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이란 혁명수비대가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오인 격추한 사실을 인정한 후, 이란에서 정부와 군부를 규탄하는 집회가 벌어졌습니다. 지난 주말 치러진 타이완 총선에서 차이잉원 총통이 압도적인 표차로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리비아 내전 당사자들이 휴전을 선언하고 러시아에서 평화 회담을 열었는데요. 관련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이란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2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아자디광장에서 지난주 추락한 우크라이나 여객기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11일에 이어 이틀째 열린 대규모 집회였는데요. 희생자를 추모한다는 목적으로 모였지만 분위기가 점점 가열되면서 곧 반정부 시위로 변모했습니다.
진행자) 시위대가 왜 정부와 군부를 규탄한 겁니까?
기자) 이란군 당국이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격추한 사실을 뒤늦게 시인했기 때문입니다. 시위대는 대부분 대학생 등 젊은이들이었는데요. 시위대는 이란 정부가 거짓말을 했고 국민과 세계를 속이려 했다고 정부에 항의했습니다. 시위대는 “이란 정부는 우리의 적이 미국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 우리의 적은 바로 여기 있다.”라고 외치는가 하면 “무능한 지도자, 지도부는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젊은이들은 또 여객기를 격추한 당사자에게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하면서 사실을 은폐하려 했던 사람들은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시위가 테헤란 한 곳에서만 열린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인터넷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동영상들을 보면 11일과 12일 이틀간 테헤란은 물론, 이란 여러 도시에서 반정부 시위가 열렸는데요. 젊은이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같은 집회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집회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는 상황은 없었습니까?
기자)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된 내용은 없습니다. 하지만 시위 현장에는 경찰이 물대포와 곤봉으로 무장한 채 시위대와 대치하는 등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또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쏘고, 총에 맞은 사람이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는데요. 언론들이 관련 영상을 공개하고 있지만, 테헤란 경찰청장은 시위대에 실탄을 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시위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우려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인터넷 트위터에 이란 지도자들에게 시위자들을 죽이지 말라고 촉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수천 명의 이란 국민이 이란 정권에 의해 죽거나 감옥에 갔다며, 국제 사회와 미국이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고요. 인터넷을 다시 연결하고 기자들이 자유롭게 다니도록 허용하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사건으로 이란 내에서도 이렇게 반정부 시위가 열렸지만, 국제 사회에서도 논란이 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여객기가 추락한 것은 현지 시각으로 지난 8일이었습니다. 승객과 승무원 176명이 탑승한 우크라이나 국적 항공 여객기가 테헤란의 이맘호메이니 국제 공항을 이륙한 직후 추락해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이란은 추락 원인을 사고라고 했죠?
기자) 네, 엔진 결함이 발생해 추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사건이 발생한 지 사흘 만인 11일, 지대공 미사일을 잘못 쏴서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격추했다고 시인했습니다. 이란 군 당국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사일에 격추된 여객기가 민감한 혁명수비대 시설 근처를 비행하고 있었고, 적국 비행기로 오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트위터에 이번 사고에 강한 유감이라면서 이는 용서할 수 없는 실수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앞서 미국과 캐나다, 영국은 이란이 지대공 미사일로 여객기를 격추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사고가 난 여객기가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 기지에 탄도 미사일 공격을 가한 후 몇 시간 후에 격추됐기 때문입니다. 이란은 앞서 지난 3일 미국이 자국 혁명수비대 산하 쿠드스군의 카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살해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미군 기지를 공격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의 이 같은 발표에 국제 사회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공식 사과와 완전한 협력, 그리고 책임자 처벌을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란 다음으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12일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기도회에 참석해 여객기 추락 사고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앞서 미국은 이란이 미군 기지를 공격하자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가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란이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격추한 것으로 또 드러났는데 더 강력한 대응 방안이 나올까요?
