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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미국 도·감청 논란에 "미한 신뢰 손상...정상회담·동맹에는 영향 없을 것"


지난해 5월 서울에서 미한정상회담이 열렸다.
지난해 5월 서울에서 미한정상회담이 열렸다.

한국 정부 고위 관리에 대한 미국 정보당국의 도감청 의혹이 제기되면서 두 나라 간 신뢰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미국 전문가들이 평가했습니다. 다만 다가오는 미한 정상회담이나 전반적인 동맹 관계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크리스토퍼 존스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일본 석좌는 미국 정보당국의 한국 국가안보실 도감청 정황을 담은 기밀 문건이 유출된 것은 양국 간 신뢰에 영향을 주는 문제라고 평가했습니다.

[존스톤 석좌] ““The leak is unfortunate and no doubt will undermine trust between Seoul and Washington. The fact that allies spy on each other is not a surprise, and is a widely understood part of geopolitics. But the leak is embarrassing, and serves as a reminder that there should always be a cost-benefit analysis involved—the value of the intelligence collected should be weighed against the potential harm to the relationship if the spying is disclosed. Hopefully this disclosure will lead to a fresh reconsideration of the value equation.”

바이든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국장을 지낸 존스톤 석좌는 10일 VOA에 “이번 유출은 유감스러운 일이며 의심할 여지 없이 미한 간 신뢰를 손상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동맹국들이 서로를 감시한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니고 지정학적으로 널리 이해되는 부분”이라면서도 “그러나 유출은 당혹스러운 일이며, 항상 비용 편익 분석이 수반돼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켜 준다”고 말했습니다.

“수집된 정보의 가치를 정탐 행위가 폭로될 경우 관계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피해와 비교해 따져봐야 한다”는 겁니다.

존스톤 석좌는 “이번 공개로 가치 방정식이 새롭게 재검토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정부 기밀 문건이 유출됐으며, 이 문건을 통해 미국이 한국 등 동맹국들을 도감청 해온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유출 문건에는 한국의 김성한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 등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심한 대화 내용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도 미한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밀 문건이 유출되면서 “동맹 간 신뢰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This is a moment of sensitivity as related to the credibility of the U.S. and South Korea. And so while I think that it is likely that the alliance can endure depite this, there are a lot of near-term choppy waters that have to be navigated especially over the course of the next two weeks.”

스나이더 국장은 “지금은 미국과 한국 간 신뢰도와 관련해 민감한 순간”이라며 “동맹은 결국 이번 사건도 견뎌 내겠지만, 특히 앞으로 2주 동안 잘 헤쳐나가야 할 거친 파도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이어 “정탐 문제는 양국이 집중하길 바랐던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의제를 손상시키는 것”이라며 양국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전에 이 문제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한 정상회담 앞서 ‘신중한 관리 필요’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동맹국에 대한 정보 수집 사실이 드러나면 외교관계에 해를 끼칠 수 있을 뿐 아니라 매우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 “When the leak reveals intelligence collection directed against an ally is revealed, it is extremely embarrassing as well as can harm diplomatic relations. The revelation of collection against senior South Korean officials shortly before the bilateral summit will unfortunately cast a shadow over the meeting… The issue will likely be discussed behind closed doors but will not detract from the importance of the upcoming summit meeting nor the necessity of strong bilateral alliance and overall relationship.”

클링너 연구원은 “미한 정상회담 직전 한국 고위관리들에 대한 정보 수집이 폭로되면서 유감스럽게도 회담에 그림자가 드리워질 것”이라며 “다만 이 문제는 비공개로 논의될 가능성이 높고, 다가오는 정상회담의 중요성이나 강력한 양국 동맹과 전반적인 관계의 필요성을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도 10일 VOA에 이번 도감청 의혹이 발생한 시점이 특히 좋지 않다며 양국이 이 사안을 신중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랩슨 전 대사대리] “While not unprecedented, this intelligence leak is untimely with the US-ROK summit only two weeks away. But the fact that countries, even allies, spy or otherwise collect information on each other shouldn’t come as a surprise, it’s a reality. That said, it behooves both sides to manage this issue carefully so it does not detract from the summit and other aspects of our strong partnership. I’m sure this will be one focus of Deputy NSA Kim Tae Hyo’s visit to Washington this week. I doubt the U.S. will have much if anything to say publicly about the leak. I’m less certain about the Korean side given the domestic political pressures on President Yoon and his national security team. At the end of the day, however, I’m anticipating a fully successful summit commemorating the 70th anniversary of the US- ROK alliance.”

