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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적 저항 ‘탈북어민’ 사진, 북한 처우 예고…한국 당국자들에게 책임 물어야”


한국 통일부는 지난 2019년 11월 판문점에서 탈북어민 2명을 북한으로 송환하던 당시 촬영한 사진을 12일 공개했다. 사진 = 통일부.
한국 통일부는 지난 2019년 11월 판문점에서 탈북어민 2명을 북한으로 송환하던 당시 촬영한 사진을 12일 공개했다. 사진 = 통일부.

미국의 인권전문가들은 한국 통일부가 탈북 어민들의 강제북송 장면이 담긴 사진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탈북 어민들의 모습은 그들이 북한에서 어떤 처우를 받을 지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해당 결정에 책임 있는 한국 당국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그렉 스칼라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1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알려진 한국에서 귀순 의사를 분명히 한 탈북민을 강제 북송하는 모습에 환멸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Honestly, this is on par with what China has done for many years, forcibly repatriated North Korean escapees. This is absolutely appalling and unacceptable. ”

이는 수년 동안 중국이 탈북민을 강제 북송한 것과 다를 바 없는 행동으로, 끔직하고 용납할 수 없다는 겁니다.

또한 북한 어민들이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와 관련해서는 문재인 정부가 한국 헌법 12조에 따라 이들을 한국 국민으로 대우하고 법적 절차를 통한 처벌 시도을 해야 했지만 속전속결로 마무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해당 사건은 발생 엿새 만에 일단락 됐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한국 헌법 제12조 4항은 체포 또는 구금된 자는 변호인 선임 권리를 갖는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이들은 이 같은 기본 권리를 누리지 못했다며, 문 정부가 한국을 정의하는 가치를 근본적으로 공격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12일 국회 요구로 지난 2019년 11월 문재인 정부가 탈북 어민을 북한으로 강제 추방한 당시 현장 사진 10장을 공개했습니다.

사진에는 북한 어민 2명이 서울 중앙합동조사팀 건물에서 안대를 쓰고 포박된 상태로 이동하는 장면과 판문점 자유의 집에 도착해 대기하는 모습, 북측 인계 상황 등이 담겼습니다.

특히 이들 어민들은 인계 당시 군사 분계선에 북한군이 서 있는 것을 보고 고성을 지르며 주저앉아 필사적으로 저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여러 차례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과 관련해 성명을 발표해 온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12일 철저한 책임 규명을 촉구했습니다.

이 단체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VOA에 보낸 성명에서 “사진 속 송환에 저항하는 그들 행동의 필사적인 모습은 두 사람이 북한에 넘겨졌을 때 무엇이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것을 명백히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 성명] “The desperation in their actions to resist being sent back that is in the photos makes it obvious that the two men knew exactly what was waiting for them in the North. Moon Jae-in and his officials knew that too, and yet still they sent them back in what was a disgusting and callous disregard for human rights. “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당국자들 역시 그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들을 돌려보냈다며, “이는 인권에 대한 혐오스럽고 냉담한 무시”라고 지적했습니다.

[휴먼라이트워치 성명] “The Moon Jae-in administration was fundamentally wrong to force those two North Korean fishmermen back to the DPRK, and by doing so violated their rights and probably sentenced them to death. This is an outrageous and inexcusable human rights violation that should be utterly condemned, and the ROK officials responsible for this decision should be held accountable. “

이어 “문재인 정부가 이 두 명의 북한 어민을 북한에 돌려보낸 것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거듭 지적하고 “문재인 정부는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의 권리를 침해했고, 아마도 그들에게 사형을 선고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은 전적으로 비난 받아야 할 터무니없고 용서할 수 없는 인권 침해”라며 “이런 결정에 책임 있는 한국 당국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성명은 “문재인 정부는 분명히 북한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을 기쁘게 하기 위해 너무 필사적이어서 그들의 원칙을 무시하는 수치심을 보였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북한 어민 강제 북송 사건은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다룰 만큼 미국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지난달 24일 미국 연방하원 내 초당적 코커스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가 ‘한국 난민정책과 윤석열 정부’를 주제로 연 화상 청문회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탈북 어민 강제북송에 대한 비판이 나왔습니다.

당시 청문회를 주관한 공화당 소속의 크리스 스미스 위원장은 그들이 북한에 넘겨졌을 때 잔인하게 다뤄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인권에 대한 모든 것에 반하는 해당 사건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진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 북한자유연합의 수전 숄티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의 관계를 위해 관련 사건을 조작하려는 정황이 속속 들어나고 있다며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숄티 대표] “So they tried to cover up the evil action that they took by making the fishermen sound like they were the bad guys in the story. The ruling administration knew what they were doing. I hope that the people who did this will be held accountable for what they did.”

숄티 대표는 탈북 어민을 악한 행동을 저지른 범죄자로 만들어 자신들의 악행을 덮으려 했으며 당시 한국 여당은 무슨 일을 저지르는지 알고 있었다며, 사건 관련 책임자들이 책임을 지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재인 한국 정부는 국제 난민 협약 서명국으로서의 국제 의무를 저버렸을 뿐 아니라 북한과의 관계에 치중한 나머지 북한 주민도 한국 국민이라는 한국 헌법도 위반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어민 강제 북송 사건이 발생한 2019년 11월은 경색된 북한과의 관계 돌파를 위한 한국 정부의 시도가 있었던 때였습니다.

실제로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같은 달 부산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달라는 의사가 담긴 서한을 보낸 바 있습니다.

또한 강제 북송이 이뤄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당시 문재인 정부가 2032년 서울 평양 하계 올림픽 공동 유치 계획안을 마련한 것으로도 전해졌습니다.

남북 공동 올림픽 유치 도전은 지난 2018년 남북정상회담에서 거론된 바 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남북 관계 개선 일환으로 탈북 어민을 강제 북송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든다며 만약 사실이라면 완전한 실패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So what was the result? There was no result on the Moon administration’s end. North Korea continues with its missile launches, So basically on unconditional surrender is not an option. Unconditional surrender is not an answer of the Korean Peninsula moving forward.”

문재인 정부로서는 얻은 것이 아무것도 없으며 북한은 계속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는 겁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에 대한 무조건 항복은 한반도 문제 진전을 위한 선택 방안이나 해답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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