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최근 관계 정상화 노력이 미한일 안보와 경제 협력을 심화하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내다봤습니다. 미한일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연합 방위태세를 강화하고 대중 수출통제에 함께 나서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사사에 겐이치로 일본국제문제연구소 이사장은 21일 한국과 일본의 최근 관계 개선 움직임을 환영하며 미한일 안보협력 심화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사에 이사장은 이날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일본국제문제연구소가 워싱턴에서 개최한 ‘2023 미일 안보 세미나’에서 한국과 일본이 역사 문제 해법을 발표한 것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사사에 이사장] “I think that was good news, it was a good decision taking place two weeks ago that they are ready to advance that relationship and not simply keeping in mind the legacy of history by moving ahead into the future and try to work out a relationship better, and that will be the basis for the three trilateral security cooperation to be developed.”
사사에 이사장은 한국과 일본이 역사의 유산에만 매달리지 않고 미래로 나아가며 관계를 개선할 준비가 돼 있다는 좋은 결정을 내렸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이는 (미한일) 3국 안보협력이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6자회담 일본측 수석대표와 주미 일본대사를 지낸 사사에 이사장은 북핵 위협을 거론하며 미한일 방위태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사사에 이사장] “Extended deterrence, that’s increasingly important against the background that we are not successful in stopping North Korea’s nuclear and missile ambitions for over two decades and there is no immediate perspective that we would open up the negotiation with North Korea. So they will continue to build up their arsenal and so in doing that I think we need to update our own joint deterrence, including nuclear, and especially in the context of having the South Korean government with us.”
사사에 이사장은 “우리가 지난 20년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야욕을 막지 못했고 북한과의 즉각적인 협상 재개 전망도 없기에 확장억제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계속 무기고를 확대할 것이기에 우리가 핵을 포함한 연합 억제력을 최신화 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한국 정부와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한일, 새로운 수출통제체제 결성해야”
브루킹스 연구소의 미레야 솔리스 동아시아정책 연구센터장은 한일 관계 개선을 토대로 미한일 경제안보 협력을 심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솔리스 센터장] “The Japan South Korea rapprochement is very welcome news and I think what’s important now is to go further. Now that the main dispute seems to be addressed and Japan is going to eliminate some of these curbs or restrictions on the export of advanced chemicals and South Korea withdraw its WTO case this is good. But now it should provide the opportunity for the U.S., Japan, South Korea and like-minded countries to go further and develop a plurilateral export control regime.”
솔리스 센터장은 한일 간 주요 분쟁이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이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를 해제하고 한국은 일본 측 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취하하기로 한 것은 긍정적인 진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진전을 계기로 “미국, 일본, 한국을 비롯해 같은 생각을 가진 나라들이 여기서 더 나아가 다자간 수출통제체제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솔리스 센터장은 미국이 지난 10월 포괄적인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한 것을 언급하며, 미국이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제조기술 접근 차단 조치를 취할 때 동맹과 긴밀한 조율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한일을 포함한 새로운 ‘수출통제체제’에 대한 VOA의 추가 설명 요청에 솔리스 센터장은 이메일 답변에서 “미국과 한국, 일본은 중요한 기술을 보호하는데 있어 비슷한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솔리스 센터장] “The United States and its Asian allies (Korea and Japan) share similar interests in protecting critical technologies and want to be well coordinated to avoid the friction that comes from U.S. extraterritorial measures and to ensure ally buy-in to increase the efficacy and legitimacy of export controls. The Korea-Japan rapprochement opens the door to this conversation: to move from addressing the bilateral row, to re-enlisting one another as preferred partners (White List), and to jointly devising new generation export controls that minimize risks but do not stifle innovation or go too far in restricting cross-border economic activity.”
솔리스 센터장은 이어 “세 나라는 미국의 (수출통제) 역외 조치로 인한 마찰을 피하고,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의 효과와 정당성을 높이기 위한 동맹국들의 참여를 확실히 하기 위해 잘 조율하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일의 화해는 대화의 문을 열었다”며 “양자 갈등을 벗어나 서로를 수출관리 우대국(화이트 리스트) 명단에 다시 올리고, 함께 새로운 수출통제를 공동으로 고안할 수 있게 해 준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이날 토론회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인도태평양의 엄중한 안보 환경에 대응해 미일이 방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하야시 외무상] “We agreed to make further efforts to strengthen deterrence and response capabilities of our alliance based on the new strategies in increasingly severe security environment that we face today. At the two-plus-two we orchestrated a vision of a modernized alliance posture to prevail in a new era of strategic competition.”
하야시 외무상은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엄중한 안보 환경 속에서 새로운 전략을 바탕으로 미일 동맹의 억지력과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1월 열린 미일 ‘2+2 외교 국방장관 회담’에서 “전략적 경쟁의 새로운 시대에 승리하기 위해 동맹 태세 현대화에 대한 비전을 조율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야시 외무상은 미일이 역내 전략에서 긴밀히 연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국제 질서를 변경하려는 외교를 펼치는 것은 미일과 국제사회에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며 인도태평양과 그 너머에 가장 큰 전략적 도전을 제기한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