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서울 여의도 윤중로에 있는 벚꽃길 보행로는 봄을 맞아 꽃구경에 나선 한국 시민들로 북적거렸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전면, 또는 부분 통제됐던 벚꽃길이 3년 만에 완전히 열린 건데요. 한국의 다양한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 서울’, 오늘은 윤중로 벚꽃길 소식입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녹취: 신기자 씨] “아, 너무 예쁘지."
[녹취: 미국 학생 마거릿] "예쁘다."
[녹취: 신기자 씨:] "잘 왔지, 지금 하늘에서 이렇게 꽃잎이 떨어지잖아. 그걸 우리는 꽃비라고 해. 밑에 보니까 더 예쁘지. 위에 이렇게 꽃이 피어있는 것도 예쁜데 바람에 날리는 모습 보니까 더 예쁘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윤중로 벚꽃길에는 만개한 벚꽃을 보러 온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윤중로가 인원 제한 없이 모두 개방된 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입니다. 2020년에는 전면 통제가 됐고요. 지난해에는 추첨을 통한 예약제로 관람할 수 있었죠. 그래서 벚꽃 명소인 여의도 윤중로가 3년 만에 열렸기 때문에 벚꽃길이 개방된 첫 주말부터 봄 나들이객들로 붐볐습니다.
저는 지난 12일, 평일 낮에 벚꽃길을 찾았습니다. 먼저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2번 출구에서부터 출발했는데요. 출구 앞에 안내를 도와주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최연진 씨입니다.
[녹취: 최연진 씨] “저희는 저희한테 길 여쭤보시는 분들이나 맛집이나 카페, 편의점 같은 거 저희한테 여쭤보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그거 도와드리거나 마스크 관련해서 말씀드리고 여기가 원래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자전거 타시는 분들 자전거 끌고 가실 수 있게 말씀드리고 있어요."
최연진 씨는 벚꽃길이 개방된 지난 9일부터 현장에 나왔습니다. 벚꽃길 안내도 물론이지만 들뜬 분위기 속에서 아직 하루에도 10만 명이 넘는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방역과 질서 유지를 위해 투입됐는데요. 벚꽃길을 찾으러 온 방문객들이 정말 많다면서 확실히 여의도 윤중로가 벚꽃 명소라는 것을 체감한다고 말했습니다. 벚꽃길을 찾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다시 최연진 씨입니다.
[녹취: 최연진 씨] “주말에는 연인들이나 친구들끼리 오는 젊은 분들이 많았는데, 오늘은 또 등산복 차려입으시고 어머님들 아버님들 되게 많이 오셨어요. 국회의사당 윤중로 벚꽃길 가는 길, 가장 많이 물어보세요. 저는 이렇게 직진으로 한 15분 정도 걸으시면 표지판 크게 있다고 말하고 있어요. 주말이랑 어제 월요일까지 너무너무 많이 오셔서, 거의 사람이 밀려서 갈 정도로 정말 많이 오셨고요. 특히 10시, 11시 이때쯤부터 엄청나게 오셔서… 그리고 아침 8시에도 오시더라고요. 진짜 부지런하시다... 솔직히 주말에는 늦게 일어나고 싶잖아요. 그런데 아침 8시부터 꽃단장하고 오시더라고요.”
벚꽃길 개방 소식에 주변 상인들도 웃음이 납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식당에서 일하는 상인은 벚꽃길 개방으로 예상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몰렸다고 말했고요. 재료 소진으로 저녁 장사를 일찍 마무리하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돗자리 대여를 하는 한 상인은 '벚꽃이 떨어질까 무섭다'면서 지금이 바로 절정이라는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녹취: 돗자리 상인] “절정이죠. 돗자리요? 대여해요. 2천원. 파는 게 아니고 물티슈 서비스로 주는 거죠. 아 연인들이 많이 오죠. 연인들, 학생들, 10대, 20대 제일 많이 와요. 돗자리 2천원, 2천원입니다.”
여의나루역 2번 출구에서부터 벚꽃길까지 약 15분 정도 걸어야 합니다. 하지만 윤중로로 이어지는 길에도 역시 벚꽃이 만개했기 때문에 곳곳에는 사진 찍는 사람들, 정답게 걸어가는 사람들로 가득 찬 모습이었고요.
