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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서울] 구작을 다시 찾는 사람들, 코로나 이후 영화관 트렌드


[헬로 서울] 구작을 다시 찾는 사람들, 코로나 이후 영화관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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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바이러스 여파로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의 발길이 줄면서 한국 영화관에서는 신작과 함께 지난 명작을 재개봉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서울’, 오늘은 한국 영화관 트렌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신종 바이러스 여파로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의 발길이 줄면서 한국 영화관에서는 신작과 함께 지난 명작을 재개봉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서울’, 오늘은 한국 영화관 트렌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화양연화 영화 현장음]
지난 2000년에 개봉한 왕가위(왕자웨이) 감독의 영화. 화양연화의 한 장면입니다. 영화의 OST만 들어도 영화의 분위기와 주연배우인 양조위, 장만옥의 표정이 떠오르는데요. 이렇듯 시간이 흘러도 우리 기억 속에 남아있는 명작이 한국의 영화관에서 재개봉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NK컨텐츠. 이곳은 외국영화를 수입하는 한국의 영화 배급사인데요. 남기호 대표를 만나 신종 바이러스 이후 한국 영화관의 트렌드에 관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먼저 NK컨텐츠 회사 소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가져온 변화에 관해 들어봅니다.

[녹취: 남기호 대표] “주로 외국 영화를 수입하고 있고 여러 나라의 영화를 한국의 관객에게 선보이는 일을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일단 코로나 이전에는 한국 영화 시장이 부흥기? 그리고 한국 극장 시장도 그렇고 기타 그런 시장들이 잘되고 많은 관객이 관심을 보이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가 생기면서 그때서부터 일단 극장이 굉장히 가기 힘든 곳이 됐고 극장 관객 수가 굉장히 줄어든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하면 극장이 가장 타격을 많이 받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코로나 이후에는.”

현재는 위드 코로나로 단계적 일상 회복이 이뤄지고 있지만 남기호 대표는 코로나 이전 관객 수와 비교했을 때 50% 정도 회복된 수준이라고 말했고요. 재개봉 영화가 코로나 이전에도 상영되긴 했지만 코로나 때 더욱 활발하게 상영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극장의 니즈(needs)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녹취: 남기호 대표] “그 니즈(needs)는 다른 건 아니고 코로나 시기에는 신작이 개봉을 안 했어요. 왜냐면 신작은 제작비라든가 아주 큰 예산의 영화들이기 때문에 코로나 시국에 개봉하면 무조건 100% 손실이기 때문에 다들 개봉일을 미루고 그러다 보니 극장에 영화를 상영할 게 없는 거죠. 그렇다 보니 극장에서도 어떻게 보면 구작에 대한 니즈(needs)가 분명히 생긴 거라고 저는 그렇게 알고 있고요. 많은 구작이 특히 코로나 시국에는 재개봉했다고 보시면 돼요.”

구작이 영화관에서 재개봉하는 일은 그리 새로운 현상이 아닙니다. 한국에서는 2013년도부터 본격적으로 매해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거나 특별한 신작이 없는 달에는 지난 명작을 선보였는데요. 남기호 대표 또한 명작으로 다시금 관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고 합니다.

[녹취: 남기호 대표] “저희는 그 코로나 이전에도 여러 구작을 재개봉 시켰습니다. 예를 들면 대만 영화인 ‘말할 수 없는 비밀’ 그 영화도 재개봉시켜서 나름대로 성과를 얻었고요. 그 이후에는 ‘메멘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메멘토’도 재개봉 시켰고 ‘판의 미로’라는 명작도 재개봉 시켰고 여기 붙어있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도 재개봉했고 굉장히 많은 좋은 영화들을, 구작이죠. 그 영화들을 코로나 이전에도 재개봉하고 있었다고 보시면 되고요. 코로나 이후에는 왕가위(왕자웨이) 영화를 많이 개봉했죠.”

관객 기준에서는 봤던 영화를 다시 볼 만큼 그 영화가 매력적이어야 할 텐데요.

그렇다면 재개봉할 구작을 선정하는 기준은 어떤 걸까요?

[녹취: 남기호 대표] “일단 무조건 저희는 명작 개념, 어떻게 보면 사람들이 다시 보고 또다시 봐도 좋아할 만한 영화를 위주로 선택했다고 보시면 되고요. 그리고 또 하나는 팬층이 되게 두꺼운 구작, 예를 들면 ‘말할 수 없는 비밀’ 같은 경우도 제가 알기로 많이 본 분은 몇십 번을 본 분도 계시고 그리고 그때의 그 배우들의 리즈 시절이나 그런 것들을 다시 보고 싶어 하는, 극장에서 그래서 그런 영화들 위주로 저희가 선택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재개봉한 영화 가운데서도 흥행한 영화가 있다고 합니다. 남기호 대표는 5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았다고 하는데요.

