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한 미국과 러시아 간 대화가 내년 1월에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미 국무장관이 말했습니다. 에티오피아 정부가 티그라이 반군의 정전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파키스탄이 사거리를 늘린 ‘바부르’ 순항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최근 계속해서 우크라이나 안보에 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데요. 미 국무장관이 이에 관해 언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1일, 국무부 청사에서 지난 1년간 미국의 외교 성과를 총평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블링컨 장관은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 내년 1월,미국과 러시아 간에 양자 대화를 시작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정상 간 대화인가요?
기자) 현재로서는 아닙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 고조되고 있는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은 외교적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언젠가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회담으로 이어질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럴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에도 두 정상이 회담한 적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7일 양국 정상이 화상 회담을 했습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만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동맹국들과 협력해 가장 강력한 경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블링컨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외교와 억지력, 이 두 가지를 병행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내년 초 양자 대화를 하겠다는 건 외교적 노력의 일환인 셈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기자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은 가장 좋은 해법은 외교라는 것을 분명히 해왔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만일, 러시아도 같은 입장이라면 미국은 외교적 노력에 관여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또 다양한 통로를 통한 접근도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다양한 통로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인가요?
기자) 블링컨 장관은 미국과 러시아 간에 현재 가동 중인 ‘전략적 안정성대화’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러시아협의회’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등을 열거했는데요. 이를 통해 이견을 좁히고 진전을 거둘 수 있을지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또, 미국의 우방 ∙ 협력국들과의 공조가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말한 또 하나의 축, 억지력에 군사적 대응도 들어가는 겁니까?
기자) 블링컨 장관은 이날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만일 러시아가 계속 도발 행위를 하거나 공격한다면, 중대한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지상군 투입 같은 군사 개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 해도 개입하지 않는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신 최근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주권 수호와 국토 보전을 위해 재블린 대전차 유도미사일 등 소규모 무기를 지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설을 부인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미국 정보당국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이르면 내년 1월, 17만 명에 달하는 병력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하지만 러시아는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1일, 또다시 긴장 고조의 책임은 서방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의 발언 좀 더 들어보죠.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군 간부 회의에 참석해 “서방 동료들의 공격적인 행보가 계속된다면 우리는 적절한 군사적 대응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하고 있는 것은 우리 문 앞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면서 “우리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며 좌시하지 않을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은 외교적 해법 노력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푸틴 대통령은 이날 “무력 충돌과 유혈은 절대 우리의 선택이 아니다” 라면서 러시아는 문제를 정치적∙ 외교적 수단으로 해결하길 원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건설적이고 의미 있는 회담을 통해 모두 동등하게 안보를 보장받을 수 있는 가시적인 결과가 도출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러시아는 미국과 서방에 자국의 안보를 보장해달라는 방안을 내놨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미국과 나토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허용하고, 미사일 등 핵전력을 배치하면 자국의 안보가 위협을 받을 거라면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불허 등의 내용을 담은 이른바 ‘안보보장안’을 미국 측에 전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에티오피아로 가보겠습니다. 1년 넘게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데, 지금 현지 정세가 어떻습니까?
기자) 에티오피아 정부가 21일,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의 정전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티그라이 반군은 지난 19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정전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유엔은 에티오피아 정부와 티그라이 반군 간에 휴전 협상을 중재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에티오피아는 지난해 11월, 정부군과 반군 간의 내전이 발생해 수천 명이 사망하고 수백만 명의 난민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에티오피아 내전이 장기화하자, 유엔은 즉각적인 교전 중단을 촉구하면서 양측의 휴전 협상을 중재해왔습니다.
진행자) 에티오피아 정부가 반군의 정전 제안을 거부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빌렌 세욤 에티오피아 총리실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반군 측의 의도에 의구심을 제기했습니다. 빌렌 대변인은 또 이전에 에티오피아 정부가 여러 차례 정전을 제안했지만 반군 측이 거절했다는 점도 지적했는데요. 그러면서 모든 정치적 해결은 정의가 중심이 되어야 하며, 반드시 책임이 규명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티그라이 반군 측이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네. 티그라이 반군 지도자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티그라이 군인들에게 전선에서 철수할 것을 명령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유엔에 모든 적대 행위의 즉각적인 중단을 위해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과 검증 가능한 장치를 마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진진행자) 그럼 반군들의 철수는 지금 진행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 티그라이 측 대변인은 20일 철수가 완료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에티오피아 정부는 전략적 후퇴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에티오피아 정부는 왜 티그라이주와 갈등을 빚고 있는 거죠?
