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세계를 생생하게 구현해 낼 수 있는 실감형 콘텐츠의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버추얼 산업이 각광받고 있는데요. 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서울’, 오늘은 한국의 버추얼 스튜디오 현장으로 안내해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회의 현장음]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버추얼 스튜디오 가빈컴퍼니에서 박지훈 이사와 3D 모델러 권윤지 씨가 버추얼 프로덕션 콘텐츠 제작에 관련한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하는 메타버스 시대가 다가오면서 버추얼 프로덕션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는데요. 버추얼 프로덕션이란 컴퓨터 그래픽을 입히는 대신에 배경 영상을 틀어놓고 촬영하는 새로운 기법을 말합니다. 그렇기에 상상의 공간을 구현할 수 있는 버추얼 산업, 버추얼 스튜디오가 각광받고 있는데요. 한국에서 버추얼 스튜디오가 생겨나기 시작한 때는 4~5년 전쯤이라고 합니다. 영화 산업에 주로 쓰이다가 콘텐츠 산업으로 넘어온 건 아주 최근이라고 하는데요. 가빈컴퍼니의 이준희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터지고 난 후 오프라인 행사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게 되면서 버추얼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준희 대표의 이야기입니다.
[녹취: 이준희 대표] “지인이 결혼식을 하는데 하객들이 못 모이잖아요. 그럼 못 오는 분들한테 결혼식 현장에 얼굴을 띄워서 서로 마주 보고 대화도 하고 축하 메시지도 하고 결혼식 장면을 실시간 라이브로 해서 못 오는 분한테 서비스하면 어떨까? 라는 그것부터 시작했었어요. 아주 만족도가 높았고 그걸 보고 많은 기업에서 우리 행사에 접목하면 좋겠다고 해서 이게 대중화된 거죠. 그래서 모든 방송이나 콘서트도 마찬가지고 기업행사도 그렇고 각 세계 각국에 이런 지점에 있는 분들과 실시간 라이브로 해서 만나서 이야기하게 되었고 버추얼 기술력을 통해서 조금 더 현실감 있게 한곳에 없지만 마치 있는 듯한 그런 식으로 연출하게 되었습니다.”
이준희 대표는 코로나19에 따른 모임 금지가 시행될 때만 하더라도 버추얼 프로덕션을 다루는 업체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자신들도 처음 시도하는 프로젝트가 많았기 때문에 시행착오의 과정을 겪었다고 합니다.
[녹취: 이준희 대표] “이 시장이 도입된 지 얼마 안 되다 보니까 다들 기술적인 RND 부분 기술 연구가 필요한데 기술 연구를 하면서 실전에 도입하다 보니까 초창기에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그런 시행착오들이 현재는 저희 기술력으로 보장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략 한 2년 동안 500회 정도 진행했어요. 많은 기업에서 저희를 많이 찾아주면서 그런 부분, 어려웠던 부분들이 많은 경험을 통해 해소되면서 더 큰 만족감을 줄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이준희 대표와 함께 일하고 있는 박지훈 이사는 자신도 영상 쪽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왔지만, 버추얼 프로덕션을 더욱 현실감 있게 구현하기 위해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지훈 이사] “현재는 Unreal Engine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그 안에서 사실 게임 제작하거나 VR 콘텐츠를 제작하는 분들은 굉장히 잘하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그런데 라이브 프로덕션, 카메라 효과 같은 이런 것들은 사실상 작년? 올해부터 Unreal Engine이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많이들 조금 풀리고 있는 시기이다 보니까 할리우드에서 하시는 분들도 매번 공부하고 연구하고 새로운 걸 만들어가는 그런 시장이거든요. 이쪽이 그래서 그쪽 공부 많이 하고 트래커 시스템이라든가 시간이 되면 무대 만드는 것도 가끔 해보고 그러고 있습니다.”
버추얼 스튜디오는 LED 월(wall)을 기반으로 영상 촬영에 필요한 배경을 실시간으로 구현해 내는데요. 박지훈 이사는 실감형 콘텐츠를 제작하며 가장 신경 쓰는 점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녹취: 박지훈 이사] “제일 많이 신경 쓰는 부분은 아무래도 괴리감을 없애는 부분 같아요. 계속 공부하다 보니까 조금 더 현실과 괴리감이 없는, 현실 같은 그런 걸 구현하고 싶은데 사실상 거기에 대해서 또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더라고요. 빛이라든가 물리적인 요소들에 대해서 공부해야 하고 그래야 하는데 이게 말씀드렸다시피 너무 방대해요. 너무 방대해서 조금 더 현실감 있게 그리고 아직은 많은 분이 할 줄 아는 게 아니다 보니까 저 자체로도 빨리 제 지식 안에서 정의가 다 내려졌으면 좋겠어요. 그게 제일 힘들고 그걸 하려고 노력하는 단계인 것 같습니다.”
버추얼 스튜디오가 있기 전에는 기존 크로마키 스크린을 이용했었죠. 크로마키는 색조의 차이를 이용해서 어떠한 피사체를 뽑아내 다른 화면에 끼워 넣는, 화면 합성 기술을 말하는데요. 버추얼 스튜디오와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요?