[녹취: 남기호 대표] “가장 흥행한 재개봉 영화로는 저희는 왕가위(왕자웨이) 감독의 ‘화양연화’, 두 번째가 ‘중경삼림’, 세 번째가 ‘말할 수 없는 비밀’ 그 정도의 영화들이 크게 관객적으로 보면 오만명 이상 된 영화들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저희 입장에서는 오만명 이상이 재개봉해서 관객이 극장에 와 주신다면 굉장히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구작의 경우에는 신작에 비해 더 저렴하게 사 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더불어 남기호 대표는 오래된 구작을 재개봉하면서 요즘은 리마스터링하는 것이 영화계의 트렌드라고 말했습니다. 리마스터링은 음질을 향상하거나 녹음 방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다시 마스터링하는 일을 뜻하는데요. 최근에 리마스터링한 영화로는 2009년에 개봉한 영화죠. ‘아바타’를 13년 만에 리마스터링해 새롭게 관객들을 맞았습니다.

[녹취: 남기호 대표] “구작의 경우는 신작에 비해서 저희가 이걸 사서 오는 금액은 조금 더 낮죠. 그 대신 보통 구작들도 대부분 예를 들어 재료죠. 영화를 극장에서 틀 수 있는 재료가 사실 있느냐, 없느냐가 되게 중요해요. 그게 없으면 저희가 그 영화를 재개봉하고 싶어도 할 수 없습니다. 왜냐면 너무 오래된 영화들은 디지털화가 돼 있지 않거든요. 그러면 결국 필름밖에 없다는 얘긴데 필름은 요새 상영하는 데가 없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그런 것들도 되게 중요하게 작용하고 저희가 리마스터링이라고 하는데 한 번 그거를 다시 디지털화하면서 깨끗하게 보정하는 그런 작업을 거친 것들만 저희가 주로 재개봉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다면 한국 시민들은 재개봉하는 영화관 트렌드에 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거리에 나가 한국 시민들의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조은숙 씨와 남석기 씨입니다.

[녹취: 조은숙 씨] “그 영화를 지금은 안방에서 보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보는 것과는 또 다르게 직접 영화관에 함께 모여서 그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볼 때 뭔가 마음이 울렁울렁하고 그 시대의 추억이라고 할까요? 공감하는 관중들과 함께 봤을 때 함께 웃고 울고 하는 즐거움이 또 있는 것 같습니다.”

[녹취: 남석기 씨] “세대 간의 소통과 교류를 통해서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요. 젊은 친구들이 옛 영화를 다시 보고자 하는 건 어쩌면 집안에서 부모님과 이야기하는 소통의 과정에서 뭔가 이렇게 좀 쌓여 있지 않을까, 그래서 같이 가서 보게 되면 부모님과 혹은 전 세대와 그 영화를 주제로 교류하거나 소통할 수 있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서 좋은 현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합니다.”

더불어 조은숙 씨와 남석기 씨는 자신에게도 추억의 영화가 있다며 이 영화들이 재개봉한다면 다시 극장에 가 공감대를 가진 다른 관객들과 명화를 즐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은숙 씨] “보헤미안 랩소디 (보러) 가서 저도 떼창 했었거든요. 근데 너무 신나고 즐겁더라고요. 근데 그때 사실 제가 대학생 아이들도 있는데 함께 가서 다 같이 좋아했어요. 그래서 ‘아, 이게 참 재밌다, 세대를 넘게도 해주고 이해하게 되는 그런 좋은 기회가 되는구나.’ 는 경험도 해봤습니다.”

[녹취: 남석기 씨] “저희 때는 홍콩 영화가 굉장히 히트했던 시절이라 특히 ‘영웅본색’ 같은 거 장국영이 주연했던 그런 영화라고 그러면 영화 값도 물론 그 이후에 치맥값도 제가 다 내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네요.”

또한 다른 한국 시민 윤정은 씨는 지난 명작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세대가 많이 찾는 이유에 대해 레트로의 영향이 크지 않냐고 했는데요.

[녹취: 윤정은 씨] “아마 레트로 감성이 좀 유행한 게 크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어요. 레트로 감성을 주변에서 접할 기회가 없잖아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오히려 더 찾아서 유행 때문에 더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지 않나…”

끝으로 남기호 대표는 앞으로도 영화관에서 지난 명작을 보는 일이 지속되리라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재개봉 영화를 명곡에 비유했는데요. 그 이야기 담아봤습니다.

[녹취: 남기호 대표] “이 구작을 제가 사고 이걸 다시 한국에 유통하고 배급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사실 음악하고 비교했어요. 우리가 음악을 많이 듣잖아요. 근데 음악을, 수많은 최신곡이 쏟아지지만, 저희는 아직도 비틀스의 노래를 듣고 아직도 그 예전의 명곡을 듣거든요. 그게 젊은 세대가 됐건 아무리 젊은 세대들도 지금 이문세 노래도 듣고 다 듣거든요. 결국 영화도 마찬가지 아닌가, 그래서 이 부분은 계속 유지되고 구작에 대한 재개봉은 계속 진행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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