기자) 티그라이주는 에티오피아 북부에 있지만, 정치적, 군사적으로 매우 영향력이 큰 곳인데요. 정치 개혁을 주창한 아비 아흐메드 총리가 취임한 후 중앙정부에서 소외되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해왔습니다. 급기야 티그라이주는 지난해 9월 자체 선거를 치렀는데요. 중앙정부는 이를 불법으로 간주했고요. 지난해 11월 이곳에 대한 공격을 단행했습니다.
진행자) 그로부터 지금까지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아비 아흐메드 총리는 특히 지난달, 티그라이 반군이 남하하면서 수도 진격을 위협하자 직접 전선으로 달려갔는데요. 이후 정부군은 속속 반군 장악 거점을 탈환했고요. 아비 총리는 다시 수도 아비스아바바로 복귀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에티오피아의 인도적 위기 상황이 심각하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은 티그라이 지역 약 520만 명, 인근 암하라주 약 370만 명 등 약 940만 명이 긴급 식량 구호 대상이라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현지에서 공습과 약탈이 계속되면서 구호품을 전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파키스탄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파키스탄이 21일, 종전보다 사거리를 2배 이상 늘린 ‘바부르’ 순항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사거리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900km 이상입니다. 종전의 바부르 미사일은 450km 정도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단거리 미사일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부르 미사일은 파키스탄이 자체 개발한 단거리 순항 미사일인데요. 사거리를 늘리면서 핵보유국인 파키스탄의 군사력은 더 증강됐고요. 역시 핵보유국인 이웃 나라 인도와의 갈등도 더 깊어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진행자) 인도도 지금 군사력 확장 움직임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인도는 러시아산 첨단 방공미사일 S-400 첫 포대를 인도 북부 펀자브주에 배치하고 있다고 인도 언론들이 21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펀자브주는 카슈미르주와 함께, 인도와 파키스탄이 갈등을 벌이고 있는 주요 지역이죠?
기자) 맞습니다. 펀자브주는 인도 북부 일대의 광대한 지역인데요. 1947년 인도가 영국에서 독립하면서 파키스탄과 분리됐을 때, 이 지역도 절반으로 나뉘어, 서쪽은 파키스탄이, 동쪽은 인도에 속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인도 쪽 펀자브주와 파키스탄 쪽 펀자브주가 현재 공존하고 있는데요. 종교, 문화적 대립이 끊이지 않습니다.
진행자) 인도가 접경 지역에 S-400 방공 미사일을 배치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인도 정부 관리들은 인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파키스탄과 중국의 공중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S-400은 사거리가 400km에 달해 파키스탄 쪽 펀자브주는 물론, 인도 히마찰프라데시주와 맞대고 있는 중국과의 접경 지역까지 미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인도 펀자브주에 배치한 게 첫 번째 포대라고 했는데, 그럼 향후 더 도입할 계획이 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는 총 5개 포대의S-400 미사일을 도입한다는 방침입니다. 인도와 러시아는 지난 2018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했을 때 54억 달러 규모의 S-400 방공미사일 거래 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정부는 앞서 터키가 S-400 방공미사일을 도입했을 때는 제제를 단행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터키는 미국과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데요. 미국 정부는 터키가 러시아산 방공미사일을 도입하자, 나토의 안보가 위협을 받고 기밀이 러시아로 넘어갈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적대 세력에 대한 통합제재법(CAATSA)’을 근거로 제재를 단행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미국이 인도의 S-400 도입에도 제재를 단행할까요?
기자) 미국 정부는 인도의 S-400 도입에도 계속 반대해왔는데요. 하지만 현재 미국 정치권 일각에서는 인도가 미국의 주요 국방 파트너이자,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국가라는 점을 들어, CAATSA 제재 대상에서 예외로 두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AP'·'Reuters'를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