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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들, 북한 주민 삶·인권 조명 행사 잇달아 개최


미국 서부의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과 캘리포니아 주립 로스앤젤레스대학(UCLA)이 미국의 대북 민간단체인 링크(LiNK)와 공동으로 북한 인권 행사를 열었다. 사진 = Liberty in North Korea / Twitter.
미국 서부의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과 캘리포니아 주립 로스앤젤레스대학(UCLA)이 미국의 대북 민간단체인 링크(LiNK)와 공동으로 북한 인권 행사를 열었다. 사진 = Liberty in North Korea / Twitter.

미국 대학 캠퍼스에서 북한의 심각한 인권 상황을 조명하는 행사들이 잇달아 열리고 있습니다. 탈북 청년들이 캠퍼스를 직접 방문해 경험을 나누면서 독재자보다 주민들에게 더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서부의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과 캘리포니아 주립 로스앤젤레스대학(UCLA)은 지난주 미국의 대북 민간단체인 링크(LiNK)와 공동으로 북한 인권 행사를 열었습니다.

두 대학 학생들 주최로 USC 대학에서 2일 열린 행사에는 한국의 서울대학교에 재학 중인 노아 씨와 국민대에 재학 중인 한나 씨 등 한국 내 탈북 청년 3명이 참석해 북한의 실상과 자신들의 경험을 증언했습니다.

한나 씨는 행사 후 링크의 트위터를 통해 “대학생들이 이제 북한에 대해 생각할 때 정권이나 핵무기가 아닌 주민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USC 애넌버그 언론정보대학이 운영하는 학생 매체(USC Annenberg Media)에 따르면 탈북 청년들은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못한 채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북한 여성과 아동 등 취약 계층의 삶을 학생들에게 자세히 전했습니다.

한나 씨는 특히 탈북민들이 겪는 어려움뿐 아니라 청소년 시절 북한 당국의 감시를 피해 한국 드라마를 몰래 시청하고 밤에 한국 음악에 맞춰 춤을 췄던 경험도 나눴습니다.

행사를 공동 주최한 두 대학의 ‘링크’ 소속 학생들은 이 매체에 북한 주민들이 언론에서 보는 단순한 로봇 모형과 같은 존재가 아니란 사실을 강조하며 북한을 보는 시각이 넓어지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링크는 지난 한 달 동안 탈북 청년들과 일리노이주립대, 하버드대 등 여러 대학을 방문해 행사를 열었습니다.

박석길 링크 한국지부장은 7일 VOA에 이 단체가 옹호 펠로 프로그램(Advocacy Fellows Progrma)을 통해 북한 변화의 주체로 육성하는 탈북 청년들이 대학을 순회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탈북 청년들이 효과적인 옹호자가 돼 북한 주민들에 대한 국제적 인식과 지지를 높이고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도록 하는 게 이 프로그램의 목표라고 설명했습니다.

박 지부장은 “북한 정권은 심지어 한국과 미국에 사는 탈북민들을 억누르려 하면서 북한 안팎에서 이야기의 중심이 돼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석길 지부장] “The North Korean regime has dominated the narrative both inside and outside of the country, even attempting to suppress North Korean defectors who are living in South Korea and the United States. So when a North Korean person makes the brave decision to share their story with the world, it's one of the most radical and impactful ways to change the narrative and bring the attention back to the people.”

이어 “북한인이 자신의 이야기를 세계와 공유하겠다는 용감한 결정을 할 때, 그것은 이야기를 바꾸고 관심을 주민들에게로 돌리는 가장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라고 강조했습니다.

링크는 홈페이지와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미국인들이 독재자보다 북한 주민들에게 더 관심을 갖도록 캠퍼스 투어 등 다양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카르인권정책센터의 ‘북한 내 기술과 인권’ 담당 리서치 프로젝트 매니저인 백지은 박사는 VOA에 지난달 탈북 청년 4명이 증언한 하버드대 행사에 1백 명 이상이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백지은 박사] “북한 인권을 그저 우리가 공부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배우는 것도 필요하지만 목표는 이것을 배워서 어떻게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개선시킬까? 어떻게 변화시킬까? 이게 목표입니다.”

백 박사는 링크의 펠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탈북 청년 4명이 하버드대 행사에서 삶의 여정과 회복, 포부에 대해 나눴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탈북민 공동체에는 미래의 인권 변호사, 간호사, 학자, 외교관 등 전문인들이 있다며 탈북민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을 졸업한 뒤 인권운동가로 활동 중인 박연미 씨도 올해 미국의 대학 캠퍼스를 순회하며 북한 실상을 알리는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미국 중서부 위스콘신주의 콩코디아 대학은 최근 인터넷 블로그에 지난달 학생들이 개최한 제4회 연례 ‘자유·신앙·경제 서밋’ 동영상을 소개하며 탈북민 박연미 씨가 기조연설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구독자 1백만 명의 유튜브 채널(Voice of North Korea by Yeonmi Park)을 운영하는 박 씨는 연설에서 북한 정권이 모두를 평등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하지만 결국은 성분을 51개로 분류해 다르게 대우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박연미 씨] “Even though the North Korean regime says that they are going to make us all equal, they eventually made divide us into 51differnetnt classes within people….you should not divide people.”

이어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가 사람을 인종과 배경에 따라 갈라 놓으면 안 된다면서도 공산주의에 대해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연미 씨는 7일 VOA에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공산주의나 전체주의 이념에 대해 이론적으로만 배워서 그 위험성을 제대로 모르는 학생들이 적지 않아 경종을 울려주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연미 씨] “미국처럼 자유로운 땅에서 자라서 어려움이나 공산 사상이 어떤지 잘 모르고, 특히나 젊은 층에게 자유의 소중함, 공산주의가 얼마나 악한 세력인지, 또 중국 공산당의 실체도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서 다방면으로 강연을 많이 하고 있어요.”

박 씨는 올해 적어도 10개 대학을 포함해 많은 지역을 방문해 강연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정부와 달리 일반 미국 시민들은 핵·미사일보다 북한 주민의 삶 등 인권에 더 관심을 많이 보여 고무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연미 씨] “미국 주민들은 북한 인권에 대해 훨씬 관심이 있는 것 같아요. 한국이나 미국 정부에서는 핵 등 안보 문제에 관심이 많잖아요. 하지만 일반 사람들은 평범한 주민들의 삶에 대해 더 궁금해하고. 그래서 인권 운동하다 보면 미국에 계신 주민들과 학생분들에게 정말 감사함을 느낍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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