벚꽃길로 들어가기 위해 건너야 하는 8차선 횡단보도가 있는데, 그곳에서 미국 학생 마거릿과 신기자 씨를 만났습니다. 두 사람은 마거릿 씨가 2019년 고려대학교에 다닐 때 홈스테이, 외국인이 일반 가정집에 체류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인연이라고 하더라고요. 예쁜 벚나무가 있으면 마거릿 학생을 앞에 세워 열심히 사진도 찍어주고요. 또 신기자 씨가 한국어 강사이기 때문에 길을 걸으며 새로운 문장도 가르쳐주는 모습이었습니다.
[녹취: 신기자 씨] “네, 안녕하세요. 마거릿이라고 하는 미국 학생이 2019년에 고려대학교 학생으로 왔다가 다시 이번에 들어왔어요. 지금 우리 학생이 미국에서 여의도 여의나루에 있는 오리배 그걸 추천받고 왔대요. 그래서 오리배를 타려고 왔는데 온 김에 제일 먼저 벚꽃 구경을 하고 오리배를 타려고 같이 이렇게 나왔습니다. 꿈에 그리던 여의도 그리고 벚꽃을 보러와서 우리 마거릿과 걸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합니다.”
[녹취: 마거릿 학생] "기분이 좋아요."
[녹취: 신기자 씨] "실제로는 4월 1일에 오고 싶었대요. 그때가 제일 피크니까, 미국에서도 계속 보고 있었던 거예요. 벚꽃이 언제 피크일까... 그런데 비행기 값이 너무 비쌌대요. 그래서 어제 왔거든요. 어젯밤에 왔는데 그래도 오늘 또 꽃비가 날린다고, 제가 꽃비 날린다는 표현도 가르쳐주고 기분이 좋아요."
이야기를 하다 보니 차량이 통제된 벚꽃길이 나왔습니다. 보행로 한가운데에는 울타리를 설치했는데요. 방문객들이 한쪽으로만 통행하도록 하고 또 방역 수칙을 위해 안내요원들도 배치된 모습이었습니다. 벚꽃길에 관한 자세한 얘기, 영등포구 문화체육과 전수린 주무관입니다.
[녹취: 영등포구 문화체육과 전수린 주무관] “지금 저희가 통제하고 있는 길은 여의서로 국회 뒤편 벚꽃 길 구간이고요. 1.7km 구간만 통제하고 나머지는 통제하고 있지 않습니다. 저희가 축제를 위해서 매년 일주일 정도 차량 통행을 막고 행사를 늘 해오던 구간이고요. 다만 올해는 공식적인 축제는 개최되지 않고 코로나로 인해서 제한적으로 벚꽃길만 걸을 수 있도록 개방되는 겁니다. 국회 뒤를 둘러싸서 약간 커브 형태로 길이 되어있어요.”
벚꽃길 내에서 도시락을 먹거나 음료를 마실 수는 없고요. 물이나 비알코올 음료 정도만 가능합니다. 그리고 곳곳에는 의자가 설치되어 있어 방문객들은 걷다가 쉬기도 하고 의자에 앉아 기념사진을 남겼는데요. 그중에서도 만삭인 아내의 사진을 정성스럽게 찍어주는 한 부부가 보이더라고요. 변정현 씨의 이야기입니다.
[녹취: 변정현 씨] “저희 와이프가 이제 만삭인데요. 아기가 나오기 전에, 오늘 밤에 비가 온다 그래서 벚꽃 떨어지기 전에 벚꽃 만끽하러 왔습니다. 벚꽃 많이 나오게 사진 잘 찍었습니다. 너무 기분 좋고요. 벚꽃도 벚꽃대로 기분 좋고, 또 봄비 많이 내려서 지금 산불이 많이 나고 있잖아요. 그래서 산불도 빨리 다 없어지고 다들 같이 행복한 봄날을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아내의 출산 예정일은 5월 중순이라고 합니다. 아내 김지혜 씨는 하얀 드레스를 갖춰 입고 나왔고요. 변정현 씨는 흐뭇한 모습으로 아내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녹취: 김지혜 씨] “배가 더 커지면 움직이기가 힘들잖아요. 며칠 더 지나면 걷기 더 힘들겠다 싶어서... 애 데리고 나와야 하니까요. 애 나오기 전에 나 홀로 벚꽃은 끝이구나 그래서 나 홀로 마지막 벚꽃을 보러왔습니다. 아 이제 곧 아기가 나오니까요. 내년에는 이제 벚꽃길 개방했으니까 아기 유모차 끌고 세식구가 함께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친구들에게 좀 더 예쁘게 찍어달라며 포즈를 취하는 방문객들도 보였는데요.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더라고요.
