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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언론인 대담] "백악관 브리핑 참석자가 모두 여성" 폭스뉴스 앵커, 제시카 스톤


[여성 언론인 대담] "백악관 브리핑 참석자가 모두 여성" 폭스뉴스 앵커, 제시카 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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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자유와 양성평등, 두 가지 영역에서 동시에 노력하는 여성 언론인들을 만나보는 ‘여성 언론인 대담’ 시간입니다. 저는 오종수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번 주 출범 한 달을 맞습니다. 아직 정권 초기 이른바 ‘허니문(Media Honeymoon)’ 기간이어서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일부 보수 매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정국을 거치면서, ‘국민적 통합’이 아쉽다는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대표적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 앵커를 초대해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백악관을 출입하며 트럼프 행정부를 내부에서 취재한 제시카 스톤 기자입니다.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폭스뉴스 앵커, 제시카 스톤
폭스뉴스 앵커, 제시카 스톤

기자) 안녕하세요,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VOA 한국어 방송 청취자들께 자기소개를 해주시죠.

스톤) 네, 제 이름은 제시카 스톤(Jessica Stone)입니다. 워싱턴 D.C.를 근거지로 활동하는 언론인인데요. 이 지역에 산 지는 13년이 넘었지만, 세계 곳곳으로 취재를 다녀서 거주 기간은 그보다 훨씬 짧습니다, 하하…. 정치의 중심지인 워싱턴에서 여러 매체를 거쳤는데요. ‘폭스뉴스’ 산하 텔레비전과 라디오에서 앵커를 맡고 있고요. ‘폭스비즈니스’ 채널에서 경제 전문기자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기자) 워싱턴에서 활동하신 13년을 포함해 언론 경력이 얼마나 됩니까?

스톤) 대학 졸업 후 곧바로 뛰어들었으니까, 음…, 한 20년 됐네요. 뉴욕주에 있는 시러큐스대학교를 졸업한 뒤, 뉴욕 유티카 시의 지역 방송국에서 기자가 됐습니다. 뉴욕은 인종적 다양성이 두드러진 지역이라, 인종 관계를 파고들었어요. 인종 간 문제를 조명하는 특집 보도를 했는데, 이게 좋은 평가를 받아서 ‘뉴욕주 방송인 상’을 탔습니다. 그러고 나서 곧바로 전국 매체에 발탁된 거예요.

기자) 백악관 브리핑을 생중계할 때, 스톤 기자가 질문하는 모습이 텔레비전에 나오는 걸 자주 봤습니다.

스톤) 네. 2019년까지 백악관 출입 기자를 했거든요. (바락) 오바마 행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아우르는 시기였습니다. 백악관 주변에서 벌어지는 굵직한 사건들과 발표 내용 등을 현장에서 시청자들께 전해드렸어요. 그전에는 AP통신에서 일했습니다. 2008년 무렵이었는데, AP에서 온라인 보도와 영상 제작을 확대하던 시점에 앵커를 맡았어요. 당시 대선을 처음으로 온라인 생중계했는데, 제가 진행자 가운데 한 명이었습니다.

기자) 백악관을 출입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은 일은 뭡니까?

스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2017년 11월) 중국 국빈 방문에 수행 기자로 갔던 게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정말 긴장되는 취재였거든요. 왜냐면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외교ㆍ안보ㆍ무역 현안에 관해 반중국 발언들로 가득 채웠잖아요. 취임 후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뒤에도, 강경한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으로 가서 시 주석을 다시 만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사람들이 매우 궁금해하던 시점이었어요. 개인적으로는 베이징에 처음 가보는 기회이기도 했고요.

기자) 당시 두 정상의 만남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나요?

스톤) 수많은 투자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전체적으로 9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였어요. 양국 간 무역 불균형을 해소할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그런 희망을 전 세계로 타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너무나 가슴 벅찼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우리 모두가 잘 알죠. (그때 분위기와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 전개됐습니다. 본격적인 ‘무역 전쟁’이 벌어지고, 경제뿐 아니라 지역 안보 측면에서도 미-중 관계에 긴장이 높아졌잖아요. 지금까지도 그런 긴장은 해소되지 않고 있고요.

기자) 미-중 관계의 긴장이 오래 지속하는 이유가 뭘까요?

