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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주변국, 평화·안정 촉구...시진핑 "중국은 세계평화 건설자"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국왕이 21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진행된 제76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국왕이 21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진행된 제76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아프가니스탄 이웃 나라들이 유엔 총회에서 지난달에 완료된 미국 철군을 언급하며 역내 평화와 안정을 촉구했습니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 등 세계 주요 정상들도 기후변화와 코로나 대응 방안 등에 관한 의견을 개진했는데요. 유엔 총회 소식 먼저 정리해드리고요. 이어서 이달 초,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인도 방문에 동행한 CIA 요원 1명이 아바나 증후군 증세를 보였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유엔 본부가 있는 뉴욕으로 가봅니다. 유엔 총회에서 아프가니스탄 문제가 주요 토론 의제가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1일, 유엔 총회 고위급 일반 토론 첫날에는 약 30명의 전 세계 정상들이 대면, 또는 화상으로 연설에 나섰는데요. 카타르, 터키, 이란,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주로 아프가니스탄 주변국 대표들이 최근의 아프가니스탄 사태에 관한 자국의 입장과 우려, 기대 등을 내놨습니다.

진행자) 카타르는 아프가니스탄 평화협상을 주도적으로 중재해왔죠?

기자) 맞습니다. 지금은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장악하고 있는 ‘탈레반’과 지난달 15일 수도 카불 함락과 함께 무너진 전 아프간 민간 정부가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만나 평화협상을 벌여왔습니다. 또 미국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탈레반이 지난해 2월 미군 전면 철수를 골자로 한 역사적인 평화협정을 체결했던 곳도 바로 카타르 수도 도하였습니다.

진행자) 카타르는 미국과 탈레반 양측 모두와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날 유엔 총회 연설에는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 왕이 나섰는데요. 탈레반과의 협상 후 아프간에서 철수하기로 한 미국의 결정이 아프간에는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카타르는 앞으로도 계속 양측이 대화를 통해 약속했던 것을 지키도록 조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앞으로도 중재자로서 역할을 강조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카타르 왕은 특히, 아프가니스탄 문제는 이기느냐 지느냐 하는 문제가 아니라면서 탈레반과의 지속적인 대화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오직 대립과 반발만 불러올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터키도 아프간 문제에 깊숙이 개입돼 있죠?

기자) 맞습니다. 터키는 특히 미국의 철수 결정 이후 아프가니스탄의 핵심 관문인 카불 국제공항의 안전과 운영을 책임지겠다고 나선 적도 있는데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이날 유엔 본부를 직접 찾아 아프간 문제와 관련해 의견을 개진했습니다.

진행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아프간의 정치 과정에서, 국제 사회의 도움과 연대는 두말할 것도 없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가능한 한 빨리 아프간에 평화와 안정, 치안이 수립되길 바라며, 아프간 국민들이 안정을 찾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도 유엔 무대에 처음 등장했는데, 라이시 대통령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도 궁금하군요?

기자) 네. 지난 6월 취임한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이날 유엔 본부를 직접 찾지는 않고 화상 연설로 대신했는데요. 미국의 철군과 관련해,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떠난 게 아니라 쫓겨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라이시 대통령은 또 탈레반 지도부에 권고도 했는데요. 모든 종족을 아우르는 포용적인 정부를 수립하지 않으면 아프간의 안보는 회복되지 않을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당사국인 아프가니스탄 대표도 회의장에 있었습니까?

기자) 네. 굴람 이삭자이 유엔 주재 아프간 대사가 이날 참석해 각국 정상들의 연설을 청취했습니다. 이삭자이 대사는 지난 7월, 아슈라프 가니 전 아프간 정부 대통령의 임명을 받고 유엔 주재 아프간 대사직을 수행해왔습니다.

