았는데 고쳐줘서 고맙다고 하고 가실 때 굉장히 감사하죠."
그러면서 최순영 씨는 자활사업단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고요. 이곳을 찾는 구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말했습니다.
[녹취: 최순영 씨] “누구나 자활센터에 올 때는 사실은 굉장히 힘든 상태에서 오게 돼요. 정신적으로도 마찬가지고 뭐 여러 가지 면에서 오게 되는데 그런 것들을 극복하게 되는 점, 어떤 그런 것들에 대해서 지지받게 되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잖아요. 그러면서 자기 원래의 모습을 찾아가는 점 그런 점들이 너무 감사하죠. 어떤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주시니까요. 우리 '우산수리센터' 전체를 통해서 바람을 말씀드리자면 오시는 분들이 만족하고 가시는 분들이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혹시나 마음에 안 드시는 경우도 가끔은 있으실 거예요. 최대한 노력은 하겠지만 그래도 혹시나 마음에 안 드시더라도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고 응원도 많이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현장에서 관계자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망가진 우산과 양산을 들고 온 구민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는데요. 우산을 재사용하고 저소득 취약계층의 자활까지 도울 수 있어 뜻깊은 사업이라고 전했습니다.
[녹취: 이효윤 씨] “우연히 우산 수리해 주는 곳이 무료로 있다고 해서 우산대가 부러져서 찾아서 오게 됐습니다. 한 15년 전에 일본에서 사 온 건데 15년 만에 부러져서 너무 버리기가 아까워서 일부러 찾아왔습니다. 휴가 내고... 지금 수리하고 계시는 것 같아요. 일단은 구민을 위해서 이런 편의 시설을 제공하는 게 너무 좋고 제가 와서도 여기 접수하시는 분한테 이런 데가 있어서 너무 좋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재활용하면 환경에도 좋고 물건 아껴 쓰게 되니까 여러모로 좋은 것 같습니다. 또 자활적으로도 뭔가 도움 될 수 있다면 더 많이 생겨도 좋지 않을까? 구민들도 좋고 하시는 분들도 좋은 것 같습니다."
[녹취: 정안나 씨] "저희 아들 우산이 새 것인데 망가져 버린 거예요. 그래서 너무 버리기도 아깝고 이거 한 번 딱 피고 망가진 거예요. 8살짜리 아이가 막 가지고 놀다가 그래서 너무 아까워서 한번 맡겨볼까 싶어서 왔는데 수리된다고 해서 오늘 찾으러 온 거거든요. 저번 주에 맡기고 찾았는데 너무 마음에 들어요. 실이 고정이 안 돼서 약간 휘었더라고요. 그래서 고정해 주셨는데 완전 새 것 됐어요. 이렇게 버리면 어떻게... 너무 감사하죠. 무료다 보니까 집에 있는 거 얼른 몇 개 더 가지고 와야겠다 싶고 많이 알려야 되겠다...."
[녹취: 서울 시민] “몇 년 전에 TV에서 서울시 몇 개 구에서 우산을 무료로 수리해 준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서초구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전에도 한 번 와서 해갔거든요. 먼저 그전의 백화점에 산 게 있어서 거기는 백화점에서 받으면 또 수리센터를 보내니까 2주가 걸리더라고요. 세 개를 하니까 가을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여기를 왔어요. 좀 단단하죠. 철사로 해서 이어주시더라고요. 참 좋죠. 낭비도 아니고 이렇게 재사용하는 게 좋아요."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