스톤) 음…, 우선,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대중국 접근법에 대해 다양한 관점들이 충돌했어요.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부상하기 위해 여러 문제점을 노출했는데, 그걸 집어내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쪽과, 지나친 갈등은 미국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의견들이 맞섰습니다. 결국 전자 쪽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결론 맺은 거예요. 새로 출범한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대중국 강경책’이 옳았다고 판단하잖아요. 그러니까 당분간 이런 상황이 이어질 텐데, 어떻게 진전될지는 함께 지켜봐야겠네요.

폭스뉴스 제시카 스톤 기자(왼쪽)가 백악관 브리핑에 참석했다.
폭스뉴스 제시카 스톤 기자(왼쪽)가 백악관 브리핑에 참석했다.

기자) 이전 행정부의 백악관을 내부에서 취재하셨는데, 이번 주 출범 한 달을 맞는 조 바이든 새 행정부에 대해서는 어떤 기대를 하십니까?

스톤) 대다수 미국인이 기대하는 것과 같습니다. ‘치유’가 있었으면 좋겠고요. ‘미국의 통합’이 복원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뒤집는) 수많은 행정명령에 서명했잖아요. 저는 이게 ‘치유’와 ‘통합’에 오히려 방해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어째서 통합에 방해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스톤) 그 행정명령들이 실질적으로 힘을 발휘하려면, 세부 항목에 입법 조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에요. 의회가 받아주는 작업(buy-in)이 필수적인 겁니다. 그러려면 야당인 공화당에 협조를 구해야 해요. 아무리 민주당이 상ㆍ하원 다수당이라도, 모든 걸 단독 처리할 수 없습니다. 특히 상원에서는 ‘재적 3분의 2’가 가결 요건인 사안이 많습니다. 공화당에서는 주요 행정명령들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어요. 예를 들어, ‘이민 정책을 너무 관대하게 풀어준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민자 포용을 위해 국경 안보를 희생한다는 주장도 있어요. 최저 임금 인상 계획이 고용 시장을 위축시킬 거라는 말도 있습니다. 심지어 부양책에 들어가는 가계 현금 지급 액수를 놓고서도 정파 간 갈등이 고조됐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가 민주당 핵심 지지층의 이해만 내세우지 말고, 공화당 지지 집단까지 아우르는 ‘통합’에 신경 써야 하는 겁니다.

기자) 정당 정치의 기본이 강령을 내세우고, 그걸 지지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책을 구현하는 거잖아요. 그것보다 ‘통합’이 중요하다고 보십니까?

스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이 특별하기 때문입니다. 팬데믹이다 뭐다 해서, 어려움이 겹친 형편이잖아요. 특정 정치인이나 정파를 넘어선, 보다 큰 가치를 추구할 시점이라고 생각해요.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들을 위해, 정파적 입장을 떠나, ‘큰 정치’를 펼칠 때라는 이야기예요. 지금 미국 사회에서 진행 중인 사회ㆍ문화적 (갈등) 논의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성공)보다 더 큰 가치라고 봅니다. 정치가 갈등을 더 키워서, 국민의 어깨를 더 무겁게 하는 일만큼은 없어야 해요. 지금 민주당이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바락 오바마 행정부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했던 것을 저는 기억하거든요. 새롭게 들어선 바이든 행정부가 더 큰 그림을 봐달라고 요구하는 겁니다.

기자) 앞서 백악관 출입 시절을 좋은 기억으로 말씀해주셨는데, 기자 생활하면서 안 좋았던 일도 있었겠죠?

스톤) 취재 현장에서 죽을 뻔한 적이 있었어요. 아프가니스탄에 있을 때, 헬리콥터 공격이 바로 등 뒤에서 벌어졌습니다. 당시 종군기자로 미군 부대와 함께 전장에서 두 달을 지냈거든요. 그 시간이 너무나 길게 느껴졌습니다. 그때 죽음을 너무나 많이 목격했어요. 희생된 미군 장병들의 시신을 바그람 공군기지(Bagram Airfield)에서 미국으로 보낼 때, 그 장면을 보도하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기자) 백악관부터 전쟁터까지, 극적인 현장을 많이 다니셨는데, 여성이라서 겪은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스톤)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아요. 하지만 제 대답은 한결같습니다. ‘아니요’라고 말해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엇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은 버리라’고 어려서부터 교육받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미국에 살고 있잖아요. 마음먹은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의 나라’입니다. 성별, 인종, 나이, 출신 배경에 따른 차별이 없는 나라가 미국이에요. 물론 현실은 조금 다르죠. 이상적(idealistic)으로 양성평등이 구현되지 않고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제가 직접 경험한 언론계에서만큼은 빠르게 사정이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언론계에서 양성 관계가 빠르게 개선된다고 보시는 근거는 뭔가요?

