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1960년대에 지어진 폐극장을 새롭게 개조해 운영하고 있는 한 커피전문점이 있습니다. 바로 서울 경동시장 안에 있는 '스타벅스 경동1960점'인데요. 최근 이곳이 MZ세대의 놀이터로 떠오르면서 전통시장을 찾는 사람 또한 늘고 있다고 합니다. 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서울’, 오늘은 '스타벅스 경동1960점' 현장으로 안내해 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공연 현장음]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본관 3층에 마련된 '스타벅스 경동1960점'. 매장에 들어서니 한쪽에 마련된 무대에서 청년 뮤지션 김성태 씨가 공연하고 있습니다.
원래 이곳은 경동극장이 있던 곳인데요. 경동극장은 1962년에 개관해 1994년에 문을 닫았습니다. 그 이후에는 상인들의 창고로 쓰이다가 작년 12월, 카페로 재탄생했는데요. 자세한 소개, 스타벅스 홍보팀 이병엽 파트장입니다.
[녹취: 이병엽 파트장] "스타벅스 경동 1960점은 사용하지 않는 오래된 극장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하고 재구성해서 스타벅스 매장으로 만들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기존 공간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아티스트들의 예술 작품이라든지 기존 극장의 느낌은 살리면서도 커피 전문점으로서의 공간을 같이 매칭시킴으로써 색다른 공간으로 재탄생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폐극장을 활용한 스타벅스 입점은 '경동시장 활성화 프로젝트'의 결실이었는데요. 경동시장 관계자가 먼저 입점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녹취: 이병엽 파트장] "저희가 경동시장하고 협력했고요.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 매장을 개점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우선 스타벅스에서 공연하시는 분들은 지역의 아티스트분들이세요.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공연의 장소라든지 기회가 많이 없었거든요. 이런 분들이 무대를 펼치시면서 조금 더 공연의 기회를 제공해 드리고 커피를 마시면서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그런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다, 이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지역 상생과 더불어 지역예술가, 청년 인재를 양성하고자 한 건데요. 공연은 주말마다 정기적으로 열립니다. 이날 공연을 선보인 김성태 씨의 소감도 들어봅니다.
[녹취: 김성태 뮤지션] "서경대학교 실용음악과고요. 록밴드 하고 있습니다. 전에 한번 왔었거든요. 오늘이 두 번째인데 공연 보러 오시는 분들도 꽤 많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많이 색달랐어요. 노래 너무 잘 들었다고 와서 인사도 해 주시고 그냥 커피 마시러 오셨는데 노래 듣고 가시니까 그분들도 좋고 저도 공연할 수 있어서 너무 좋고 그런 거죠. 오늘 '사랑은 늘 도망가'랑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랑 잔잔한, 어른분들도 좋아할 수 있는 그리고 저희 나이 또래도 좋아할 수 있는... 이런 공연 자리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요즘에 카페가 많이 폐업하고 그러잖아요. 손님도 없고 해서 연주하는 사람들이 설 자리가 많이 없어지지 않았나 싶어서 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경동 1960점'의 매장 규모는 약 360평이고요. 기존 극장의 계단 형태를 그대로 활용해 좌석도 200여 석이나 됩니다. 그렇다면 하루에 몇 명의 손님이 찾아올까요? 다시 이병엽 파트장입니다.
[녹취: 이병엽 파트장] "평일에는 평균적으로 약 2천 명 정도 오시고요. 주말에는 2천500명 이상 방문하고 계십니다. 이 공간이 약간 숨겨진 공간이어서 그리고 시장 자체도 젊은 층이 그렇게 많이 찾지 않는 시장이었는데 젊은 인구로 활성화되기 시작했더라고요. 새로운 계층의 고객을 유입된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주변의 상권까지도 좀 더 활성화되고 있다, 이것이 상생 모델의 좋은 방향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타벅스는 2014년부터 수익금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커뮤니티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 매장도 '커뮤니티 스토어' 5호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녹취: 이병엽 파트장] "이 매장은 사실 '커뮤니티 스토어'라고 해서 매장에서 판매하는 모든 품목당 300원씩 적립을 해요. 그래서 모인 돈으로 경동시장의 지역 상생 기금으로 사용하거든요. 예를 들어서 노후한 곳이라든지 정말로 필요한 부분에 지원해 드리는 기금을 운영하는 매장이 전국에 5개가 있는데 그중에 하나입니다. 그래서 이런 기금을 통해서 지역 인프라 개선 그리고 바리스타 채용 기회 제공 등 여러 가지 상생 활동을 전개하고 있어요. 지금 너무 좋아하시죠. 반기시고 기존에 없었던 고객층이 발생해서 매출도 상승하고요. 시장이 활기차졌다. 이런 거에 많이 긍정적으로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스타벅스 매장이 한국 전통시장 안에 입점한 것은 첫 번째 사례인데요. 그래서인지 이병엽 파트장은 매장을 찾는 사람들의 손에 검은색 비닐봉지가 들려 있을 때 가장 뿌듯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곳을 찾은 한국 시민들의 소감은 어떨까요?