진행자) 아프가니스탄의 현 탈레반 정부는 이삭자이 대사를 인정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탈레반 정부는 지난 20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이삭자이 대사는 더 이상 아프간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을 대사로 임명했으며, 유엔 총회 일반 토론 마지막 날인 27일, 아프간 대표로 참석하길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유엔은 탈레반의 요구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유엔은 탈레반 측 서한과 이삭자이 대사가 지난 15일, 자신이 여전히 아프간의 대표라고 밝힌 서한을 산하 ‘신임장위원회’에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9개국으로 구성돼 있는 신임장위원회는 각국 대표 신임장의 적격 여부를 심사하는 곳입니다.

진행자) 그럼 여기서 통과되면 탈레반 대표가 바로 다음 주 일반 토론에 참석할 수 있는 겁니까?

기자) 이론상 그렇지만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유엔 총회 주변에서는 신임장위원회가 10월 전에 열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전하고 있는데요. 따라서 탈레반 대표가 오는 27일, 마지막 일반 토론에 연설자로 나설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1일 제76차 유엔총회에서 화상 연설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1일 제76차 유엔총회에서 화상 연설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계속해서 유엔 총회 소식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일반 토론 첫날 연설자로 나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1일, 화상 연설을 통해 기후변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등 주요 국제 현안에 대한 중국의 정책과 외교 방향을 홍보했습니다.

진행자) 1년 넘게 전 세계를 괴롭히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문제에 있어 중국은 특히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첫 출현한 것으로 지목되면서 중국은 전 세계의 비판과 질타를 받았습니다. 특히 초기, 사실을 은폐함으로써 사태를 걷잡을 수 없이 키웠다는 지적도 함께 대두됐는데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코로나 문제와 관련해 과학적 조사를 존중해야 하며 어떠한 ‘정치적 조작’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코로나 기원설이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됐다는 뜻인가요?

기자) 시진핑 주석이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간 중국에서는 미국이 정치적 동기에 의해 중국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중국은 또 세계보건기구(WHO) 조사 결과, 중국은 코로나바이러스 기원과 관련이 없다는 게 밝혀졌다고 주장하면서, 일각에서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미국의 연구시설도 조사해야 한다고 반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올해 유엔 총회에서는 기후변화 문제가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는데, 시진핑 주석이 이 문제도 언급했습니까?

기자) 네. 시진핑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은 앞으로 외국에서 새로운 석탄 발전소를 건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개발도상국들의 저탄소 에너지 개발을 더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는데요.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전 세계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고 있는 나라죠?

기자) 맞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2030년을 기점으로 탄소 배출량을 계속 줄여, 2060년에는 탄소배출을 0으로 하는 이른바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는데요. 이는 지난해 중국이 내놓은 목표치기도 합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의 연설 가운데 주목할 만한 내용, 또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네. 시진핑 주석은 중국은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다른 나라를 침략하거나 괴롭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민주주의는 어느 나라의 전유물이 아니며, 최근의 정세로 볼 때, 외부의 군사 개입과 이른바 민주적 변화는 해악을 불러온다는 걸 알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은 언제나 세계 평화의 건설자였으며, 상호 존중과 상생의 협력 관계를 추구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일련의 발언들이 미국을 직접 거론하는 않았지만 미국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관측입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은 관계가 계속 껄끄러운 상태죠?

기자) 맞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이유로 관세 전쟁을 벌이면서 양국 관계가 불편해지기 시작했는데요. 이후 중국의 통신장비업체나 군 관련 간첩 행위 의혹, 코로나바이러스, 남중국해 문제, 타이완과 홍콩, 신장 인권 상황 등 여러 난제가 겹치면서 골이 깊어졌습니다. 이런 불편한 관계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다음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시진핑 주석에 앞서 연설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엔 총회 관례에 따라 브라질에 이어 두 번째로 연단에 섰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바이러스와 기후 문제, 테러 위협 등 국제사회의 도전에 맞서 협력과 단합,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도 중국을 따로 거명하지는 않았는데요. 하지만 약소국을 지배하려는 강대국들의 악의적인 시도에 맞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은 우리의 가치와 힘으로써 치열하게 경쟁하고, 동맹과 우방을 위해 일어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 내용도 잠깐 짚어보죠.

