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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서울] 건축가 김중업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


[헬로 서울] 건축가 김중업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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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서울', 오늘은 김중업의 건축예술 세계를 재해석한 전시 현장으로 안내해드립니다.

한국의 1세대 건축가 김중업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서울’, 오늘은 김중업의 건축예술 세계를 현대예술로 재해석한 전시 현장으로 안내해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박순교 해설사] “김중업 선생님의 가장 그 철학이라고 할까요? 건축은 기능적인 것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세계의 한 장르로 보고 있어요.”

김중업 건축박물관에서 박순교 해설사가 관람객에게 건축가 김중업에 관해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녹취: 박순교 해설사] “그래서 자연이라든지 빛 같은 거 특별한 존재로 느끼게 만드는 그런 건축가라고 보시면 되고…”

건축가 김중업은 1922년 북한 평양에서 태어났는데요. 평양 경림소학교와 평양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한 그는 일제강점기인 1941년 일본에서 요코하마 고등공업학교 건축과를 졸업했습니다.

광복 이후 김중업은 1946년부터 1952년까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에서 조교수로 후학을 양성하고 그해 10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세계 건축의 거장 르 코르뷔지에를 만납니다. 그러면서 그의 인생에도 큰 변환점을 맡게 되는데요. 한국 현대건축의 시작인 김중업의 건축세계를 조망한 전시, ‘김중업, 건축예술로 이어지다’에 관한 소개 학예팀장 정재은 씨에게 들어봅니다.

[녹취: 정재은 학예팀장] “이번 전시에서는 기존 전시 방식과는 다르게 구축되었다는 거를 오시면 아실 텐데요. 저희 김중업 건축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소장품들을 미디어 아트 형식을 활용해서 새로운 콘텐츠로 생산하여 전시하였습니다. 건축가 김중업의 대표 건축물을 3D모형 프로젝션 맵핑 기술과 함께 인터랙티브(interactive) 미디어를 적용한 체험존으로 구성했고요. 이를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해서 건축물의 재질, 색 등을 변화시키면서 자신만의 미래도시를 완성해보는 색다른 체험도 준비했습니다."

정재은 학예팀장은 다양한 영역의 예술가들과 함께 디지털 혁신 기술로 건축을 다뤘고 박물관 건축 전시의 새로운 영역으로 넓히고자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정재은 학예팀장] “이거를 어떻게 전시할까 엄청나게 고민했습니다. 건축 전시가 단순히 모형 놓고 도면 놓고 이러면 사실 어렵잖아요. 또 예술인과 건축, 그리고 이런 IT기술과 접목해서, 또 김중업 선생님이 마침 2022년이 탄생 100주년이시거든요. 바로 어찌 보면 현대건축의 100주년과 같은데 그 기회를 빌미 삼아서 우리가 일상에서 어쩌면 흔히 볼 수 있었고 누구든 한 번쯤은 봤던 그런 건축물들을 좀 더 쉽고, 재밌고, 지금 시대에 맞게 변형해서 보여주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됐습니다.”

전시는 경기도 안양시에 있는 김중업건축박물관 특별전시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크게 네 개 분야로 나뉘어있는데요.

[녹취: 정재은 학예팀장] “첫 번째 1부에서는 김중업 선생님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인 주한 프랑스 대사관을 가지고 ‘주한 프랑스대사관, 미디어를 만나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미디어 파사드랑 3D 모형 프로젝션 맵핑 기술 등으로 해서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보았습니다.”

주한 프랑스대사관은 건축가 김중업의 작품세계를 다지게 된 건물이자 한국 현대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건물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여러 차례의 증개축으로 건축가 본래의 의도에서 많이 벗어나게 되었고 현재는 리모델링을 위해 해체된 상태입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대사관의 모습을 3D 모델링을 통해 제작된 모형 위에 대사관의 사계절뿐만 아니라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습까지 담아냈습니다. 이 모습을 본 관람객, 순천대학교 건축학부 이동희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녹취: 순천대학교 건축학부 이동희 교수] “건축을 우리가 가지고 오질 못하잖아요. 현재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것들을 전체적인 것에서 부분적인 것까지 체계적으로 영상을 통해서 볼 수 있어서 좋았고요. 특히 프랑스대사관의 한옥 지붕을 형상화한 곡선미 이런 것들을 홀로그램으로 만들어놔서 굉장히 인상 깊게 봤고요. 또 하나는 건축 모형의 어떤 파사드의 영상을 통해서 변화를 줌으로써 우리가 일반 모형이라든가 패널에서 보지 못했던 건축의 여러 가지 표정과 질감 이러한 것들을 함께 느낄 수 있게 해준 것은 굉장히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김중업 건축박물관은 한국의 유일한 건축 전문박물관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번 전시는 국내 최초의 건축 실감 콘텐츠 전시가 될 텐데요. 그렇기 때문에 정재은 학예팀장은 더욱 신경 쓴 점이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정재은 학예팀장] “과거에는 우리 한국에 있는 여러 가지 건축물이 획일화되고 어려운 시절에 건축물을 구축해야 했기 때문에 살기 위한 그런 공간의 형태로 구축물이 이해됐는데요. 건축가 김중업을 통해서 건축이 예술과 접목된 하나의 또 다른 아트의 장르로 인식시켜준 첫 번째 건축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에 주안점을 둬서 다양한 예술가들과 과거의 김중업 선생님의 생각과 지금 남겨져 있는 김중업 선생님의 건축물과 이 세 개를 미디어 아트를 통해서 어떻게 표현할까 이런 고민을 하고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됐습니다.”