랩슨 전 대사대리는 “이 문제가 정상회담과 강력한 협력관계의 다른 측면을 훼손하지 않도록 양측 모두 신중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이 문제가 이번 주 김태효 한국 국가안보실 1차장의 방미의 초점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은 이번 유출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을 것 같다”며, 윤 대통령과 한국 국가안보팀에 대한 국내 정치적 압력을 감안할 때 한국에 관해서는 확실하게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는 “하지만 결국 미한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완전히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5월 미한정상회담이 열린 서울 대통령실 건물에 양국 국기가 걸려있다.
지난해 5월 미한정상회담이 열린 서울 대통령실 건물에 양국 국기가 걸려있다.

“미한 모두 ‘파장 확대’ 원치 않아”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지금까지 미국과 한국 정부의 대응 방식을 보면 양측 모두 파장이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But I think it's also obvious if you look at the way Washington and Seoul are handling this thus far, I think both sides realize that they have a similar interest in preventing this from becoming a major issue, preventing this from doing any any damage to to the alliance and in using existing dialogue mechanisms for figuring out a way to get past this issue.”

“양측이 이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되는 것을 막고 동맹에 어떠한 피해도 주지 않으며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기존의 대화 기제를 사용하는데 동일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양국의 정보, 외교, 국방 당국간 이미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솔직한 대화에 나서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VOA에 이번 사태를 계기로 양국 간 정보공유와 정보협력에 대한 새로운 합의를 맺을 것을 제안했습니다.

[크로닌 석좌] “Based on this leak, the two governments will have to reach some new understanding, but I think that should not be a problem. Top political leaders and their intelligence services need to see eye to eye on what is acceptable. My recommendation is to hammer out a new understanding and have the two leaders announce it at their next joint press conference when President Yoon is in DC.”

크로닌 석좌는 “이번 유출 사태를 계기로 양국 정부가 정보공유와 정보협력에 대한 새로운 합의에 도달해야 할 것”이라며 “어렵지 않게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양국의 고위 정치 지도자들과 정보기관들은 어떤 부분이 수용 가능한 지 의견 일치를 봐야 한다”며 미한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합의를 발표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습니다.

“새로운 내용 유출 없어”

한편 앤드류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심각한 외교적 단절’도 없을 것이고 미한 정상회담도 심각한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국이 동맹과 적국 모두에서 정보를 수집한다는 것은 잘 알려졌으며 이번에 유출된 내용도 새로울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녹취: 여 석좌] “There’s already been assumptions or assertions that weapons could be somehow implicated in Ukraine Russia war. Now of course, I think the biggest issue is that if these are sold to the U.S. to replace U.S. stockpiles in the U.S. then turns it around and sells them to the Ukrainians that could be a breach in deal but there’s no evidence that that was actually done.”

여 석좌는 “이미 한국이 미국에 제공하는 무기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어떻게든 연루될 수 있다는 가정과 주장이 나오고 있었다”며 “물론 만약 미국이 그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팔면 (한국과의) 거래를 위반하는 것이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증거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도 한국에서 반대 여론이 나오겠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우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부대표] “The intelligence and national security professionals know how the game is played… all advanced countries collect information to try provide their political leaders with decision dominance.”

맥스웰 부대표는 “정보 전문가들과 국가안보 전문가들은 ‘경기 방식’을 안다”며 “모든 선진국은 정치 지도자에게 결정 우위를 제공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번 사안이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것이고 사과가 이뤄질 것이라고 확신하지만 정보 기관과 국가 안보 전문가들의 업무 관계를 방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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