[녹취: 오명숙 씨] “자, 내가 설게, 그럼.”
[녹취: 유영미 씨] "언니 너무 예뻐요. 찍어요 이제 언니... 근데 너무 웃기 됐어요, 언니."
오명숙 씨는 친구들과 오기 전 이미 벚꽃길을 걸어봤다고 하는데요. 만개한 벚꽃의 아름다움을 함께 느끼고 싶어 친구들에게 연락했다고 합니다.
[녹취: 오명숙 씨] "내가 지난주에 와보고 너무 좋아서 동생들한테 오늘 오자고 얘기한 거예요. 그냥 이렇게 갔다가 올 때는 시민공원으로 이렇게 해봤어요. 주말에, 이렇게 와서 마포대교로 걸어서 갈 거예요."
[녹취: 유영미 씨] “언니가 벚꽃 놀이 가자 그래서 여기 오게 된 거예요. 너무 행복하죠. 오랜만에 이렇게 나와서 웃고, 진짜 몇 년 만인 것 같아요. 저도 이런 거.”
당초 4월 9일부터 17일까지 보행로를 개방하기로 했지만, 서울 영등포구는 봄꽃 길 개방과 교통 통제 일정을 단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예정보다 나흘 앞선 14일에 종료했고요. 봄비와 함께 찾아온 기온 저하로 벚꽃이 많이 떨어져 모든 일정을 단축했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영등포구는 방문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는 데 주력했다고 하는데요. 전수린 주무관은 내년 봄에 꼭 여의도에서 다시 벚꽃축제가 열리길 바랐습니다. 다시 전수린 주무관입니다.
[녹취: 전수린 주무관] “많은 분의 우려와 기대 속에서 3년 만에 벚꽃길을 열게 됐는데 생각보다 방역 수칙을 잘 지켜주시고 저희 안내 잘 따라주셔서 큰 사고 없이... 정말 오랫동안 기다려 오셨다는 게 저도 현장에서 많이 체감되고 내년에는 온전히 축제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
[녹취: 신기자 씨] “아, 너무 예쁘지."
[녹취: 미국 학생 마거릿] "예쁘다."
[녹취: 신기자 씨:] "잘 왔지, 지금 하늘에서 이렇게 꽃잎이 떨어지잖아. 그걸 우리는 꽃비라고 해. 밑에 보니까 더 예쁘지. 위에 이렇게 꽃이 피어있는 것도 예쁜데 바람에 날리는 모습 보니까 더 예쁘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윤중로 벚꽃길에는 만개한 벚꽃을 보러 온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윤중로가 인원 제한 없이 모두 개방된 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입니다. 2020년에는 전면 통제가 됐고요. 지난해에는 추첨을 통한 예약제로 관람할 수 있었죠. 그래서 벚꽃 명소인 여의도 윤중로가 3년 만에 열렸기 때문에 벚꽃길이 개방된 첫 주말부터 봄 나들이객들로 붐볐습니다.
저는 지난 12일, 평일 낮에 벚꽃길을 찾았습니다. 먼저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2번 출구에서부터 출발했는데요. 출구 앞에 안내를 도와주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최연진 씨입니다.
[녹취: 최연진 씨] “저희는 저희한테 길 여쭤보시는 분들이나 맛집이나 카페, 편의점 같은 거 저희한테 여쭤보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그거 도와드리거나 마스크 관련해서 말씀드리고 여기가 원래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자전거 타시는 분들 자전거 끌고 가실 수 있게 말씀드리고 있어요."
최연진 씨는 벚꽃길이 개방된 지난 9일부터 현장에 나왔습니다. 벚꽃길 안내도 물론이지만 들뜬 분위기 속에서 아직 하루에도 10만 명이 넘는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방역과 질서 유지를 위해 투입됐는데요. 벚꽃길을 찾으러 온 방문객들이 정말 많다면서 확실히 여의도 윤중로가 벚꽃 명소라는 것을 체감한다고 말했습니다. 벚꽃길을 찾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다시 최연진 씨입니다.