기자) 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연설이 임기 중 마지막으로 유엔 총회에서 한 연설이었는데요.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종전 선언을 제안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과 남북한의 3자, 또는 미국과 남북한, 중국의 4자 간 종전 선언을 제안하면서, 종전 선언으로 한반도는 불가역적인 진전과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국제 현안과 관련한 주요 발언도 볼까요?

기자) 네.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류 보편의 가치에 대한 믿음이라는 유엔 헌장의 기본 정신으로 돌아가 함께 협력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또 한국은 파리기후변화협정을 충실히 이행하고 2050년까지 저탄소 국가 구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최근 미국 관리 가운데 ‘아바나 증후군’ 증세를 보인 사람이 또 나왔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달 초,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인도를 방문했는데요. 이때 동행했던 CIA 요원 1명이 아바나 증후군 증세를 보였다고 미국 CNN과 뉴욕타임스, 영국 가디언 등이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해당 요원은 어떤 상태입니까?

기자) CNN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구체적인 상태는 알려지지 않았고요. 해당 요원의 신상도 공개되지 않았는데요. CIA 대변인은 언론사에 보낸 보도문에서 CIA 규정상 특정 사건이나 요원들의 신상을 함부로 공개하지 않는다면서, 이번 사건에 관해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아바나 증후군’ 종종 뉴스에 나오는 말인데요. 이게 구체적으로 어떤 증상인지 다시 한번 짚어주시죠.

기자) 아바나 증후군은 지난 2016년 쿠바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들이 이상한 소리에 시달리다 원인 불명의 뇌 손상이나 청력 손실을 겪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처음 세상에 알려졌는데요. 피해자들은 공통적으로 심각한 현기증, 메스꺼움, 두통과 목 통증 등을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관리들은 쿠바의 수도 아바나를 따서 이 증상에 ‘아바나 증후군’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진행자) 원인이나 배후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초 미국은 쿠바 정부가 고주파 공격을 한 것으로 보고, 쿠바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을 감축하는 등 대응 조처를 취했는데요. 하지만 쿠바는 이런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러시아를 배후로 지목하는 미국의 전·현직 정보 요원들도 있는데요. 하지만 러시아 역시 배후설을 부인하고 있고요. 아직까지 사건 배후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드러난 게 없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아바나 증후군을 겪은 미국인은 얼마나 될까요?

기자) 지난 2016년부터 최근까지 쿠바, 러시아, 독일, 베트남, 호주 등지에서 미국 외교관들과 그 가족 등 약 200명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번스 CIA 국장이 최근 아바나 증후군의 배후를 밝히기 위해 특별한 인사를 단행했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지난 7월, 번스 국장은 아바나 증후군의 배후를 규명할 책임자로 고위급 CIA 요원 1명을 지명했는데요. 이 요원이 과거, 9.11테러를 감행한 국제 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추적한 경력의 소유자라 눈길을 끌었습니다. 번스 국장은 아바나 증후군이 의도적 행위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고요. 러시아의 소행일 가능성도 열어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도 아바나 증후군과 관련해 언론의 조명을 받은 적이 있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동남아시아 순방길에 올랐는데요. 싱가포르 방문을 마치고 다음 순방국인 베트남으로 향하려다가 갑자기 “이례적인 건강 관련 문제”로 출발이 3시간 정도 지연된 일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이례적인 건강 관련 문제’라는 게 아바나 증후군을 말한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아바나 증후군을 설명할 때 종종, 건강 관련 이례적 사건 등의 표현을 쓰곤 했는데요. 이 때문에, 해리스 부통령이 아바나 증후군을 보인 게 아니냐는 추측과 우려가 쏟아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실제로 해리스 부통령이 아바나 증후군을 겪은 건 아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베트남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들 가운데 아바나 증후군 의심 증상을 호소한 사람들이 나왔는데요. 미국 대사관은 해리스 부통령이 출발하기 전, 이같은 사실을 부통령 측에 보고했고요. 순방팀은 안전 점검 차 출발을 지연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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