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미한동맹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지난 1953년 10월 1일, 미한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됐고요. 이후 70년이란 시간 동안 군사·안보 조약과 함께 경제 원조, 교육 등 다방면에서 협력이 이뤄졌죠. 미한동맹의 기반 위에 한국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나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고요. 이제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습니다. 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서울’, 오늘은 미한동맹 70주년 특별전 '같이 갑시다' 전시 현장으로 안내해 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영상 현장음]
서울 종로구에 있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미한동맹 70주년 특별전 '같이 갑시다'가 열렸습니다. 미한동맹은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이자 유일한 동맹이고요. 지난 70년간 미한동맹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제하고 한국의 안정과 번영에 결정적인 기여를 해 왔습니다. 이제는 안보협력을 넘어서 정치와 경제, 문화와 인적 교류까지 폭넓은 협력을 하고 있는데요. 먼저 전시 취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오경운 학예연구사에게 들어봅니다.
[녹취: 오경운 학예연구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이번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서 한미동맹 체결의 배경과 그 과정이 담긴 역사적 의미를 돌아보는 전시를 ‘같이 갑시다’라는 제목으로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미동맹의 어떤 다양한 영향에 대한 역사적, 문화적인 시선으로 조명하는 전시로서 관람객분들이 한미간의 미래 지향적이고 발전적인 관계를 그려보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거기에 맞춰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는 한국 근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 중에 한 축을 담당하는 한미동맹과 관련해서, 상설 전시 주제가 돼서 앞으로 올해 말까지는 계속 이어질 예정입니다.”
미한동맹이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이자 유일한 동맹이긴 한데요. 오경운 학예연구사는 조선시대 고종 때 맺은 조미수호통상조약이 그 시작이라고 설명합니다.
[녹취: 오경운 학예연구사] “사실 한미동맹의 시작이라고 하면 지금으로부터 141년 전 1882년에 서구 열강과 맺은 최초의 조약이라고 할 수 있는 조미수호통상조약을 한미동맹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이후 아까 말씀드렸던 한미상호방위조약의 군사 안보 토대 위에서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에 대한 경제 원조, 교육, 과학기술, 문화 등 다양한 방면에 걸쳐서 재건 지원이 이루어졌는데 그래서 오늘날 같은 선진 한국의 원천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한미동맹에 대한 역사적, 문화적 의미를 전달하고자 하는 게 이번 전시회 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시장에는 조미수호통상조약과 미한상호방위조약의 체결과 발효되기까지 과정을 소개하고요. 2010년대부터 기본 동맹을 넘어서 전략적 21세기 동맹으로 강화되는 그 주요 과정을 연대별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녹취: 오경운 학예연구사] “동선을 보시면 1882년부터 연표를 시작으로 전체 전시장을 한 바퀴 둘러싸고 있거든요. 쭉 따라가다 보시면 1953년에 아까 말씀드린 한미상호방위조약 전문이 있습니다. 이게 재밌는 거는 조미수교 제1조에 보면 '거중조정'이라는 단어가 명시되어 있는데, 그게 동맹을 맺은 국가끼리 제3 외국 그러니까 외침을 당했을 때 상대국에 대한 지원과 중재를 해 준다, 해 줄 수 있다는 것을 실었는데요. 똑같이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의 한미상호방위조약 1, 2조가 그 내용입니다. 그래서 약 100년 남짓한 이후에도 이렇게 맨 처음에 군사 안보 조약에 대한 똑같은 내용이 실렸다는 게 큰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시장에는 모두 39점의 전시품이 선보여지고 있는데요. 실물 조약문과 체결식 현장 사진, 그리고 미한상호방위조약 서명식과 관련한 뉴스 영상도 있고요. 언론보도와 포스터처럼 다양한 전시물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녹취: 오경운 학예연구사] “연도 위에 현장 사진, 역사적 현장을 담은 사진들이 있는데, 예를 들면 이제 한미 간의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는 서울, 그리고 워싱턴 각지에서 체결했던 장면의 사진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진 같은 경우는 타 기관에서도 협조를 얻어서 우리 박물관 유물과 함께 사진을 같이 볼 수 있도록 전시장을 꾸몄습니다.”
그리고 이번 전시를 통해 미한상호방위조약의 새로운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녹취: 오경운 학예연구사] “한미상호방위조약 전문이라는 게 있습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이 1953년 8월에 가(假)조인식이 있었는데 그 가(假)조인식 이후에 우리나라(한국) 공보처에서 발행한 겁니다. 사실 우리 박물관의 소장 정보에서도 여기 겉표지밖에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 않은데, 지금 안에 있는 속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서 이번에 공개하려고 하거든요. 그 당시에 이승만 대통령께서 한미상호조약이 어떤 의미를 가졌는가에 대한 연설문이 실려 있고요. 이승만 대통령하고 당시 (존) 덜레스 미국 국무장관하고 공동성명 했던 내용이 실려 있습니다.”