[녹취: 최연진 씨] “주말에는 연인들이나 친구들끼리 오는 젊은 분들이 많았는데, 오늘은 또 등산복 차려입으시고 어머님들 아버님들 되게 많이 오셨어요. 국회의사당 윤중로 벚꽃길 가는 길, 가장 많이 물어보세요. 저는 이렇게 직진으로 한 15분 정도 걸으시면 표지판 크게 있다고 말하고 있어요. 주말이랑 어제 월요일까지 너무너무 많이 오셔서, 거의 사람이 밀려서 갈 정도로 정말 많이 오셨고요. 특히 10시, 11시 이때쯤부터 엄청나게 오셔서… 그리고 아침 8시에도 오시더라고요. 진짜 부지런하시다... 솔직히 주말에는 늦게 일어나고 싶잖아요. 그런데 아침 8시부터 꽃단장하고 오시더라고요.”
벚꽃길 개방 소식에 주변 상인들도 웃음이 납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식당에서 일하는 상인은 벚꽃길 개방으로 예상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몰렸다고 말했고요. 재료 소진으로 저녁 장사를 일찍 마무리하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돗자리 대여를 하는 한 상인은 '벚꽃이 떨어질까 무섭다'면서 지금이 바로 절정이라는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녹취: 돗자리 상인] “절정이죠. 돗자리요? 대여해요. 2천원. 파는 게 아니고 물티슈 서비스로 주는 거죠. 아 연인들이 많이 오죠. 연인들, 학생들, 10대, 20대 제일 많이 와요. 돗자리 2천원, 2천원입니다.”
여의나루역 2번 출구에서부터 벚꽃길까지 약 15분 정도 걸어야 합니다. 하지만 윤중로로 이어지는 길에도 역시 벚꽃이 만개했기 때문에 곳곳에는 사진 찍는 사람들, 정답게 걸어가는 사람들로 가득 찬 모습이었고요.
벚꽃길로 들어가기 위해 건너야 하는 8차선 횡단보도가 있는데, 그곳에서 미국 학생 마거릿과 신기자 씨를 만났습니다. 두 사람은 마거릿 씨가 2019년 고려대학교에 다닐 때 홈스테이, 외국인이 일반 가정집에 체류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인연이라고 하더라고요. 예쁜 벚나무가 있으면 마거릿 학생을 앞에 세워 열심히 사진도 찍어주고요. 또 신기자 씨가 한국어 강사이기 때문에 길을 걸으며 새로운 문장도 가르쳐주는 모습이었습니다.
[녹취: 신기자 씨] “네, 안녕하세요. 마거릿이라고 하는 미국 학생이 2019년에 고려대학교 학생으로 왔다가 다시 이번에 들어왔어요. 지금 우리 학생이 미국에서 여의도 여의나루에 있는 오리배 그걸 추천받고 왔대요. 그래서 오리배를 타려고 왔는데 온 김에 제일 먼저 벚꽃 구경을 하고 오리배를 타려고 같이 이렇게 나왔습니다. 꿈에 그리던 여의도 그리고 벚꽃을 보러와서 우리 마거릿과 걸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합니다.”
[녹취: 마거릿 학생] "기분이 좋아요."
[녹취: 신기자 씨] "실제로는 4월 1일에 오고 싶었대요. 그때가 제일 피크니까, 미국에서도 계속 보고 있었던 거예요. 벚꽃이 언제 피크일까... 그런데 비행기 값이 너무 비쌌대요. 그래서 어제 왔거든요. 어젯밤에 왔는데 그래도 오늘 또 꽃비가 날린다고, 제가 꽃비 날린다는 표현도 가르쳐주고 기분이 좋아요."
이야기를 하다 보니 차량이 통제된 벚꽃길이 나왔습니다. 보행로 한가운데에는 울타리를 설치했는데요. 방문객들이 한쪽으로만 통행하도록 하고 또 방역 수칙을 위해 안내요원들도 배치된 모습이었습니다. 벚꽃길에 관한 자세한 얘기, 영등포구 문화체육과 전수린 주무관입니다.
