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의 인구는 3백 10만여 명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서울 인구와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이라고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밝혔습니다. 남북한 기대 수명은 12살 정도 격차를 보였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중앙정보국 CIA는 최근 갱신한 ‘월드 팩트북’에서 올해 기준으로 평양의 인구를 3백 13만 3천 명으로 추산했습니다.
이는 CIA가 2년 전 추산했던 308만 4천 명에서 5만 명 정도 증가한 것입니다.
CIA는 서울의 올해 기준 인구를 9백 97만 6천 명이라고 밝혀 평양과 3.2배 정도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IA에 따르면 남북한은 인구뿐 아니라 기대수명과 경제 등 많은 분야에서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기대수명 즉 0세의 출생자가 앞으로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년수에서 북한은 올해 기준으로 남성 67.8세, 여성 75.8세, 평균 71.7세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8년 전인 2014년에 추산했던 평균 69.8세보다 2살 정도 증가한 것으로 북한도 점진적인 인구 노령화와 저출산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의 출산율은 인구 1천 명당 14.21명으로 2년 전 기록한 14.5명에서 더 감소한 반면 65세 이상 노령 인구는 남성 87만 명, 여성 164만 명 등으로 전체 인구(2천 595만 명)의 9.75%를 기록해 2년 전보다 0.1%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고령화·저출산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과는 큰 격차를 보였습니다.
CIA는 한국 남성의 기대 수명은 올해 기준 79.8세, 여성은 86.24세로 평균 82.97세를 기록했다고 밝혀 한국인이 71.7세인 북한인들보다 평균 11년 이상을 더 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통계청이 올해 발표한 지난해 기준 기대수명 83.6세와 비교하면 북한과의 격차는 12살로 더 벌어집니다.
CIA는 한국의 65세 이상 노령 인구는 2020년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16.74%에 달하는 반면 출산율은 인구 1천 명당 6.9명에 불과해 세계 최저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행정안전부는 앞서 지난 8월 기준 65세 이상 인구가 914만으로 전체 인구의 17.5%, 2년 뒤에는 1천만 명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었습니다.
이런 추세는 총인구를 연령순으로 나열할 때 정중앙에 있는 사람의 해당 연령을 가리키는 중위연령(median age)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CIA는 2020년 기준 북한의 중위연령은 평균 34.6세인 반면 한국은 평균 43.2세라고 밝혀 8.6세의 격차를 보였습니다.
북한의 도시화도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CIA는 지난 2020년 62.4%를 기록했던 북한의 도시화율이 올해 62.9%로 0.5%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81.4%에 달하는 한국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북한도 도시 지역의 인구 집중화가 계속 진행 중임을 보여줍니다.
앞서 한국의 KDB미래전략연구소도 지난 5월 보고서에서 북한의 도시화가 동서 연안을 중심으로 계속 증가해 62.4%에 달한다며, 유엔은 이런 추세를 적용해 2050년에 북한의 도시화율이 74.2%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CIA는 북한의 올해 식량 상황에 관해서는 주민들의 식량 안보 취약성이 가중됐다는 지난 5월 갱신 내용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그러면서 식량 부족 규모가 전체 주민의 2~3개월 치 식량에 해당하는 86만t으로 추정된다는 기존 평가를 다시 올렸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국내총생산(GDP)은 2015년 구매력(PPP) 평가 기준 400억 달러로 추산해 2020년 기준 2조 1천 878억 달러를 기록한 한국의 54분의 1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CIA는 또 전력 이용과 발전량과 관련해 한국은 인구 100%가 전기를 24시간 사용하는 반면 북한은 2019년 기준 인구의 26%만이 전기를 제대로 공급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보다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나라는 세계 최빈곤 지역인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국가 등 15개 나라 안팎에 불과합니다.
한국 통계청은 홈페이지에서 북한의 전력 생산량은 2020년 기준 240억 kWh로 5천 139억 kWh인 한국의 21분의 1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역대 한국 정부들은 북한에 발전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지원을 제의했지만 북한 당국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메릴랜드대 교수는 앞서 VOA에 북한 당국은 항상 전력에 관해 얘기하지만, 북한 내 전력 시스템은 지난 30여년 간 거의 투자가 없어 형편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VOA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