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미국 아이오와주의 대선 예비선거가 1주일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와 함께 2020년 대통령 선거 국면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게 되는데요. 미국 각 지역의 예비선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방식과 일정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오종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후보 선출도 유권자의 손으로”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정부 수반이나 의회 구성원 등을 유권자들의 자유 투표로 선출합니다. ‘대의 민주주의’ 기본 원칙에 따른 건데요.
주권자인 국민이 투표로 의사 표시를 하고, 그 결과 많은 지지를 얻은 사람이 대표자가 돼서, 정부와 의회에서 일하는 겁니다.
이같은 과정은 선거를 통해 이뤄지는데요. 미국은 선거에 나갈 후보자도 유권자들이 직접 뽑습니다. 이른바 ‘공천’이라는 당내 절차로 후보를 정하는, 여러 다른 나라들의 방식과 다른데요.
‘예비선거’를 열어 각급 선거의 후보자들을 결정하게 됩니다.
특히 4년마다 대통령 선거가 열리는 해에는, 연초부터 주별로 예비선거가 진행되면서, 정치 열기가 높아지는데요.
예비선거는 지역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두 가지 예비선거 방식”
예비선거 방식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코커스(caucus)’가 있고, ‘프라이머리(primary)’가 있는데요. 우선, 코커스는 정당이 개최하는 당원 대회입니다.
따라서 공화당이나 민주당 같은 특정 정당의 지역 본부가 주관하는데요. 참가자들은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행사장에 가서, 후보자 선출에 관한 토론을 벌이고, 투표합니다.
투표 방식도 일반적인 비밀투표가 아니라, 공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코커스에서 나타난 민의는, 일반적인 정치 현실과는 조금 다르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당원대회 참가자들은 아무래도, 평균적인 국민보다 정치에 적극적인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공화당 코커스에서는 보수적인 쪽으로 결과가 쏠리고, 민주당 코커스에서는 진보 성향이 강화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따라서 코커스보다는 프라이머리가 민심을 더 잘 반영한다고 판단하고, 관련 제도를 바꾸는 주가 늘고 있습니다.
“일반 유권자들이 참가하는 프라이머리”
프라이머리는 원칙적으로, 등록 유권자 누구나 참가하는 일반 투표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정당이 아니라, 주 정부 산하 선거관리기구가 진행과 결과를 모두 책임지고 관리합니다. 참가자들은 프라이머리 당일, 투표소에 찾아가서 한 표를 행사하면 모든 절차가 끝나는데요.
프라이머리도 세부 형식이 나뉩니다. 먼저, 등록 정당에 상관없이 참가하는 ‘개방형’이 있는데요. ‘오픈(open) 프라이머리’라고 부릅니다. 반면, 특정 정당에 등록한 사람들만 참가하는 ‘폐쇄형’ 프라이머리도 있습니다.
또 그 중간 단계인 ‘준개방형’ㆍ‘준폐쇄형’도 있습니다.
“2월부터 시작되는 대선 예비선거”
올해는 아이오와주에서 첫 번째 대선 예비선거가 실시됩니다. 다음 달 2일 ‘코커스’ 방식으로 진행되는데요.
공화ㆍ민주 양당이 각각 당원대회를 치르는 겁니다.
공화당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확실시되기 때문에, 민주당 경선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현재 민주당 대선주자 중에 선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이오와 유세,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조 바이든 전 부통령] “That’s why it’s so important to elect someone who’s already ready on day 1….”
“취임 첫날부터 산적한 문제를 처리할 준비된 사람을 뽑는 게 중요하다”면서, 자신의 경륜을 강조했는데요.
아이오와 코커스 승리는 향후 수개월 동안 이어질 대선 여정에 기선을 제압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따라서 민주당 주요 주자들이 모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데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의 아이오와 주민 행사 연설,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It is really important….It’s a chance to talk about how do we build the future.”
이번 예비선거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면서, “우리가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나갈지 이야기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도 아이오와에서 선두권에 들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2월 11일, 뉴햄프셔주에서 ‘프라이머리’를 진행합니다.
해마다 이렇게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초기 예비선거가 진행되기 때문에, 이들 지역의 결과를 보면, 앞으로의 흐름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데요.
이어서 22일, 네바다주에서 민주당이 코커스를 열고, 29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민주당이 프라이머리를 개최합니다.
그리고 ‘슈퍼 화요일(Super Tuesday)’이 펼쳐집니다.