스톤) 며칠 전인가,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을 시작하는 순간, 브리핑 룸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여성이었습니다. 제가 요즘도 브리핑에 종종 참석하는데요. 당시 대변인뿐만 아니라, 기자들까지 전원 여성이었어요. 남성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이렇게 ‘전원 여성’이 됐던 것은, 코로나 방역 때문에 브리핑 룸 동시 입장 인원을 제한한 영향이긴 하지만, 언론사 내부와 정부에서 변화가 있었던 게 근본에 깔려있습니다.

기자) 언론사 내부와 정부의 변화라면, 어떤 걸 말하는 겁니까?

스톤) 우선 각 언론사에서, 백악관 출입 기자를 여성이 맡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매체마다 가장 실력 있고, 좋은 경력을 가진 기자들을 백악관에 보내는데요. 몇 년 전만 해도 대다수가 남성이었어요. 백악관 브리핑 룸에서 여성을 찾으면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많은 여성이 남성들과 겨뤄서 선택받고 있는 거예요. 그리고 정부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 공보라인을 전원 여성으로 임명한 것만 봐도 달라진 세상을 실감합니다. 사키 대변인도 여성이고, 케이트 베딩필드 공보국장도 여성이잖아요. 거기에 부통령 대변인과 부통령실 공보국장 등을 더하면, 백악관 공보팀 고위직 일곱 명이 모두 여성입니다.

기자) 이제 ‘언론 자유’ 이야기를 해보죠. 미국 사회의 언론 자유도를 10점 만점으로 평가한다면, 몇 점이나 주시겠습니까?

스톤) 음…, 7점 정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미국)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많은 언론 자유를 누리고 있습니다. 분명한 사실이죠. 하지만, 지금보다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10점 만점을 주지 못하는 부분, 어떤 점이 아쉽습니까?

스톤) 이런 생각이 일반적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수정헌법 1조가 공격받고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말할 수 있는 내용에 제한이 생기고 있다고 할까요. 그래서, 지금 우리의 언론 자유 현황에 대해 더 의견을 나누고, 더 토론을 벌이고, 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표현의 자유가 공격받고 있다고 보시는 이유는 뭔가요?

스톤) 기술 기업들의 언론 지배가 확대되고 있잖아요.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특정 신문사(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한 게 대표적입니다. 게다가 인터넷 사회연결망이 여론 형성의 주요 경로가 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언론 매체의 역할이 그만큼 줄어드는 거죠. 그런데 기술 기업들은 기존 언론을 대상으로 하는 규범과 통제에서 벗어나 있잖아요. 따라서, 기업들이 자의적으로 여론을 통제할 여지가 커지고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이 문제는 함께 고민해야 해요.

기자) 마무리할 시간입니다. 북한에서 VOA를 듣는 분들을 포함한 세계인들에게, ‘언론 자유’와 ‘양성평등’에 관해 어떤 말을 해주시겠습니까?

스톤) 지구상에 있는 모든 삶이 저마다 가치가 있습니다. 어느 나라에 사는 사람이든, 자유와 평등을 누릴 권리가 있어요. 이념이 좌측이든 우측이든, 신체가 남성이든 여성이든,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받으려면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야 하고, 차별받지 않아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나라마다 제각각이죠. 언론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여성을 ‘이류 시민’ 취급하는 정부가 있어요. 그런 현실과 타협하지 마세요. 떨치고 일어서야 합니다. 당신은 자유와 평등을 누릴 자격이 있으니까요.

언론 자유와 양성평등, 두 가지 영역에서 동시에 노력하는 여성 언론인들을 만나보는 ‘여성 언론인 대담’, 오늘은 폭스뉴스 앵커로 활동하는 제시카 스톤 기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지금까지 오종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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