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 점령 지역 몇 곳을 되찾았다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발표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서방측 비난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다시 유네스코(UNESCO) 회원국이 된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겨냥한 반격 작전을 시작했다는 말이 연이어 나오고 있는데요. 러시아군이 장악했던 몇몇 지역을 우크라이나가 되찾았다는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4번째 러시아군 점령지를 되찾았다고 12일 발표했습니다.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이날(12일) 텔레그램에 도네츠크 지역 스토로제베에서 군이 국기를 게양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전날(11일)에도 러시아군 점령지를 탈환했다는 발표가 나왔죠?
기자) 네. 우크라이나 당국은 자포리자 지역에 접한 도네츠크 지역 가장자리에 있는 마카리우카, 블라호다트네, 네스쿠치네를 해방했다고 이날(11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했다고 주장하는 지역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있습니까?
기자) 네. 모두 남동부 지역인데요. 이들 지역은 우크라이나 영토로 돌출돼 있는 러시아군 점령지로 치열한 전투 중심지 가운데 하나가 됐습니다. 특히 마카리우카는 전선에서 5km 정도, 그리고 아조우해에 연한 마리우폴 북서쪽으로 약 90km 떨어져 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군 쪽으로서는 나름 중요한 곳인 모양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가 합병한 크름반도로 이어지는 육로 회랑을 끊어서 러시아군을 반으로 분리하려고 한다는데요. 그러려면 이들 지역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진행자) 주말에 크름반도와 가까운 남동부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동부에서도 전투가 벌어졌다는 소식도 있네요?
기자) 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정규 전황 보고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도네츠크 지역 바흐무트, 아우디우카, 마린카 지역, 또 루한시크 지역 빌로호리우카 근처에서 25차례 전투가 벌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주장에 관해서 러시아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나요?
기자) 네. 러시아 국방부는 도네츠크와 자포리자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 공격을 격퇴했다고 12일 발표했습니다. 또 지난 24시간 동안 우크라이나군이 도네츠크주 남부에서 공세를 시도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했다는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후퇴했는지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유명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은 마카리우카에서 여전히 전투가 벌어지고 있고, 블라호다트네와 네스쿠치네는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가 그동안 반격 시작 여부를 함구했는데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를 인정하는 듯한 말을 했군요?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10일, 반격과 방어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전면적인 반격인지는 정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이를 근거로 예고했던 반격이 사실상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서방 쪽 분석가들과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반격 성공 여부를 신중하게 전망하고 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군이 반격에 대비해서 2중, 3중으로 진지를 구축했고요. 또 화력과 전투력이 강하고 경험이 많은 병력도 보강한 상태라서 성공 여부가 확실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성공한다 해도 몇 달이 걸리리라 전망합니다.
진행자) 지난주에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에 있는 카호우카 댐이 일부 무너지면서 근처 주민들이 대피했는데요. 주말에 이들 피난민 가운데 사상자가 생겼다는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네. 댐 붕괴로 고립된 주민들을 구조하고 대피시키는 작업이 진행 중인데요. 러시아군이 러시아 점령지에서 배로 대피하던 사람들을 포격해서 3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다쳤다고 현지 관리가 11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댐 붕괴에 대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상대방을 비난하고 있는데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이 사건을 조사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ICC 대표들이 이번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해당 지역을 방문했다고 11일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카호우카 댐 붕괴로 적어도 14명이 숨지고 수천 명이 대피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중국과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군요?
기자) 네. 사우디 리야드에서 11일과 12일 ‘아랍·중국 비즈니스 콘퍼런스’라는 행사가 열렸는데요. 압둘아지즈 빈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이 이 행사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중국과 경쟁이 아니라 협력하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자신은 양국 협력 관계에 대한 서방측 비판을 무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두 나라가 여러 방면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정치적 관계뿐만 아니라 안보와 민감한 기술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3월 중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외교 관계를 복원하는 것을 중재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수십억 달러를 중국에 투자하고 중국에 가장 많은 원유를 수출하는 나라의 지위를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계약 2건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기도 했었죠?
기자) 네. 시 주석이 지난해 12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는데요. 그는 방문 기간 아랍 지도자들을 만나고 사우디아라비아와는 전략적 협력 협정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시 주석은 특히 원유 거래에서 중국 위안화를 쓰자고 촉구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밀착하자 서방 나라들, 특히 미국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이 그렇지 않아도 지난 몇 년 동안 원유 감산 문제나 인권 문제 등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불편한 관계에 있었는데요. 그 사이에 중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접근해서 영향력을 키우는 것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빈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이 이번 행사에서 관련 질문을 받았는데요. 그는 “사업하는 사람은 기회가 있는 곳으로 가기 때문에 나는 그런 비판을 실제로 무시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최근에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죠?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이 지난주 사우디아라비아에 가서 양국, 그리고 역내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방문 기간 블링컨 장관이 사우디 실권자인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만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블링컨 장관이 다녀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과의 협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 사이 무역 규모가 어느 정도나 되나요?