그리고 미한동맹 또 하나의 축은 경제원조입니다.
[녹취: 오경운 학예연구사] “경제원조 코너가 1954년 이후부터 시작되는데 한국 민사원조사령부 포스터라든가 거기에서 발행된 포스터들을 전시했고요. 앞에 사진 같은 경우에는 한국민사원조사령부에서 6.25 전쟁 이후에 폐허가 되었던 곳에 학교 부지를 선정한 다음에 거기에 학교를 지어주겠다는 사진입니다. 이런 것들도 알려지지 않은 사진이기도 해서 의미가 있을 것 같고요. 그 옆에 있는 사진은 제3 철교 개통식 사진입니다. 이거 보시면 기차가 다닐 수 있다는 개통식 사진이어서 이런 것도 의미 있는 사진이라고 볼 수 있죠. 이거 같은 경우에는 디지털 이미지로 복원한 거고요. 원사진 같은 경우에는 국가기록원에서 소장하고 있습니다.”
오경운 학예연구사는 미한동맹 특별전을 마련하면서 관람객이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데에 큰 중점을 뒀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시장을 둘러싼 연표의 숫자와 함께 그 당시 역사적 현장을 담은 사진 자료를 모으고 배치하는데 가장 큰 신경을 썼고요. 더불어 전시를 준비하면서 더 자세하게 알게 된 사실도 있다고 합니다.
[녹취: 오경운 학예연구사] “한미양자조약 현황에 관련된 겁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1948년 8월 15일 이후에 수립됐는데 그 이후에 공식적으로 맺은 조약이 약 261개 정도가 된다고 하더라고요. 지금 정면에 보시면 저렇게 표로 작성해 놓았는데 전시장 오셔서 볼 수도 있지만 전시장을 방문하시기 어려운 분들 같은 경우에 공식 홈페이지에 한미양자조약 현황에 대해서 올릴 예정이니까요. 많은 분이 관심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한마디로 군사·안보뿐만 아니라 문화, 경제 혹은 행정, 어업에 관련된 것도 있고요. 그런 조약들을 정리해 보니까 261개 정도가 되더라고요.”
더불어 오경운 학예연구사는 전시장에 많은 외국인 관람객이 찾아온다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의 외교적 성과를 보여주는 전시가 되길 기대했고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교류홍보과의 학예연구사인 탁민정 씨는 자라나는 학생들이 더 많이 찾아오길 바랐습니다.
[녹취: 탁민정 학예연구사] “아무래도 군사·안보적인 측면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한미동맹이 이루어지고 경제적, 문화적이나 이런 측면으로 교류가 확대되었는데요. 과거에 중점적으로 봤던 거는 군사·안보 동맹이었다면 앞으로는 좀 더 미래 지향적으로 다양한 교류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우리가 어떻게 과거부터 동맹이 발전해 왔는지를 학생들이 많이 봤으면 좋겠습니다.”
현장에는 미국과의 교류 관계에 관심이 많은 한국 시민이 주로 찾아왔는데요.
[녹취: 주정현 씨] “아이는 일단 미국 시민권자예요. 그래서 여권 재발급을 받으러 (대사관에) 갔다 왔어요. 아이가 어찌 됐든 이중국적자지만 한국인이잖아요. 그 반쪽에 대한 뿌리를 알아야 자긍심도 생기고 그러다 보니까 당연히 봐야 한다고 생각했고 역사박물관 가서 제대로 보자 그래서 왔어요. 지금처럼 미국과 한국 잘 지내면 좋을 것 같아요. 계속 이렇게 잘 어우러지고 서로 윈윈하는 관계…"
[녹취: 우희동 씨] “외교 관계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간의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서 워싱턴 선언이 나왔었는데 관심이 생겨서 보러 오게 되었어요. 저는 최근 한 2개 정권 동안 내용이 기억에 남는데 이전 내용까지 있어서 되게 좋았던 것 같습니다.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녹취: 김예지 씨] “저는 남편이 미국인인 다문화 가정을 이루고 있는데요. 저희 둘한테는 의미 있을 것 같아서 보러 왔습니다. 최근에는 윤 대통령이 방미했잖아요. 그런 것까지 쭉 연결돼서 오늘날까지 이런 역사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으로 볼 수 없었던 희귀한 자료들, 포스터를 볼 수 있어서 재밌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에는 미국이 대한민국을 조금 더 도와주는 협력 관계였다면 앞으로는 조금 더 대등한 관계에서 협력 관계를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