[녹취: 박지연 씨] "집 근처인데 쉬는 날이기도 해서 뉴스 보고 왔어요. 좌석이 좀 다르다고 그러길래 한번 신기해서 왔어요. 생각보다 더 넓은 것 같아서 신기해요. 되게 괜찮은 생각인 것 같아요. 시장도 도움 되고 아무래도 스타벅스는 젊은 사람이 많이 오긴 하는데 더 자주 찾게 될 것 같고 좋은 의미로 행사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녹취: 윤등호 씨] "여기 살아서, 옛날에 경동극장이라고 동시 상영 영화관이었거든. 70년대 초반이구나. 구조는 옛날하고 똑같아요. 영사기 있는 데하고 저 스크린 있는 데하고 똑같네. 감회가 새롭지, 55년 만에 오니까 근데 옛날 구조나 이런 건 변경이 없고 내부 인테리어만 바뀌었구먼. 좋은 생각이고 어차피 세대교체 하는 그런 걸로 해서 바람직하죠."
[녹취: 서애순 씨] "약재시장은 찻길 건너가서 약령 시장이라고 한약방... 저희야 시장 왔다가 차 한 잔 마시고 가는 그런 거죠. 많이 와서 시장도 활성화되면 좋죠. 문화 공연도 즐길 수 있고 참 좋습니다."
그리고 '경동 1960점'에서는 색다른 인테리어와 분위기로 사진을 찍는 손님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요. 한국 시민 이승호 씨와 권현지 씨도 매장을 둘러보며 사진을 남기고 있더라고요.
[녹취: 이승호 씨] “조금 더 크고 일반 스타벅스랑 좀 달라서 시장 안에 있으니까 레트로한 감성도 있고 그래서 한번 와봤어요."
[녹취: 권현지 씨] "분위기가 워낙에 좋고 의자랑 디자인 같은 것도 좀 달라서 색다른 느낌이었어요."
[녹취: 이승호 씨] "시장에서 들어왔는데 분위기가 확 바뀌니까 되게 반전 매력이 있는 것 같고 아무래도 대기업 같은 것들 들어가면 주변 상권 죽으니까, 반감이 많잖아요. 근데 이런 스타벅스는 300원씩 해서 같이 상생하는 느낌 괜찮은 것 같아요. 안에 보니까 어르신 분들도 좀 있더라고요. 어차피 MZ세대는 많이 오니까 조금 더 고 연령대 사람들이 많이 오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또한 '스타벅스 경동 1960점' 입구 주변에는 찾아오는 손님을 위한 체험 거리도 마련돼 있는데요. 레트로 컨셉트의 체험 공간인 '금성전파사 새로고침 센터'가 있어 50~60대의 한국 시민은 예전 추억을 떠올렸습니다.
[녹취: 조진주 씨] "제가 지금 50대 후반이니까 아마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이었던 것 같아요. 극장이었을 때 기억나요. 그리고 현재도 이 동네 가까운 데 살고 있어서 그 친구가 같이 한번 가보자 그래서 왔어요. 예전 생각하면서 그때는 정말 뭐 이런 게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 했었는데 '금성' 이거 옛날 골드 스타 이런 것도 생각나고 요소요소에서 즐길 만한 것들이 있어서 지금 순서대로 한번 해보고 있는 거예요. 색다른 것도 있고 획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렸을 때 그 추억 생각할 수 있다는 거...."
[녹취: 권오순 씨] "아이디어가 너무 참신해서 계층 상관없이 모두가 와서 즐길 수 있고 여기 또 체험존이 있어가지고 너무 좋더라고요. 저희는 사실 와봤었어요. 근데 지인분들하고 여기 명소가 됐으니까 가보자, 해서 재방문하게 됐습니다. 아이디어가 첫째는 죽어가는 상권을 살린 거잖아요. 최고의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해요. 너무 좋은 발상이고요. 진짜 이런 거는 우리 시대나 볼 수 있었던 TV잖아요. '금성'이라는 거, 기발한 발상이라고 생각해서 아이들이랑 함께 와서 볼 수 있는 공간이 잘 없잖아요. 체험도 해보고 이런 것들이 정말 감사할 일이죠."
끝으로 경동시장 내 스타벅스의 입점으로 시장이 더욱 활기차졌다는 한 상인을 만났는데요. 하루 장사를 마무리하면서도 입가의 미소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녹취: 이철순 씨] "좋아요. 장사가 되건 안 되건 활기차잖아요. 젊은 사람들 오고 요새는 또 부모들 데리고도 많이 오잖아요. 외국 사람들도 많이 오고 활기차고 좋아요. 옛날 극장이라는 그 콘셉트를 가지고 카페를 했잖아요. 스케일도 크고 웅장하고 좋아요. 아무래도 보면서 들어가고 시장 구경도 할 수 있고 많이 오죠. 가족 단위도 많이 오고...."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