[녹취: 영등포구 문화체육과 전수린 주무관] “지금 저희가 통제하고 있는 길은 여의서로 국회 뒤편 벚꽃 길 구간이고요. 1.7km 구간만 통제하고 나머지는 통제하고 있지 않습니다. 저희가 축제를 위해서 매년 일주일 정도 차량 통행을 막고 행사를 늘 해오던 구간이고요. 다만 올해는 공식적인 축제는 개최되지 않고 코로나로 인해서 제한적으로 벚꽃길만 걸을 수 있도록 개방되는 겁니다. 국회 뒤를 둘러싸서 약간 커브 형태로 길이 되어있어요.”
벚꽃길 내에서 도시락을 먹거나 음료를 마실 수는 없고요. 물이나 비알코올 음료 정도만 가능합니다. 그리고 곳곳에는 의자가 설치되어 있어 방문객들은 걷다가 쉬기도 하고 의자에 앉아 기념사진을 남겼는데요. 그중에서도 만삭인 아내의 사진을 정성스럽게 찍어주는 한 부부가 보이더라고요. 변정현 씨의 이야기입니다.
[녹취: 변정현 씨] “저희 와이프가 이제 만삭인데요. 아기가 나오기 전에, 오늘 밤에 비가 온다 그래서 벚꽃 떨어지기 전에 벚꽃 만끽하러 왔습니다. 벚꽃 많이 나오게 사진 잘 찍었습니다. 너무 기분 좋고요. 벚꽃도 벚꽃대로 기분 좋고, 또 봄비 많이 내려서 지금 산불이 많이 나고 있잖아요. 그래서 산불도 빨리 다 없어지고 다들 같이 행복한 봄날을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아내의 출산 예정일은 5월 중순이라고 합니다. 아내 김지혜 씨는 하얀 드레스를 갖춰 입고 나왔고요. 변정현 씨는 흐뭇한 모습으로 아내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녹취: 김지혜 씨] “배가 더 커지면 움직이기가 힘들잖아요. 며칠 더 지나면 걷기 더 힘들겠다 싶어서... 애 데리고 나와야 하니까요. 애 나오기 전에 나 홀로 벚꽃은 끝이구나 그래서 나 홀로 마지막 벚꽃을 보러왔습니다. 아 이제 곧 아기가 나오니까요. 내년에는 이제 벚꽃길 개방했으니까 아기 유모차 끌고 세식구가 함께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친구들에게 좀 더 예쁘게 찍어달라며 포즈를 취하는 방문객들도 보였는데요.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더라고요.
[녹취: 오명숙 씨] “자, 내가 설게, 그럼.”
[녹취: 유영미 씨] "언니 너무 예뻐요. 찍어요 이제 언니... 근데 너무 웃기 됐어요, 언니."
오명숙 씨는 친구들과 오기 전 이미 벚꽃길을 걸어봤다고 하는데요. 만개한 벚꽃의 아름다움을 함께 느끼고 싶어 친구들에게 연락했다고 합니다.
[녹취: 오명숙 씨] "내가 지난주에 와보고 너무 좋아서 동생들한테 오늘 오자고 얘기한 거예요. 그냥 이렇게 갔다가 올 때는 시민공원으로 이렇게 해봤어요. 주말에, 이렇게 와서 마포대교로 걸어서 갈 거예요."
[녹취: 유영미 씨] “언니가 벚꽃 놀이 가자 그래서 여기 오게 된 거예요. 너무 행복하죠. 오랜만에 이렇게 나와서 웃고, 진짜 몇 년 만인 것 같아요. 저도 이런 거.”
당초 4월 9일부터 17일까지 보행로를 개방하기로 했지만, 서울 영등포구는 봄꽃 길 개방과 교통 통제 일정을 단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예정보다 나흘 앞선 14일에 종료했고요. 봄비와 함께 찾아온 기온 저하로 벚꽃이 많이 떨어져 모든 일정을 단축했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영등포구는 방문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는 데 주력했다고 하는데요. 전수린 주무관은 내년 봄에 꼭 여의도에서 다시 벚꽃축제가 열리길 바랐습니다. 다시 전수린 주무관입니다.
[녹취: 전수린 주무관] “많은 분의 우려와 기대 속에서 3년 만에 벚꽃길을 열게 됐는데 생각보다 방역 수칙을 잘 지켜주시고 저희 안내 잘 따라주셔서 큰 사고 없이... 정말 오랫동안 기다려 오셨다는 게 저도 현장에서 많이 체감되고 내년에는 온전히 축제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