기자) 미국은 이란과 전쟁은 원하지 않으며, 이란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2일 미국 ABC 방송 프로그램 ‘디스위크’에 출연해서 미국은 인권을 지지할 것이라며, 이란 국민과 국제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은 이란 정권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도록, 또 테러 지원 활동을 중단하도록 이란 정권에 최대한의 압박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미국의 최대 압박으로 숨이 막힌 이란이 결국 협상 자리에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미국과 이란 간의 협상 가능성이 있는 건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트위터에 오브라이언 보좌관의 말을 인용하면서 본인은 이란이 협상하든 안 하든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은 전적으로 이란에 달렸지만, 핵무기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라크에 있는 미군 기지가 또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미군이 주둔 중인 이라크 알발라드 공군기지에 12일 다연장포 로켓 8발이 떨어졌다고 이라크 국방부가 밝혔습니다. 또한 이번 공격으로 이라크군 병사 4명이 다쳤다고 설명했는데요. 로켓포 공격의 배후가 누구인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 주말 타이완에서 총선이 열렸는데요. 결과가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차이잉원 총통이 압도적인 표차로 재선에 승리했습니다. 11일 열린 총선에서 차이 총통은 57% 이상의 득표율을 얻으며 39% 지지를 얻은 국민당의 한궈위 후보에 크게 앞섰습니다.
진행자) 이번 선거는 투표율도 높았다고요?
기자) 네, 이번 15대 총통 선거는 2016년 선거 때보다 8%P 이상 높은 약 75%의 투표율을 기록했습니다. 이날 총선에서는 차이 총통이 이끄는 민주진보당이 일부 의석을 잃긴 했는데요. 하지만 전체 의석인 113석 중 61석을 차지하면서 국회 과반 유지에 성공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타이완 선거가 국제 사회에 관심을 많이 받았죠?
기자) 네, 이번 선거는 홍콩에서 중국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한편, 중국이 타이완에 일국양제, 즉 한나라 두 체제를 압박하는 가운데 열렸기 때문입니다. 차이 총통은 일국양제를 거부하며 타이완의 독립을 주장하고 있는데요. 반면, 한궈위 후보는 중국과의 친밀한 관계가 타이완의 경제를 살릴 것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한궈위 후보의 이런 주장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차이 총통은 당선 소감을 어떻게 밝혔습니까?
기나) 차이 총통은 당선 기자회견에서 중국에 위협을 멈추라고 촉구했습니다. 차이 총통은 이번 선거는 타이완 국민들이 민주주의와 자유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또 타이완을 얼마나 지키고 싶어하는지를 전 세계에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차이 총통은 그러면서 중국은 타이완이 민주주의 국가고, 국민이 직접 뽑은 정부가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며 무력과 위협을 멈추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여기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타이완 총선과 관련해 타이완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라면서 타이완 정세가 어떻게 변화하든, 전 세계에 단 하나의 중국이 있고 타이완은 중국의 일부라는 기본적 사실에 변함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겅 대변인은 이어 중국은 국제사회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고 중국인들이 타이완 독립 활동을 반대하며, 국가 통일이라는 정의로운 사업을 완수하도록 지지하고 이해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중국은 차이 총통과 대립해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차이 총통이 독립 노선을 걷자 크게 반발하며 타이완에 군사, 외교적으로 압박해 왔는데요. 차이 총통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중국이 타격을 받게 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중국은 미국과 영국, 일본 등이 차이 총통의 재선 성공을 축하한 데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냈는데요. 타이완 선거는 중국 지방의 일로, 이들 국가의 행동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차이 총통의 재선에 어떤 입장을 보였습니까?
기자) 미 국무부는 차이 총통의 재선을 축하하면서 앞으로도 타이완이 민주주의와 번영을 꿈꾸는 나라들에 좋은 예가 돼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차이 총통은 또한 12일 타이완 주재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재타이완협회(AIT)’의 윌리엄 브렌트 크리스텐슨 사무처장을 만나 안보와 경제 측면에서 양국의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한편, 타이완의 선거 결과 소식에 홍콩에서는 또 시위가 벌어졌다고요?