[녹취: 박지훈 이사] “버추얼이라는 건 말 그대로 가상입니다. 예를 들어, 내 집에 있는 거 이 장면을 촬영하려면 그 집 자체를 저희가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해놓고 그 상태에다가 인물만, 저라든가 가족들이라든가 그런 사람들만 그 안에 심어두는 거죠. 근데 이걸 같이 합성할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 크로마키를 사용한 것도 있고 크로마키는 뉴스나 이런데 보시면 기상캐스터 이런 분들 뒤에 파란색 배경으로 나오지 않습니까? 그 파란색만 빼서 합성하는 방식이었는데요. 영상에 깊이감이 없어요. 거리감이 안 느껴지는 거예요. 그런데 저희가 가상으로 구현하면 거리감까지도 생성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크로마키랑 버추얼이랑은 그런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이준희 대표는 버추얼 스튜디오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비용 절감이라고 말했는데요.
[녹취: 이준희 대표] “실제로 그 정도 규모의 무대를 만들려면 그 정도 규모의 공간이 필요할 거고 그 정도 규모를 커버할 수 있는 대형 전광판, LED 같은 게 필요할 거고 음향 팀도 필요할 거고요. 현수막이라든지 출력물도 필요할 거고 근데 이런 것을 다 그래픽 화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적인 부분에서 절감되고 사전 준비라든지 조금 더 쉽게 가능하죠. 저희 이제 스튜디오 오신다고 하더라도 대략 2평 남짓한 공간을 수천 평으로 얼마든지 확장할 수 있는 부분이고 그러다 보니까 아무래도 기업들에서 많이 찾는 것 같아요.”
버추얼 스튜디오의 가장 핵심은 그 배경, 버추얼 무대라고 할 수 있겠죠. 3D 배경 디자인을 맡은 3D 모델러 권윤지 씨는 제작하며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있을까요?
[녹취: 권윤지 씨] “불쾌한 골짜기 같은 게 좀 드러나지 않으려고, 너무 현실적이면 그거로 인해서 불쾌감이 오거나 혹은 현실과 다르기는 한데 뭔가 이상한 그런 건 느끼는걸 ‘불쾌한 골짜기’라고 하는데 그림자가 있어야 하는데 그림자가 없다거나 혹은 뭔가 이 사람이 테두리가 보이는 것 같다거나 어딘가 투명화 되어 있는 것 같은 그런 것 때문에 아, 이거 너무 이상하다 싶은 느낌은 들지 않게 하려고 하고 있고 사람하고 비율을 맞추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고요. 배경에 들어가 있는 의자나 다양한 소품이나 무대 크기 같은 게 굉장히 많이 좌우되기 때문에 그런 걸 보고 있습니다.”
이제는 영화나 드라마 또 뮤직비디오, 유튜브 콘텐츠에서도 버추얼 스튜디오가 많이 쓰이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한국 시민들은 버추얼 스튜디오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녹취: 최설화 씨] “한편으로 이게 너무 압도하게 되면 감각할 수 있는 방법은 되게 다양한데 그런 시각적인 자극에만 너무 익숙해질까 봐 좀 우려되는 지점도 있는 거 같아요. 여행을 방에서 자꾸 즐기게 되는 상황이 되는 거 아닌가? 실제 세계에 대한 감각이 떨어지진 않을까? 이런 걱정은 되더라고요. 공간의 이동이나 이런 것들이 많이 제약이 있는 분들에게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까 그런 부분에서 개발되는 건 좋을 것 같아요.”
[녹취: 양승주 씨] “예술이 과학과 더불어서 어떤 새로운 감각이나 우리가 일상생활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어떤 감각의 확장들, 거기서부터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는 이런 차원들을 끊임없이 두드려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가능성도 정말 무궁무진하고 실험해보고 예술가들이 도전해서 관객들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좋은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녹취: 김수연 씨] “지금 문득 떠오르는 건 소방 훈련? 가상으로 불이 난 상황을 만들어 줄 수 있겠죠. 평소에 학교에서 책상 밑으로 들어가. 밖으로 나가야 해. 보다 조금 더 디테일 한 무언가를 줄 수 있지 않을까 모든 것은 사실 연습하는 것만큼 준비할 수 있는 게 크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실 실제 세트를 만들게 되면 세트를 제작하는 시간도 오래 걸릴 뿐 아니라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재료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도 빼놓을 수 없죠. 그래서 버추얼 스튜디오는 더욱 지속 가능한 제작 방식으로 환영받고 있는데요. 박지훈 이사는 버추얼 스튜디오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녹취: 박지훈 이사] “앞으로는 이쪽 시장에 있어서 아마 교육기관이라든가 대학교들도 그렇고 많은 분이 관심을 갖고 이쪽에 대한 교육시스템을 많이 만들려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아마 생소하실 수 있지만 나중에는 현재 있는 카메라 감독이나 편집자들처럼 누구나 쉽게 말할 수 있는, 알 수 있는 그런 직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