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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내 한국 버스 운행 추가 확인…북한 측 시설 정기 출입하기도


개성공단 북측 출입소를 촬영한 위성사진. 바깥 쪽에 트럭(위쪽 원에서 아래로)과 승합차가 포차된 가운데, 개성공단 안쪽에 한국 측 자산인 현대 에어로시티 버스가 보인다. 자료=Maxar Technologies / Google Earth
개성공단 북측 출입소를 촬영한 위성사진. 바깥 쪽에 트럭(위쪽 원에서 아래로)과 승합차가 포차된 가운데, 개성공단 안쪽에 한국 측 자산인 현대 에어로시티 버스가 보인다. 자료=Maxar Technologies / Google Earth

북한이 개성공단의 한국 측 자산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한국이 제공한 버스가 지속해서 공단을 드나든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개성공단 인근 시설에는 한국 버스가 상주하며 정기적으로 출입하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개성공단의 북측 입구 부근을 촬영한 ‘맥사 테크놀로지’의 지난해 3월 위성사진에는 차량 3대가 보입니다.

승합차로 보이는 하얀색 차량이 입구 바깥쪽에서 개성공단 방향을 향해 대기하고 있고 그 뒤로 중형 트럭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또 입구 바로 옆 건물에는 파란색 버스 1대가 정차돼 있는데, 앞선 2대와 달리 개성공단 안쪽에 정차한 것이 눈에 띕니다.

동일한 지점을 촬영한 다른 날짜의 위성사진에서 이들 차량을 발견할 수 없는 점으로 볼 때, 해당 차량은 장기 주차 상태가 아닌 개성공단을 출입하는 과정에서 위치가 드러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많은 사람을 실어 나를 수 있는 버스가 개성공단 안쪽에서 발견된 점은 더욱 주목됩니다.

이날 발견된 버스는 과거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가 북한 근로자 출퇴근 편의를 위해 제공한 현대자동차의 대형버스 ‘에어로시티’로, 적게는 25명에서 최대 50명(입석 시)까지 실어 나를 수 있습니다.

폐쇄된 개성공단으로 적지 않은 수의 근로자를 실어 나르기 위해 버스를 운용 중이라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9일 개성공단의 한 건물 공터 앞에 파란색 물체(위 사각형)이 포착됐다. 이 물체는 앞선 (시계방향으로) 7일과 4일 해당 장소에 없었지만 3일에는 확인된다. 고화질 위성사진을 통해 해당 물체가 버스 9대(아래 사각형)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자료=Planet Labs
9일 개성공단의 한 건물 공터 앞에 파란색 물체(위 사각형)이 포착됐다. 이 물체는 앞선 (시계방향으로) 7일과 4일 해당 장소에 없었지만 3일에는 확인된다. 고화질 위성사진을 통해 해당 물체가 버스 9대(아래 사각형)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자료=Planet Labs

앞서 VOA는 ‘플래닛 랩스’의 일반 위성사진과 고화질 위성사진을 분석, 비교해 버스 여러 대가 개성공단의 한 건물 앞에 정기적으로 주차한다는 사실을 파악한 바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8월 촬영된 고화질 위성사진에는 버스 9대가 앞부분을 남쪽으로 향한 채 건물의 동쪽 입구 쪽에 바짝 붙어 서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같은 움직임이 최근까지 최소 9개월 넘게 이어지는 것을 저화질 위성사진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버스 9대를 동원해 정기적으로 근로자를 대거 실어 나르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그런데 다른 시점에 다른 곳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통해 이미 개성공단을 출입하는 버스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 비단 해당 건물만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확인된 겁니다.

개성공단 일대에서 버스가 발견된 경우는 더 있습니다.

지난해 8월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는 파란색 에어로시티 버스 1대가 개성공단 입구 바로 앞에서 운행하는 모습이 포착됐으며, 지난해 3월 위성사진에선 같은 색상의 버스 1대가 개성 시내 도로를 달리는 모습이 찍혔습니다.

개성 시내 도로를 달리는 한국 버스. 자료=Maxar Technologies / Google Earth
개성 시내 도로를 달리는 한국 버스. 자료=Maxar Technologies / Google Earth

개성 반대편인 한국 쪽 입구 부근에는 좀 더 흥미로운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입구 바로 옆에는 군부대 혹은 학교로 추정되는 건물과 함께 연병장 혹은 운동장으로 보이는 공터가 마련돼 있는데, 이 장소에 파란색 에어로시티 버스가 정기적으로 드나들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0년 10월부터 지난해 8월 사이 촬영돼 ‘구글어스’에 공개된 12개의 위성사진 중 6개 사진에서 이 버스의 모습이 확인됩니다.

개성공단 한국 쪽 출입구 부근에 위치한 군부대 혹은 학교에 파란색 에어로시티 버스(사각형 안)이 보인다. 자료=Maxar Technologies / Google Earth
개성공단 한국 쪽 출입구 부근에 위치한 군부대 혹은 학교에 파란색 에어로시티 버스(사각형 안)이 보인다. 자료=Maxar Technologies / Google Earth

해당 장소에선 정기적으로 인파로 추정되는 점들이 관측돼 군부대 혹은 개성공단 경비병력이 상주하는 부대일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만약 이곳이 군부대라면 북한 군이 한국 측 자산을 사용하는 상황이 돼 적지 않은 논란이 일 수 있습니다.

과거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는 개성공단이 정상 운영되던 시절 북측 근로자 출퇴근 편의 제공을 위해 버스 290여 대를 제공했습니다. 이들 버스 상당수는 여전히 개성공단 내 버스 차고지에 모여 있지만 약 30대는 현장에 사라져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최근까지 위성사진에 운행 모습이 포착된 버스는 사라진 30대 중 일부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앞서 한국 통일부는 VOA에 이들 버스 소유권이 한국 측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는 각국이 북한에 차량을 판매하거나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한국 측 버스 자산을 무단으로 사용하면서 결과적으로 국제사회의 ‘차량 금수조치’를 위반한 셈이 됐습니다.

개성공단은 남북교류 활성화를 목적으로 지난 2005년 가동을 시작했으며, 이후 120여 개 한국 기업체가 입주해 최대 5만 명에 이르는 북측 근로자를 고용해 운영돼 왔습니다.

그러나 2016년 2월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등을 이유로 공단 가동 중단을 결정했습니다.

이후 북한은 한국 측 자산에 대한 전면 동결을 선언했으며 지난 2020년엔 한국 탈북민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개성공단 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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