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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진 입대 전 세계적 관심…분단상황·징병제 조명 


13일 K팝 그룹 BTS 멤버 진이 입대한 부대 주변에 팬들이 모여있다.
13일 K팝 그룹 BTS 멤버 진이 입대한 부대 주변에 팬들이 모여있다.

미국 등 전 세계 주요 매체들이 세계적인 한국의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진의 입대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의 징병제와 남북 분단 상황 등을 자세히 조명했습니다. 진의 입대가 K팝을 ‘악성 암’으로 규정해 관련 처벌을 대폭 강화한 북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됩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공중파 방송인 ‘NBC’, ‘ABC’, ‘CBS’를 비롯해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CNN’, 영국의 ‘BBC’ 등 세계 주요 매체들은 지난 13일 군에 입대한 세계적인 K팝 그룹 BTS의 진에 관한 소식을 비중 있게 전했습니다.

특히 진이 입소한 훈련소와 인근 비무장지대(DMZ)에 관한 사진과 영상을 보여주며 한국의 징병제도, 북한과의 적대 관계 등 분단 상황도 조명했습니다

‘NBC’ 방송은 “BTS 스타 진이 한국에서 군 복무를 시작한다(BTS star Jin begins military service in South Korea)”는 제목을 달면서 “K팝 메가스타가 핵으로 무장한 이웃 북한과의 접경 근처 신병훈련소에 입소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석진’이 본명인 진이 입소한 곳이 경기도 북부 연천군 5사단 신병교육대대로 연천은 북한을 경계하는 최전방 부대가 배치된 곳이라고 설명했습니다.

‘CNN’ 방송 등 여러 매체는 훈련소 앞에 직접 나가 있는 특파원을 생방송으로 연결해 팬들의 응원, 소감과 함께 북한과 대치 중인 한국군의 징병제도를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CNN’은 머리를 짧게 깎은 진의 얼굴을 보여주면서 “병역은 한국에서 신체가 건강한 거의 모든 남성이 28세가 될 때까지 18개월 동안 복무해야 하는 의무”라고 전했습니다.

또 진이 5주간의 기초 훈련 과정을 마친 뒤 자대에 배치된다며 한국의 예비역 병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병영 생활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한국의 K팝 그룹 BTS 멤버 진이 11일 군입대를 앞두고 짧게 머리를 자른 사진을 SNS에 올렸다.
한국의 K팝 그룹 BTS 멤버 진이 11일 군입대를 앞두고 짧게 머리를 자른 사진을 SNS에 올렸다.

‘ABC’ 방송은 “한국이 이스라엘, 타이완과 함께 세계에서 남성을 군에 징집하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라고 소개했습니다.

아울러 BTS 맴버들에 대한 병역 면제 논쟁을 전하면서 “북한은 미사일, 핵실험, 포격으로 끊임없이 위협하지만 한국은 이 나라를 방어할 군인이 부족하다”는 한 국회의원의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7인조 남성 K팝 그룹인 방탄소년단 BTS는 2013년 데뷔 이후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싱글 1위를 차지하는 등 ‘21세기 팝 아이콘’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슈퍼스타 그룹입니다.

BTS의 ‘트위터’ 팔로워 수는 14일 현재 거의 4천 8백만 명에 달하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한 금액만 49억 달러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영국의 ‘BBC’ 방송도 이 세계적인 K팝 메가밴드의 최고령 멤버인 진이 군 복무를 시작했다고 전하면서 “한국은 여전히 적대적인 이웃인 북한과 기술적으로 전쟁 중이기 때문에 모든 건강한 남자는 군대에 가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신병 훈련소를 수료하면 진은 북한 접경 인근 최전방 부대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며 “남북한은 비무장지대로 알려진 국경선을 따라 4km의 너비로 분리돼 있으며 양측 모두 철조망으로 울타리를 치고 중무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BTS, 김정은과 맞붙다(BTS takes on Kim Jong Un)”란 제목으로 북한군과 대치해 18개월간 군 복무를 해야 하는 진의 군 생활을 전망했습니다.

이 매체는 BTS 멤버의 군 생활이 북한에 미칠 영향보다 “군 복무가 스타덤보다 조금 더 지루할 수 있다”며 예비역 병사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자세히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비무장지대(DMZ)에서 남북한이 싸우는 일은 극히 드물고, 자살이 한국군 사망 원인 1위란 점, 최전방에서 많은 눈을 치어야 하는 등 ‘강요된 지루함’이 있는 반면 동료애와 의무감 등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렇게 진을 필두로 BTS 멤버들이 군에 속속 입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남북 분단과 북한 내부도 더욱 조명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앞서 한류를 경계하면서 K팝을 청소년과 젊은이들을 부패시키는 “악성 암”이라고 말하며 대대적인 단속을 지시했었습니다.

이후 북한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청년교양보장법을 잇달아 채택하며 한류를 접하는 젊은이들에 대한 처벌과 단속을 대대적으로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에도 “청소년들을 백두의 혁명정신, 백두의 칼바람 정신으로 튼튼히 무장시켜야 한다”며 “청소년들 속에 썩어빠진 부르주아 사상문화를 침투시키려는 적들의 책동을 혁명적인 사상문화로 압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남북한의 현격한 군 복무기간 격차도 새삼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 육군의 군 복무 기간은 18개월로, 10년으로 알려진 북한의 6분의 1 정도에 불과합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최근 갱신한’ 월드 팩트북’에서 북한 남성의 군 복무기간이 지난해 7~8년으로 단축됐다는 일부 정보가 있다고 밝혔지만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마르주키 다루스만 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재임 중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젊은이들이 인생에서 가장 생산적인 시기에 군에서 장기간 복무하는 것은 세계인권선언이 보장하는 국민의 행복권과 선택권을 정부가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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