건축가 김중업은 음악과 건축의 밀접한 관계에 관해 이야기했고, 나아가 음악을 포함한 다른 예술 분야와의 연대를 강조했습니다. 그 부분을 2부 ‘김중업 건축, 현대예술로 이어지다’를 통해 소개했고요. 이어 3부에서는 ‘다큐멘터리 김중업, 건축예술로 나아가다’라는 주제로 건축가 김중업과 관련한 다양한 방송, 영화, 영상자료를 소개했습니다.

[녹취: 다큐멘터리 영상 현장음]

김중업 건축가가 르 코르뷔지에에 관해 프랑스어로 말하는 인터뷰 영상입니다. 프랑스어를 해석해보면 1952년 두 사람은 베네치아에서 만났고, 르 코르뷔지에가 자신의 작업에 관심을 가졌다고 말합니다. 또한 김중업은 르 코르뷔지에의 인격에 매료돼, 1952년부터 4년 동안 그와 함께 작업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전시관 2층에 들어서면 처음으로 보이는 다큐멘터리 영상과 함께 2층은 체험존으로 마련돼 있는데요. 다시 정재은 학예팀장입니다.

[녹취: 정재은 학예팀장] “여기에 이제 김중업 선생님이 설계한 다양한 건축물이 지금 되어있습니다. 이거를 관람객들이 와서 참여하는데 먼저 시작하기를 이렇게 누르면 선생님이 건축작품을 설계한 도면이 나오거든요. 평화의 문을 보면 재료의 재질을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어요. 지붕을 이 색으로 이렇게 색칠할 수 있고 올림픽의 오륜기를 색칠하고 싶다고 하면 빨간색, 초록색 이렇게 오륜기를 (색칠)했잖아요. 그러면 만약에 친구들이 자신의 이름을 표시하고 싶다 그러면 여기에다 이름을 간단하게 적어서 보내면 저 큰 화면에 그려진 게 나오잖아요.”

이 체험존은 4부, '김중업 상상도시 만들기'입니다. 관람객들이 직접 건축의 재질과 색을 선택해보면서 자신의 미래도시를 만들어보는 공간인데요. 이렇게 만들어진 건축물들은 하루 동안 전시장 큰 벽면에 영상으로 보인다고 해요. 관람객 남윤지 씨는 이러한 전시가 흥미롭다고 말합니다.

[녹취: 남윤지 씨] “저기에 있는 태블릿으로 건축물 색칠해서 화면에 보여주는 것도 그렇고 스크린 터치해서 그 건축물에 대한 설명 보는 것도 그렇고 제가 처음 보는 방식이어서 신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사실 이름만 알고 있었는데요. 생각보다 되게 많은 일을 하셨더라고요. 그리고 원래는 시인을 하시려고 했다는 게 신기했어요. 시인에서 건축가로 넘어가기가 힘든데 그 시상을 담는 게 건축이라고 말씀하셔서 그게 생각에 많이 남는 것 같아요.”

전시 매니저를 맡은 박선혜 씨는 건축학도나 건축 일을 하는 사람들도 물론이지만, 평소에 건축을 어렵게 생각했던 관람객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전시이다 보니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관람객들의 소감입니다.

[녹취: 이동희 교수] “우리가 건축은 규모가 큰데 작은 모형을 가지고는 느낄 수 없었던 어떤 공간적 스케일 그리고 또 하나는 건축이라는 것은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그 표정이 변화하는데 그러한 건축과 계절이 어떻게 어우러져서 그 표정이 변하는지에 대해서 영상을 통해서 볼 수 있어서 매우 기뻤습니다.”

[녹취: 강윤지 씨] “저는 원래 건축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영상 식으로 보여주다 보니까 딱딱한 느낌도 없고 어린이들도 쉽게 와서 체험해보면서 좋은 경험을 접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될 것 같아요.”

노래하는 집을 꿈 꾼 건축가 김중업, 강요된 현대화를 싫어했던 그가 건축을 통해 이루고자 한 것은 아름답고 꿈이 담긴 더 나은 삶을 위해 또 하나의 자연이 되는 그런 건축이었습니다. 끝으로 정재은 학예팀장이 전시를 통해 바라는 점입니다.

[녹취: 정재은 학예팀장] “이제는 점점 사라져가는 김중업 건축을 어쩌면 영상 기술로 복원해서 흥미를 극대화하고자 노력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이를 통해서 건축예술과 더욱 나은 세계에 대한 건축가로서의 김중업의 열망을 현재와 미래 시점에서 함께 나눠볼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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