“슈퍼 화요일의 의미”
‘슈퍼 화요일’이란 말은, 여러 곳에서 한꺼번에 같은 날 예비선거를 치르기 때문에 붙은 이름입니다. 올해는 3월 3일인데요. 캘리포니아와 버지니아를 비롯한 14개 주에서 프라이머리를 동시에 진행합니다.
이어서 3월과 4월, 5월에 걸쳐 주별로 프라이머리가 이어지다가, 6월에 대장정을 마무리합니다.
“대의원의 역할”
예비선거에서는 대의원의 개념이 중요합니다. 엄밀히 말해, 예비선거 참가자들이 후보자를 선출하는 게 아니라, 특정 예비후보를 지지할 대의원을 뽑는 것이기 때문인데요.
이들 대의원은 여름에 열리는 각 당 전당대회에서 후보를 확정하는 투표에 참여합니다.
전당대회에서 후보를 공식 선출하면, 공화-민주 양당이 격돌하는 본격적인 대선전으로 이어집니다.
뉴스 속 인물: 봉준호 감독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이 시간 주인공은 영화 ‘기생충’으로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한국인, 봉준호 감독입니다.
봉 감독은 1969년 한국의 대구광역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젊은 시절부터 영화감독을 꿈꿨는데요. 준비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결혼식 영상을 찍는 일부터, 저예산 영화의 조감독까지 다양한 일자리를 전전했는데요.
드디어 25살 때인 1994년, 단편영화 ‘백색인’으로 감독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눈길을 끌진 못했는데요.
10년 가까이 흐른 2003년, ‘살인의 추억’이라는 영화로 한국 내에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연쇄살인 사건 범인을 찾는 형사들의 희로애락을 담은 작품이었는데요. 한국의 경기도 화성 일대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이 바탕이었습니다.
현실감을 잘 살린 동시에, 한국 영화에서 일찍이 볼 수 없었던 스릴러(공포)와 코미디(희극)의 결합을 수준 높이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3년 뒤인 2006년, ‘괴물’이라는 영화로 봉 감독은 다시 호평받았습니다. 미군 폐기물 영향으로 한강에 출현한, 괴생물체에 관한 이야기였는데요.
고도의 컴퓨터 작업으로 괴물의 생생한 공포감을 부각시키면서, 등장인물들의 가족애까지 살려낸 수작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이때부터 한국을 넘어, 국제 영화계가 봉 감독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는데요. 봉 감독은 2013년 영화 ‘설국열차’에 세계 유명 배우를 대거 출연시켰습니다.
봉 감독과 꾸준히 호흡을 맞춰온 한국인 송강호 씨 외에, ‘캡틴 아메리카(Captain America)’로 잘 알려진 미국인 배우 크리스 에반스 씨, 에드 해리스 씨, 그리고 영국인 배우 틸다 스윈턴 씨 등이 이 작품에서 연기했는데요.
주요 등장인물들의 대사도 영어로 진행하면서, 봉 감독은 국제무대로 활동 범위를 넓히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2017년, 봉 감독은 영화 ‘옥자’로 다시 세계의 문을 두드렸는데요. 미국의 스트리밍업체인 ‘넷플릭스(Netflix)’와 손잡고 이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다가, 2019년 작품 ‘기생충’이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습니다. 영화계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건데요.
이어서, 기생충은 ‘오스카 어워즈(Oscar Awards)’와 함께 미국 내 양대 영화 시상식으로 꼽히는 ‘골든 글로브 어워즈(Golden Globe Awards)’에서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습니다.
그 뒤로 오스카에서도 작품상과 감독상, 국제영화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연일 미국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봉 감독의 격식 없는 행동을 담은 사진과 영상이 미국을 비롯한 영어권 인터넷 사회연결망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유수의 영화 시상식에서 손전화를 꺼내 들고, 자신과 함께 일한 배우와 관계자들의 수상 장면을 찍는 모습인데요. 마치 자녀들의 학예회를 보며 자랑스러워하는 아버지 같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감독이 됐지만,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서고 있는 건데요.
봉 감독이 과연 오스카 트로피도 들어 올릴 수 있을지, 세계인들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습니다. 결과는 다음 달 9일 시상식이 열릴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Dolby)’ 극장에서 공개됩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의 예비선거 제도에 대해 알아봤고요. 뉴스 속 인물로, 한국인 영화감독 봉준호 씨를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