기자) 독립 성향의 차이 총통이 재선에 승리하자 홍콩에서는 직선제 선거 도입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습니다. 12일 홍콩 시민들은 도심에 모여 오는 9월 입법회 선거 때 완전 직선제를 도입할 것을 요구했는데요. 시위대는 홍콩 의회인 입법회를 일부 구성하는 직능별 대표는 친중파 인사가 많은 만큼 홍콩의 민주주의를 막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리비아 내전 당사자들이 평화 회담을 가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리비아통합정부(GNA)와 리비아국민군(LNA) 지도자들이 13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만나 평화안을 논의했습니다. 러시아 외교부는 GNA를 이끄는 파예즈 알사라지 총리와 LNA의 지도자 칼리파 하프타르 사령관이 협상에 참여한다고 앞서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양측은 이미 휴전에 들어간 상황이라고 하던데요?
기자) 네, GNA와 LNA는 12일 휴전에 들어갔습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8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리비아의 분쟁 당사자들이 12일 0시를 기해 전투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는데요. 양측이 러시아와 터키가 제안한 휴전을 받아들인 겁니다.
진행자) 양측이 휴전안에 서명까지 끝낸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따라서 러시아와 터키는 GNA와 LNA 측이 이번에 만나는 자리에서 휴전에 공식 서명할 것을 촉구했는데요. 이날 회담에서 양측은 리비아 정국을 안정화할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리비아가 오랜 세월 분쟁을 겪어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리비아는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봉기 당시 40년 넘게 통치했던 무아마르 가다피 정권을 축출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내전 상황으로 빠져들었는데요. 특히 2014년부터 서부 군벌들을 중심으로 한 리비아통합정부(GNA)와 하프타르 최고사령관이 이끄는 리비아국민군(LNA)이 동부를 장악하며 대립해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에 상황이 더 악화됐죠?
기자) 네, 지난해 4월에 하프타르 사령관이 서부 지역에 있는 수도 트리폴리로 진격하면서 분쟁이 더 격화됐습니다. 유엔(UN)은 지난 9개월간 민간인 280여 명과 군인 2천 명 이상이 숨지고 14만6천 명의 난민이 생겼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는 리비아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유엔과 아랍연맹, 유럽연합(EU)은 GNA를 리비아의 합법 정부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도 공식적으로 GNA 인정하고 있지만, 내전과 관련해서는 양측 모두에 책임이 있다는 입장입니다. 한편,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또 양측의 중재에 나선 러시아는 하프타르 장군이 이끄는 LNA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터키는 어떻습니까?
기자) 터키는 러시아와 반대로 GNA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터키는 최근 리비아에 파병을 결정하기도 했는데요. 터키 의회가 지난 2일 에르도안 대통령이 제출한 리비아 파병 법안을 통과시킨 겁니다. 또 사흘 후 터키군이 리비아로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에르도안 대통령이 밝히면서, 리비아 내전이 외세의 대리전이 될 수 있다는 국제 사회의 우려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진해자) 결국 양측이 휴전을 선언했는데 어떻게 잘 지켜지고 있는지 모르겠군요?
기자) 양측에서 벌써 상대방이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큰 충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분쟁 당사자들이 이렇게 휴전을 하고 회담에 나서는 데 대해 국제 사회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유엔 리비아지원단은 양측에 휴전을 준수하고 평화 회담을 열기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고요. 아랍연맹도 양측에 휴전 약속을 지키고 영구적인 휴전에 대한 신념을 갖고 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한, 리비아 트리폴리 주재 외국 대사관들은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분쟁에 원인이 되는 주요 정치, 경제, 안보 문제들을 해결하게 될 기회를 양측이 놓치지 말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