기자) 네. 2022년에 1천60억 달러로 전년보다 30% 늘었는데요. 아랍 세계와 중국 간 무역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25% 정도 된다고 합니다. 한편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아랍·중국 비즈니스 콘퍼런스’에서 전기차 제조 분야에 대한 56억 달러 규모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이 유네스코(UNESCO)에 다시 합류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유네스코에 미국이 다시 회원국으로 가입할 예정이라고 유네스코 측이 12일 발표했습니다. 정식 재합류는 남아 있는 절차가 있어서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유네스코라면 먼저 세계문화유산이 떠오르는데요. 프랑스 파리에 본부가 있는 유네스코는 유엔 전문기구로 교육, 과학, 문화, 정보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국제협력을 촉진해 세계 평화와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사명으로 합니다.
진행자) 미국 재합류에 남아 있는 절차가 뭡니까?
기자) 네. 회원국들이 표결해서 미국 재가입을 승인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건 요식 행위가 될 걸로 보입니다. 12일 유네스코 본부에서 미국이 다시 합류한다는 발표가 나오자, 이를 크게 환영한다는 반응이 쏟아졌고요. 지금까지 어떤 나라도 여기에 반대한다고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때 유네스코에서 탈퇴했던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8년이었는데요.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유네스코가 이스라엘에 부정적으로 편향됐고, 또 조직을 잘 관리하지 못한다고 비난하면서 유네스코에서 나갔습니다. 당시 이스라엘도 함께 유네스코에서 탈퇴했습니다.
진행자) 2018년 전에도 미국과 유네스코 사이에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사실 미국은 유네스코가 1945년에 세워질 때부터 회원국이었습니다. 하지만 1984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에 재정 관리 부실, 그리고 반미 편향 등에 항의해서 미국이 유네스코에서 처음 탈퇴했습니다. 그랬다가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인 2003년에 재가입했습니다. 그런데 2011년 바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 기간 팔레스타인이 유네스코 회원국이 됐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가 분담금 지급을 중단했습니다. 미국은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 요구를 인정하는 듯한 조처를 하는 유엔 기관에 돈을 대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분담금 지급을 거부하다가 결국 2018년에 다시 탈퇴한 건데, 이번에 유네스코에 복귀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네. 미 국무부가 지난주에 재가입을 공식화하는 편지를 유네스코 측에 보냈습니다. AP통신이 입수해 보도한 이 편지에서 국무부는 유네스코가 중동에 관한 논쟁을 비정치화하고 기관 운영을 개혁하는 데 진전이 있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앞서 미국이 탈퇴하면서 제기했던 문제에 진전이 있어서 복귀한다는 말인가요?
기자) 네. 그렇게 해석됩니다. 하지만 존 배스 국무부 행정차관이 앞서 지난 3월 유네스코 탈퇴가 중국을 강화했고, 자유세계에 대한 미래상을 효과적으로 진흥하려는 미국 노력을 약화했다고 밝힌 것이 더 눈길을 끕니다.
진행자) 배스 차관 발언은 미국의 유네스코 복귀가 중국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목적도 있다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배스 차관은 “유네스코는 전 세계 기술과 과학 교육 표준을 세우고 형성하는 데 핵심이었다”면서 그래서 "중국과의 디지털 시대 경쟁에 정말 진지하다면 더 이상 유네스코에 불참할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유네스코 복귀와 관련해서 미국이 중국을 그 이유 가운데 하나로 언급한 셈인데요. 미국 재가입 소식에 중국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아까 말했듯이 12일 유네스코 안에서는 미국 복귀를 쌍수를 들고 환영한다는 분위기였다는데요. 하지만 유일하게 그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사람이 바로 양진 유네스코 주재 중국 대사였다고 합니다. 그는 미국 탈퇴가 가져온 부정적인 영향을 지적하면서 유네스코 복귀가 워싱턴이 다자주의에 진지하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팔레스타인이나 이스라엘 반응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미국 복귀 결정에 유네스코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오드리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12일 미국 복귀가 “유네스코에 역사적인 순간”이며 또 “다자주의에 중요한 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줄레 사무총장이 지난 2017년에 선출되면서 유네스코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는데요. 이번에 미국 복귀라는 큰 성과를 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유네스코에 내는 돈이 유네스코 전체 예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네스코 연 운영예산이 약 5억3천만 달러 정도 된다는데요. 미국이 2018년에 탈퇴하기 전에 이 가운데 약 22%를 분담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2024 회계연도 예산에서 유네스코 쪽에 제공할 돈으로 1억 5천 만 달러를 요청했는데요. 그동안 밀린 분담금 약 6억2천만 달러를 지불하기 위해서 앞으로 몇 년 동안 비슷한 규모 예산을 의회에 요청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